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에 좋은 다양한 먹거리, 유자·부추·꽃게·해삼·미꾸라지·막걸리·장미차 등

어혈을 몰아내는 쑥덕. 사진=(사)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 김연지이사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최만순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장]인체의 ‘혈어(血瘀)’란 무엇인가? 인체 내부에 혈액이 일정한 자리에 정체되어 있는 것이다. 수로가 매끄럽지 않아 혈액의 찌꺼기가 쌓여 있다. 그리고 수로가 터진 곳에 쌓여 있는 것도 있다. 인체 내부에서 음식물이 소화되어 노폐물이 되면 오장육부에 의해 배출이 된다.

그러나 인체 장부에 장애·질병이 있거나 노화가 되어 배설이 원만하지 않으면 혈액이나 림프 등에 정체한다. 이런 사람을 ‘혈어체질(血瘀體質)’이라 한다. 즉 혈액에 노폐물이 많이 함유한 혈액이 된다.

혈어체질을 일상생활에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무작위 통증이 생긴다. 어느 부위는 열이 나고 어느 부위는 차가운 냉증도 잘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평소에 얼굴색이 검고 피부도 한쪽으로 어둡거나 침착되어 있다.

조금만 부딪혀도 쉽게 멍이 들고 양치할 때 잇몸에 출혈이 잦다. 입술은 어둡고 자주색을 띤다. 눈시울은 검고 코는 어두우며 머리카락이 잘 빠진다. 피부는 상어껍질처럼 갈라지고 거칠며 건조하다. 여성은 생리통이 심하고 생리혈이 덩어리가 진다. 주로 마른 사람이 많다. 사소한 일도 걱정이 많고 조급해한다. 건망증이 잦다. 출혈이 쉽게 일어나고 체내에 뭉친 덩어리가 발견된다. 중풍, 가슴통증 등이 잘 발생하며 바람이나 추위를 못 견딘다.

혈어가 발생하는 원인은 많다. 첫째 외부의 충격으로 생긴다. 둘째 기후변화에 적응 못해 한열(寒熱)에 의해 생긴다. 셋째 오장의 질병으로 발생한다. 특히 간, 심장, 비장의 이상으로 잘 발생한다. 넷째 현대에 앉아서 머리를 많이 쓰는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장부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혈어가 생기면 부위에 따른 증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위에 생기면 위산과다증, 위궤양, 맹장염 등이 발생한다. 여성은 난소, 자궁에 생기면 생리통이 심해진다.

첫째 심장에 혈어가 생기면 심장이 찌르는 듯한 통증, 견비통 등이 잘 발생하며 정신이 멍해진다. 도인, 홍화, 당귀, 천궁, 단삼, 계지, 울금 등으로 차를 끓여 먹으면 좋다. 둘째 간에 혈어가 생기면 옆구리 통증, 동맥경화증, 뇌출혈, 반신불수인 중풍이 잘 발생한다. 홍화, 당귀, 천궁, 단삼, 향부자, 연호색 등으로 차를 끓여 먹으면 좋다.

셋째 폐에 생기면 해수, 편도선염, 기관지염, 늑막염, 폐결핵 등이 잘 발생한다. 도인, 홍화, 당귀, 천궁, 적작약, 상백피, 율무 등으로 차를 끓여 먹으면 좋다. 복숭아씨와 홍화를 넣고 전을 부쳐 먹어도 좋다. 넷째 뇌에 혈어가 생기면 건망증, 불면증, 스트레스, 이명 등이 발생한다. 홍화, 단삼, 지각, 당귀 등으로 차를 끓여 먹으면 좋다. 그리고 신장에 혈어가 생기면 신장염, 결석, 전립선비대증 등이 잘 발생한다.

여성의 자궁에 혈어가 생기면 불임증, 자궁내막염, 자궁근종 등이 잘 발생한다. 당귀, 천궁, 적작약, 연호색, 육계, 말린 생강 등으로 차를 끓여 먹으면 좋다. 기타 인체의 사지 각 부분에 혈어가 생기면 신경통, 류머티즘, 치질, 무좀, 암 등의 발생 원인이 된다.

왕치(王琦)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혈어체질은 인구의 7.95%나 된다고 했다. 황제내경·소문·무자론(黃帝內經·素問·繆刺論)에서 “악혈이 체내에 쌓이면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곤 음식치료가 먼저다”고 하였다. 혈어체질의 음식은 ‘보기보혈(補氣補血)·양혈활혈(養血活血)’의 배합하여 인체의 혈액순환을 촉진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과일은 산사, 귤, 유자, 복숭아, 살구, 망고 등이 좋다. 야채는 부추, 마늘, 연근, 목이버섯, 죽순, 가지, 표고버섯, 상추대, 곤약, 청경채 등이 좋다.

잡곡은 흑두, 황두. 수산물은 꽃게(외부어혈), 해삼(피부건조), 드렁허리, 미꾸라지 등. 술은 감주와 적포도주. 양념은 홍설탕, 계피, 식초, 정종이나 막걸리. 차는 장미차, 자스민차, 꿀, 화분 등이 좋다. 피해야 할 것은 기름지고 단 것, 염장류, 아주 달게 절인 잼이나 수프, 소스류, 아주 차거나 뜨거운 재료 등이다. 그리고 ′혈어(血瘀)′를 치유하는 데는 알맞은 운동도 매우 중요하다. 인체에 혈어가 발생하면 장수란 선물이 없다.

◇청명절기(淸明節氣)의 약선양생

산불은 모든 것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든다. 강원도의 산불은 무서웠다. 피해도 크다. 이런 피해를 경고하기 위하여 한식(寒食)날을 정했다. 고대부터 매년 ′상사일(上巳日 음력 3월 3일 전후)′ 즈음에 산불이 많이 발생했다. 금년도 그렇다. 이 시절은 낙엽이 쌓였다. 낙엽에 건조한 기운이 가득하여 불나기 쉽다.

이 시기가 ′상사일′을 전후한 10여 일 간이다. 이때가 한식이다. 본래 한식날은 충신 ′개자추(介子推 춘추시대 晋 文公)′를 기념하기 위해 정했다. 그렇지만 한식날 주례(周禮)에서는 ″목탁을 치는 것도 화재의 위험이 있으니 조심하라″고 강조했다. 음식도 불을 사용하지 말고 차가운 음식을 먹으라고 했다. 그래서 한식이다.

한 대(漢代) 시절에 난 산불은 매우 커서 인명과 재산피해가 컸다. 후한서(後漢書)에 기록하길 한식기간이 무려 105일이나 됐다. 제일 짧을 때도 한 달 이었다. 건강에 문제가 있었지만 그렇게 했다. 산불은 예부터 이처럼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같은 때가 청명(淸明)시절이다. 산불만 조심하면 천지가 상쾌하여 맑은 공기로 가득 찬다는 청명시절이다.

당나라(唐代) 정관 8년(634)에 편집한 황제구정신단경결(皇帝九鼎神丹經決)에 “토고납신(吐故納新 낡고 좋지 않은 것을 버리고 새롭고 좋은 것을 받아들임)”이라 했다. ″산천초목이 약이다. 그 새로운 기운을 섭취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보약이다. 무병장수와 신선이 되는 길이다″고 했다. 춘삼월(春三月)이 천·지·인(天·地·人)이 순응을 하는 가장 좋은 시절이다. 생기가 왕성한 시절인 것이다.

그러나 기후는 건조하고 습하다. 춘곤증이 발생하고 지병이 재발하기 쉽다. 첫째 마음을 안정을 시키고 적당한 산행과 운동을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급해져 고혈압·관상동맥경화증이 잘 발생한다.

둘째 병총구입(病總口入·모든 질병은 입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청명시절은 날씨 변덕이 심하다. 날씨에 순응하지 못하면 감기에 잘 걸린다. 감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편도선염, 기관지염, 폐렴으로 쉽게 진행된다. 호흡기 전염병도 조심한다. 백일해, 홍역, 유행성뇌막염이 발생하는 계절이다. 날씨 변동에 맞추어 여벌의 옷을 항상 준비해야 한다.

셋째 만성병의 재발을 조심한다. 관절염, 해수, 정신병 등을 일으키고 담(痰)을 발생시키는 음식을 적게 먹어야 한다. 예로 바다생선, 게, 새우, 절인야채, 죽순, 양고기, 닭고기 등이다. 좋은 재료는 깨, 땅콩, 팥, 찹쌀, 멥쌀, 메추리, 오리, 마, 사과, 귤, 배, 앵두 등이다.

예부터 전해지는 대표적인 청명한식(淸明寒食)은 쑥떡이다. 첫째는 쑥과 찹쌀을 반죽해 만드는 각종 음식이다. 청명시절 올라오는 쑥을 즙을 내거나 갈아서 찹쌀밥을 해 반죽한다. 이때 보통 고명으로 팥과 대추를 섞어서 소로 사용했다.

둘째는 쑥과 밀가루를 반죽해 만드는 각종 음식이다. 모양을 여러 가지로 만들어서 오늘날의 찐빵형태도 있고 속 고명으로 찐 계란을 넣어서 가족에게 만복을 기원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장수란 오랜 세월 늙은 상태로 지내는 것을 의미했다면 현재는 젊음을 오랫동안 간직하는 것이라고 한다. 2500년 전부터 불조심을 하듯 계절은 변하지 않는다. 인체를 자연에 순응을 시키자. 순응하는 음식이 100세 시대 젊음을 오랫동안 간직하는 방법이다.

◇봄 6 절기(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의 양생 기본요구

봄철은 입춘, 우수시절을 조춘(早春)으로 보면 크게 중춘(仲春)·만춘(晩春)으로 나눌 수 있다. 조춘(早春)시절은 천지에 양기가 시작하는 때다. 아직도 추운 날이 더 많다. 이때는 따뜻한 성질의 재료를 사용을 한다. 예로 파, 생강, 마늘, 부추, 겨자 등이다. 이런 것이 한기를 흩어지게 하고 몸의 나쁜 사기를 몰아낸다.

식재는 열량이 비교적 높고 단백질이 풍부한 것을 섭취해야 한다. 중춘시절은 천지의 기온 변화가 클 때다. 주로 대추, 꿀, 누룽지 등의 음식을 섭취해 소화기관의 기운을 충족시키는 보양을 한다. 그리고 신맛과 기름지고 느끼한 것들을 적게 섭취한다. 이런 재료는 소화흡수를 방해한다. 주로 냉이, 비름, 어성초, 가죽나물 등 푸른 채소를 더 섭취하고 육류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만춘시절은 기온이 급격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맑고 담백한 야채와 과일, 단백질을 많이 함유한 곡물 등이 좋다. 예로 들면 녹두탕, 팥탕이나 팥죽, 매실탕 등이다. 인체에 습열이 쌓이는 양고기, 개고기, 매운 샤브샤브 등 자극적이고 매운 음식을 적게 먹어 인체에 각종 종기나 화기가 쌓이지 않게 한다.

4월 중순인 지금에 좋은 야채는 부추, 마늘, 마, 시금치, 샐러리, 회향, 미나리, 청경채, 배추, 홍당무, 오이, 목이버섯, 가지, 완두싹, 상추대 등이 좋다. 과일은 사과 , 오디, 망고, 망고스틴 등이 좋다. 물을 많이 섭취하고 식용유나 기름을 많이 사용한 음식을 적게 먹는다.

야채는 되도록 오색(五色)을 맞추어 다양한 색이 함께하는 배합이 좋다. 대표적인 탕은 조개탕(대합 200g, 두부1모, 생강, 파, 후추, 소금 등)이다. 조개를 해감 해 끓이다가 두부를 썰어 넣고 한소끔 끓여 완성한다. 맑고 담백한 조개탕은 이 시절 인체에 쌓이는 화기를 제거한다. 그리고 열기를 식혀 습기를 몰아내고 담을 녹이며 맺힌 것을 풀어주고 갈증을 멈추며 오장에 윤기를 만들어 준다. 이처럼 인체에 쌓이는 화기만 제거해도 만성질환 발생을 예방한다. 건강은 가격을 매길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이다.

◇어혈을 몰아내는 쑥떡(祛血瘀的艾餠) 효능 이기혈(理氣血)한다-청명시절 인체의 12경락을 통하게 해 습기와 한기를 몰아내어 생리통, 복통, 관절통, 자궁출혈 등을 예방하고 잃어버린 양기를 회복하여 준다.

◇쑥의 효능 인체의 경락을 따뜻하게 만들어 어혈이 쌓이지 않게 한다. 인체의 습기를 몰아낸다. 인체에 쌓인 한기를 흩어지게 만들어 배출한다. 인체내외부에 혈액이 터진 것을 멈추게 한다. 인체의 염증을 삭혀 없앤다. 기침, 천식, 해수 등을 예방한다. 과민성반응을 억제한다.

◇찹쌀의 효능 여기에서 찹쌀은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어혈을 없애고 중초를 따듯하게 하여 소화기관을 보양한다.

◇대추의 효능 여기에서 대추는 심장과 폐, 비위를 보양하여 안색을 윤택하게 하고 건망증을 예방한다.

◇팥의 효능 여기에서 팥은 혈액의 운행을 조화롭게 만들어 습기를 제거하고 각종 부종을 없애며 림프에 쌓인 각종 독성을 몰아낸다.

재료 찹쌀가루 500g, 쑥 100g, 팥 100g, 대추 50g, 설탕, 소금, 녹말가루

만드는 법 ①팥과 씨를 뺀 대추를 초벌하고 푹 익을 때까지 삶아 양념하여 소를 만든다. ②찹쌀가루를 채에 받쳐 양념하고 김이 오른 솥에 면보를 깔고 찹쌀이 투명해질 때까지 찐다. ③쑥을 끓는 물에 초벌하여 물기를 뺀다. ④식용유를 바른 도마에 찐 찹쌀과 쑥을 넣고 찰지도록 찧는다. ⑤녹말가루를 뿌려 찹쌀 반죽을 한 개씩 소를 넣고 감싼다.

조리Tip 한 번에 1~2개 이상 섭취하지 않는다.

#필자 소개: 최만순씨는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 회장으로 활동중이며, 한국전통약선연구소장, 국제고급약선사자격 평가위원, 미국 FDA 운영위원 등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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