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리모토, 한·일 갈등문제 해결위해 양국 군 원로들이 나서기로 의견 모아

김진호 향군회장(오른쪽)이 4일 저녁 모리모토 일본 전 방위상과 한·일 갈등문제에 대해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향군 제공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김진호 대한민국재향군인회(이하 향군) 회장은 4일 저녁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19 서울안보대화’ 참석차 방한한 일본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 전 방위상을 만나 최근 한·일 갈등문제에 대한 조기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3시간 동안 진지하게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두 원로는 한·일 양국 군(軍) 원로들이 발 벗고 나서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한·일간 갈등문제를 풀어 보자는 취지에 공감하는 한편 구체적인 해법을 주고받으며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

김진호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일 양국의 정치·역사적 문제가 양국의 군사 우호관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며 "한·일군사교류 협력은 정상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특히 "다만 일본 측이 신뢰 회복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군 원로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한·일 갈등문제를 조기에 해소하자”고 제안했다.

김 회장은 이어 “모리모토 전 일본 방위상이 지난 2월 초계기 사건으로 양국간 군사적 갈등 고조시 ‘지금은 한국과 일본이 서로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양국 간 감정적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회장은 또한 “올해 11월로 예정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 시 양국 정상이 만나 미래 지향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로 갈등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양국 군 원로들이 자국 정부에 건의하자"면서 "양국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력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모리모토 전 방위상은 김진호 회장의 견해에 적극적인 공감을 표시하며 "양국 군 원로들이 만나 분위기 조성을 위한 심포지엄 등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모리모토 전 방위상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와 관련, "양국의 자존심을 지키는 가운데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차원에서 새로운 접근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모리모토 전 방위상은 이어 “이렇게 양국관계가 어려울수록 그동안 양국의 군 원로들이 쌓아온 교류협력과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적극적 해결방안을 정부에 요청하고 국민여론을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김진호 회장과 의견 일치를 봤다고 향군측은 전했다.

김 회장과 모리모토 전 방위상은 이번 만남이 올해 들어 세 번째 만남이며, 모리모토 전 방위상은 지난 2월 초계기 사건으로 한·일 군사갈등 시 정부와 현역들이 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해 군 원로들이 나서야 한다는 김진호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한·일 향군단체 군 원로들의 만남을 주도적으로 주선했으며 한반도 안보 상황에 정통한 인물로 통한다.

모리모토 전 방위상은 2012년 일본 방위상을 역임한 후 현재는 도쿄소재 대학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안보단체 강연과 TV 출연 등 왕성한 사회활동을 펴는 등 외교·안보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정평이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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