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편법 충당 논란에 첫 공식입장…"시청자와 주주께 죄송"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겸 MBN 회장이12일 검찰로부터 법인이 기소를 받자 사퇴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종합편성채널 설립 과정에서 자본금을 편법으로 충당했다는 의혹을 받는 매일방송(MBN)의 장대환 회장이 '회장 사퇴'를 발표했다.

MBN은 12일 회사 법인이 검찰에 기소되자 입장문을 내고 "오늘 발표된 검찰의 수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장대환(67) 매경미디어그룹 겸 MBN 회장은 이날 그동안의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회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승모)는 자본시장법과 외부감사법 위반 등 혐의로 MBN 법인과 매경미디어그룹 등 임원 3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MBN은 지난 2011년 종합편성채널 출범 당시 3000억원의 최소 자본금 요건을 채우기 위해 유상증자를 하는 과정에서 회사자금 549억9400만원으로 자사주를 사들이고도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이날 MBN 회사법인과 이 회사 이유상 부회장, 류호길 대표를 자본시장법·주식회사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장 회장의 아들인 장승준(38) 대표를 각각 기소했다.

검찰은 MBN이 설립 이듬해인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재무제표에 주식 취득 내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고의 분식회계’를 이어왔다고 보고 있다. 자사주 취득에 쓰인 유상증자 대금을 정기예금인것처럼 허위 기재했다는 것이다.

MBN은 공식 자료를 통해 "검찰 수사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향후 진행될 재판과정에서 진정성 있게 소명할 것이며, 뼈를 깎는 노력으로 경영혁신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MBN은 이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는 자본구조는 이른 시일 내에 건강하게 개선할 것이며, 보다 현대적인 회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투명 경영을 확고히 정착시키도록 하겠다"면서 "무엇보다 MBN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시청자와 주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