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7일 전파경로 조사 중간발표 … "동유럽 발생, 러시아 중국 유행 바이러스와 동일"

[데일리한국 송찬영 환경전문기자]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러시아와 중국, 북한을 거쳐 전파한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국내 ASF 발생 원인과 전파 경로 등을 분석한 역학 조사 중간결과를 7일 공개했다.

이번 역학조사는 지난해 10월 2일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처음으로 ASF가 확인된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585건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결과 국내 ASF 바이러스의 유전형은 2007년 동유럽(조지아)에서 발생해 현재 러시아·중국 등에서 유행하는 ASF 바이러스와 같았다. 현재까지 북한으로 어떻게 유입됐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해 5월 30일 압록강 부근 자강도 우시군의 양돈농장에서 ASF가 발생했다고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공식적으로 보고한 바 있어 북한이 같은 유전형의 ASF를 전파하는 데 중간다리 역할을 했을 것으로 연구진은 판단했다.

국내 초기 ASF 발생지점이 남방한계선 1㎞ 내에 있는 철원, 연천, 파주에 몰려 있다는 점도 이런 추정을 뒷받침 한다. .

연구진은 국내 유입 후에는 멧돼지 간 접촉에 의해 ASF가 전파한 것으로 파악했다. 일부는 수렵 활동이나 사람, 차량 이동 등 인위적인 요인인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까지 ASF는 파주, 연천, 철원, 화천, 양구, 고성, 포천 등 7곳에서만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연천이 230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화천 222건, 파주 96건 순이었다.

이달에도 화천(10건)을 비롯 총 19건이 발생했다.

ASF는 2007년 유럽 조지아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2017년 러시아 중부, 2018년 이후 중국, 몽골, 베트남 등 아시아로 확산했다.

인간에게 감염되진 않지만 돼지가 걸릴 경우 치사율이 거의 100%에 달한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추가적인 역학조사 분석을 통해 ASF의 정확한 유입 경로를 규명해 효과적인 방역 대책이 마련되도록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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