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째 이어온 용산구-베트남 퀴논시 우호교류 행정·문화 넘어 경제 분야 확장

성장현 용산구청장 우리나라 기초단체장 중 최초 베트남 주석 우호훈장 수상

성장현 용산구청장. 사진=이혜영 기자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용산구가 전국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의 중심지이자 사통팔달 교통 요충지인 데다 경제성장을 일궈낸 점이 우선 두드러진다.

특히 광역시·도에서 진행하기도 힘든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 도움을 ‘용산구’와 베트남 빈딩성 ‘퀴논시’ 가 교두보 역할을 자처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용산구와 신재생 에너지 국내 기업(SPV)은 베트남 논호이 경제특구에서 태양광·풍력 발전소 건립을 위한 투자인증서를 베트남 중부 빈딩성으로부터 받아냈다.

특히 논호이 경제특구에선 용산구를 통해 진출하는 국내 기업에 산업제조, 서비스, 관광, 엔터테인먼트, 상업, 은행, 금융 허브 역할, 법인세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등 용산구의 외교력이 발휘됐다.

구 관계자는 “이제껏 베트남이 해외 기업이나 기관에 제공했던 인센티브 가운데 가장 파격적”이라며 “베트남에서 이렇게 짧은 기간에 성과를 낸 것은 용산구가 최초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베트남 시장 진출의 도화선은 용산구와 빈딩성 동부 항구도시 퀴논(꾸이년)의 23년째 우호 교류에서 파생됐다.

구와 퀴논시 간 우호 교류는 맹호부대 출신 참전군인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용산구과 퀴논시의 인연은 1965년 베트남 전쟁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용산에서 창설한 맹호부대가 퀴논시에 주둔한 것.

이후 시간이 지나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용산구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던 1996년 11월 퀴논시를 처음 방문했고, 같은 시기 퀴논시 대표단이 용산구를 방문하면서 최초로 도시 간 교류의 물꼬를 텄다.

성장현 구청장은 민선 2기 용산구청장으로 취임한 후 퀴논을 다시 찾았고, 민선 5기 용산구청장에 재취임하면서 퀴논시와의 교류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악연에서 만난 두 도시가 현재에 이르러선 신뢰를 바탕으로 뗄 수 없는 형제의 도시가 된 점이 두드러진다.

특히 베트남 정부가 ‘제7차 베트남전력개발계획’을 밝히면서 오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 목표를 전체 대비 21%로 설정했다는 소식을 접한 성 구청장은 국내 기업(SPV), 베트남 빈딩성, 퀴논시와 신재생에너지 개발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골자는 한국 기업이 신재생 에너지사업에 2억1500만 달러(약 2500억원)를 투자하고, 빈딩성이 논호이 경제특구 내 424만㎡ 규모 땅을 기업에 50년간 무상 제공한다. 용산구는 국내 기업의 발전설비 가동이 이뤄질 때까지 행정적으로 지원한다.

협약에 따라 오는 9월 빈딩성이 50년간 무상으로 제공한 부지(논호이 경제특구 서측 프엉마이산)에 국내 기업이 건립하는 태양광 40MW, 풍력 2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기공식이 개최된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23년째 이어온 퀴논시와의 우호교류가 행정과 문화를 넘어 경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베트남으로 진출할 때 구가 사업 파트너이자 교두보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꾸이년 세종학당’에서 한국어 수강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용산구 제공
용산구와 퀴논시는 전쟁이라는 나라 간의 ‘아픈 역사’를 씻기 위해 공무원 상호 교환근무, 세종학당 개설, 베트남 우수학생 유학지원, 사랑의 집짓기 사업 등을 두루 진행해 오고 있다.

용산구 관계자에 따르면 구는 퀴논시에 위치한 용산구 국제교류사무소 안 ‘꾸이년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기 희망하는 베트남 학생들에게 1년에 300명씩 ‘한국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어 강의는 중·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베트남 민의 문의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구는 용산 민간지역단체 후원을 받아 매년 2채씩 퀴논시에 사랑의 집을 짓고 있다. 현재까지 17채를 저소득 가구에 제공했다.

용산구 지역 기업의 지원 손길도 퀴논시에 이어졌다. 강한 자외선으로 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퀴논시의 고민을 전해 들은 순천향대학서울병원, 아모레퍼시픽 등 기업에서 퀴논시민들을 위해 백내장치료센터를 개원했다. 그 결과 올해 1월 기준으로 4000여명이 시민이 혜택을 받았다.

성 구청장의 “국내 안과 계통 권위자인 이성진 순천향대 박사팀이 1년에 두 번씩 현지에 가 직접 수술을 집도하고 현지 의료진도 양성하고 있다”는 말엔 장기적인 구상도 엿보였다.

활발한 교류로 인해 용산구 내 대학교인 숙명여대에선 7명의 베트남 학생들이 용산을 찾았다. 이미 3명이 졸업을 했고, 4명이 재학 중인데 졸업생들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등에 취업했다. 용산구와 퀴논시는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가까운 관계로써 교류하기 위해 각 직원 ‘상호 교류 근무’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2016년 말 우호교류 20주년을 기념해서 용산구에는 퀴논거리를, 퀴논시에는 용산거리를 조성했다. 이태원에 조성된 퀴논거리가 명예도로라면, 퀴논시의 안푸팅 국제업무지구 중심가 500m 구간의 공식 도로명이 ‘용산거리’다. 안푸딩 국제업무지구는 빈딘성의 도시발전 전략이 잘 반영된 곳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대한민국 기초단체장 최초로 베트남 주석 우호훈장을 받았다. 사진=용산구 제공
용산구는 올해는 민간교류 활성화에도 앞장 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 구청장은 “용산구와 퀴논시에 각각 한-베 교류증진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용산구는 구민들은 물론 베트남 중부지역과 교류하고자 하는 시민들로 협의회를 꾸릴 예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성장현 구청장은 베트남 주석 우호훈장을 받았다. 이 훈장은 베트남과 다른 국가 간이 우호관계 발전에 이바지한 외국인에게 수여하는 최고등급 훈장이다. 성 구청장이 수상한 훈장은 우리나라 기초단체장 중 최초의 사례로, 퀴논시가 속해 있는 빈딘성의 적극적인 추천을 받았다는 데서 더욱 의미가 있다.

성 구청장은 “우리나라 기초단체장이 베트남 주석 우호훈장을 받은 최초 사례로 퀴논시에 속해 있는 빈딩성의 적극적인 추천을 받았다는데 더욱 기쁘다”며 “용산구와 퀴논시가 함께 해온 23년째 우정을 더욱 굳건히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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