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 해지 전력 있는 법인, 향후 5년간 수탁참여 제한

부산시청사. 사진=부산시 제공
[부산=데일리한국 윤나리 기자] 부산시가 회계 부정 등으로 계약해지 전력이 있는 법인을 부산에서 복지시설을 운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심사지침을 새롭게 마련했다.

앞서 부산시는 전국 최초로 복지법인의 족벌화 방지대책과 퇴직공무원의 복지시설 재취업 제한방안을 내놓았다.

시는 우선 수탁참여 제한 요건을 명확히 제시했다. 새로운 지침에는 과거 5년 이내 회계부정 등으로 위탁 계약해지를 당한 전력이 있는 법인은 수탁참여 배제 대상임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시설장의 자격요건도 분명히 했다. 새로운 위·수탁 시설의 시설장이 되고자 하는 경우 과거에는 법인 측에서 임의로 내정자를 선정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반드시 과거 공개채용 절차에 의해 선정된 자이거나 향후 공개채용 절차에 의해 선정하는 경우에만 시설장이 될 수 있도록 바뀐다.

또 시는 사회복지시설 위·수탁 계약서의 표준안도 제시했다. 위·수탁 계약서의 표준문구를 제시해 계약 표준화를 유도하고 계약해지 사유·종사자 처우개선·시민서비스 개선 이행서약서 등에 대한 내용을 명시했다.

복지시설 수탁자 선정과정의 투명성 제고방안을 위한 구체적 대안도 내놨다. 아무리 좋은 심사지표라도 평가하는 사람들이 소위 ‘짜고 치는 고스톱’일 경우 소용이 없으므로 심의에는 엄정한 투명성과 객관성이 요구된다.

이에 시는 전국에서 최초로 정량지표 비공개심의, 수탁자 선정심의위원회 구성 방법 등을 통해 공정성을 대폭 강화했다. 이는 향후 위·수탁자 선정의 전반적인 제도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수탁자 선정심의위원회는 구성 방법과 더불어 분야별 인원수까지 명확히 제시해 공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추천 전문기관에 부산복지개발원 외에 정부출연기관, 타 지자체 출연기관 등 부산시 내외 관련 전문기관을 포함해 인력풀 확대를 꾀했다.

지표 평가도 이원화된다. 심사지표 중 정량지표는 부산시 또는 구·군에서 사전에 평가하고, 심사위원들은 정성지표만을 평가한다. 심사위원들이 두 지표 모두를 책정토록 하는 경우 점수조정을 통해 특정 법인이 선정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앞으로는 심사위원 심의 시에는 사전에 책정된 신청 법인별 정량지표 점수가 비공개되며 양쪽에서 책정된 결과를 종합해 최종 수탁자가 선정된다.

종사자의 고용안정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다. 수탁법인이 수탁 운영기간 중 기존 종사자를 교체하여 수탁법인 측의 인사들을 대거 채용하려는 경향을 막기 위하여 갱신 심사 시에는 기존 정규직 종사자 유지 비율을 심사지표에 포함했다.

뿐만 아니라 종사자에 대한 인권침해 방지를 위해 인권침해 예방 규정 마련 여부에 대한 평가 항목을 신설하고, 사적업무 강요·종교행위 강요 등 인권침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계약해지 사유임을 명확히 했다.

이번 지침은 시가 부산복지개발원의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시의회와 법인·시설관계자, 현장 전문가 등 각 분야의 의견을 반영해 마련했다.

시 관계자는 “이러한 제도개선은 결국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 복지시설을 운영토록 유도함으로써 시민들에게는 보다 나은 복지환경을,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에게는 좀 더 나은 일자리 환경을 제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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