"친일파로 규정하는 것은 전쟁 영웅들의 명예를 짓밟는 반민족적 행위"

백선엽 예비역 장군(가운데).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대한민국재향군인회는 27일 건강이 악화돼 와병 중인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사후 국립묘지 안장 문제에 대해 “군 원로를 친일파로 몰고 가는 것은 대한민국 국군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향군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백 예비역 대장은 대한민국 정부가 적성을 검증한 창군멤버로, 창군 2년 만에 동족상잔의 6·25를 맞아 김일성의 적화통일 야욕을 분쇄하는데 목숨 걸고 싸워 한반도의 공산화를 막아낸 전쟁영웅”이라며 “최악의 전투로 알려진 낙동강 방어선상의 ‘다부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주역이며 인천상륙작전 성공 후 평양탈환 작전을 성공시킨 국내·외에서 공인하는 전쟁영웅”이라고 설명했다.

향군은 “일제의 강압적 체제 아래서 불가피하게 일본군에 입대해 복무했다는 이유만으로 ‘친일파’ ‘반민족자’라고 규정하는 것은 지나친 평가이며 사실 왜곡”이라며 “해방 후 창군에 참여해 김일성의 불법 남침으로 시작된 6·25 전쟁에서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키고 공산화를 막아낸 전쟁 영웅들의 명예를 짓밟는 반민족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향군은 이어 “이런 분들이 친일파로 매도돼 마음의 고향인 국군묘지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것은 지나친 억지주장”이라며 “국립묘지에 안장된 분들을 파내야 한다는 것은 호국영령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앞세워 친일청산 운운하며 '현충원에서 친일파 무덤을 파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국론분열을 조장하는 현실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부 정치인들의 역사 왜곡과 호국 영령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반역사적 행위가 지속될 경우 1000만명의 향군은 앞장서서 반대 운동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 장군 측에 따르면 국가보훈처의 직원이 지난 13일 백선엽 예비역 대장 측을 찾아 “국립묘지법이 개정되면 백 장군님이 현충원에 안장됐다가 다시 뽑아내야 하는 일이 생길까 걱정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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