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아직 부족하다" 질책…"남탓보다 내주변
미세먼지 농도 줄이는 노력 선행해야" 지적

국가기후환경회의는 11일 오후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미세먼와 국민건강 콘퍼런스’(국민이 묻고 전문가가 답하다’를 개최했다. 사진은 반기문 위원장이 개회사를 하는 모습.
[데일리한국 송찬영 환경전문기자] 겨울철 시작인 12월부터 봄 시작인 3월까지는 가히 미세먼지의 계절이라 할만하다. 황사를 비롯해 고농도 미세먼지발생은 이 시기에 집중해 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성사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당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올 봄 출범한 대통령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맡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국민적 관심사 중 하나인 미세먼지해결에 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11일 오후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미세먼와 국민건강 콘퍼런스’(국민이 묻고 전문가가 답하다)를 개최했다.

지난 9월 30일 석탄화력발전소 운행 중단과 차량 2부제 등의 집중적인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발표한 제1차 국민 정책제안에 이어 두번째 자리이다.

이날 콘퍼런스는 미세먼지 위해로 부터 국민건강을 직접적으로 막기 위한 내용을 발표하고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콘퍼런스는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한 ‘국민행동 권고안’ 발표와 토론, ‘미세먼지 건강영향과 관리, 현황과 과제’주제 발표와 토론순으로 진행됐다. .

결론적으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이날 지금까지 연구 발표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국민들에게 ‘국민행동 권고안’을 제시했지만, 토론자들로부터는 ‘아직 부족하다’는 질타를 받았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발표한 ‘국민행동권고안’ 중 중요 내용을 살펴보면,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도 하루 10분 3번 이상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야 한다. 미세먼지가 나쁜날은 일반적으로 실내는 조리나 청소시간을 제외하고는 실외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낮다. 따라서 미세먼지주의보 이상일 경우 실내가 실외보다 안전하다.

학교의 경우 미세먼지 고농도시, 창문을 닫고 공기정화장치를 가동하는 것이 좋다. 이 경우 이산화탄소 등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수업 중 최소 1회 10분정도 환기가 필수적이다.

건강한 일반국민들은 PM2.5 75㎍/㎥까지는 평상시와 같이 일상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일반인의 경우 PM2.5 50㎍/㎥ 초과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50~75㎍/㎥ 구간은 마스크 착용하고 가벼운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인이나 임산부 기저질환자 등 취약계층의 경우 PM2.5 35㎍/㎥ 정도까지 평상시와 같은 활동을 하고 이를 초과하는 경우 과도한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칭찬보다는 꼬집는 지적과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김민수 미세먼지해결 시민본부 공동대표는 “WHO는 (마스크에 대해)아직까지 확실한 의학적인 효과에 대한 증거가 미흡하다고 한다”고 전하고, “마스크로는 가스상 물질은 걸러지지 않는데, 미세먼지 수치만 참고해 마스크를 쓰고 실외활동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환기를 두려워해서 창문은 늘 닫혀 있고 사람들이 실외로 나오지 않음으로 인해 몸을 움직이는 양이 줄어들고, 점점 병약해지고 있다”며 “평소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력과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미세먼지로 인한 악영향을 줄일 수 있으므로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은영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 대표는 “국민행동권고가 해외기준이나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국민들에게 제시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기존과 달라진 마스크 착용 및 실외활동의 미세먼지 농도기준 등으로 인해 이러한 기준을 신뢰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실내공기질 관리에 있어 환기와 공기청정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장기적으로 환기를 고려한 주택구조 개선과 단기적으로 공기청정기 필터관리 점검 철저 등을 제안했다.

이미경 환경재단 상임이사는 “궁극적으로 석유석탄에 의존한 생산체제와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고, 미세먼지의 발생원을 줄이지 않는다면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며, “학교 환경교육 의무화 법안 통과와 공급자 중심의 환경정책이 사용자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한 인하대병원 교수(직업환경의학과)는 “아이들의 경우 미세먼지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어린이 건강 보호를 위한 세밀한 지침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 교수는 김민수 미세먼지해결 시민본부 공동대표 견해와 달리, “미세머지뿐만 아니라 교통량, 이산화질소, 오존 또는 벤젠 등의 오염도가 단기 기준을 초과하는 상황일 경우 이를 시민에게 알리고, 건강취약계층인 경우 운동을 자제토록 적극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은희 이화여대 교수(직업환경의학교실)는 국가기후환경회의의 이날 ‘국민행동권고’에 대해 5가지 질문을 던지며, ‘아직 부족하다’고 질타했다.

하 교수가 던진 질문은 ▲국민 눈높이에 맞춤형 정보제공인가? ▲근거가 충분한가? ▲ 시의적절하게 제공되고 접근성이 보장되고 있는가? ▲참여방안이 적극적인가? ▲ 국가서비스체계로 운영되고 있는가? 이다.

그는 “현재 (미세먼지 대응에 대해)국민행동권고안보다 국민이 더 적극적”이라고 지적하고, ▲ 국민 인식전환을 위한 교육/캠페인필요 ▲어릴때부터 환경교육 강화 ▲ 언론보도, 정책홍보, 교육채널의 다양화를 제안했다.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는 “우리가 미세먼지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라고 질문을 던지고 “국민들이 미세먼지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내 호흡기로 미세먼지가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하 대표는 “오늘 하루의 ‘미세먼지 나쁨’에 두려워하며 마스크를 찾는데 급급하기 보다는, 통제할 수 없는 외부변수인 국외 탓만 하기보다는, 국내에서, 내 안에서 원인을 발견하고 미세먼지 자체를 저감하는 해결책을 찾는 동시에 내 주변의 미세먼지 농도를 줄여가는 노력이 함께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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