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오면 많이 빼면된다!’…한강교빗물펌프장 및 한남빗물펌프장 증설 공사

한강교빗물펌프장 8500톤, 한남빗물펌프장 2560톤 분당 총 1만1060톤 처리 가능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한강교빗물펌프장 준공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용산구 제공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최근 날씨 온도가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국민들이 가벼운 옷차림으로 집 밖을 나서고 있다. 이렇게 빠른 기온·기후변화에 따라 자연재난 대비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용산구(구청장 성장현)는 여름철 집중호우 재난에 대비하고자 2개의 빗물펌프장을 준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비가 많이 오면 더 많이 강으로 빼내는 '눈에는 눈 , 이에는 이' 이른바 팃포탯(tit for tat)전략이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124명에 이른다. 자연재난으로 인한 인명피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재산피해는 약 1조5000억원으로 전체 자연재난 피해의 약 42.9%에 달한다.

인구가 밀집된 도심지역에서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경우 지하상가·주택 또는 차량 침수 등으로 인한 인명피해 발생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다가오는 여름철 우기 침수피해 및 사고를 막기 위해 ‘침수상황 체험 행사’을 열어 실제로 침수상황을 체험함으로써 위급상황 시 행동요령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정부의 우려에 발맞춰 지방정부도 각각 지역에 걸맞은 여름철 우기 재난에 대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용산구의 경우, 매년 여름 침수피해로 걱정이 끊이지 않던 한강로, 삼각지 인근에 거주하던 주민들의 삶이 확 달라졌다. 한강교 빗물펌프장이 효자 노릇을 톡톡이 했기 때문이다.

용산구가 상습 침수 지역인 ‘용산구 자전거 교통안전 체험장 일대’에 ‘국내 최초’ 빗물펌프장을 만들어 지난해 4월20일부터 가동에 들어간뒤 주민들의 삶에 한층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한강로 일대는 여름철 비가 많이 내릴때마다 신용산역 지하차도 등 용산유수지 유입 하수관로 용량 부족으로 수해가 반복적으로 발생던 곳이었다. 지난 2011년에는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됐을 정도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한강교빗물펌프장 준공식에 참석해 내빈들과 범프설비를 시험 가동하고 있다. 사진=용산구 제공

삼각지·신용산 지하차도 주변 8500가구, 1만6000명의 주민들은 해마다 여름이면 집이 물에 잠기는 등 수해 걱정이 일상이 될 정도로 힘겨운 여름살이를 해야만 했다.

삼각지 삼각맨션에서 거주하고 있는 고태석씨(31)는 “2011년 여름, 당시 전역한 지 1주일 만에 물난리가 크게 나서 명확하게 기억이 난다”며 “온 동네가 물천지여서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고씨는 “이후에도 몇 번 더 물난리가 있었는데 여름철 마다 비가 오면 항상 그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고 말했다.

고씨는 하지만 빗물펌프장이 마을에 들어서면서 삶의 질이 달라졌다면서 "나와 내 가족들이 내는 세금이 전혀 아깝지 않다”며 “앞으로는 침수 피해가 전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한강교 빗물펌프장’ 건립과 '한남빗물펌프장' 증설을 통해 고질병처럼 이어지던 용산구의 수해 재난을 극복했다고 자부한다.

용산구 관계자들은 한강교 빗물펌프장과 한남빗물펌프장 증설 공사 덕분에 한강로 일대에 수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빗물이 아무리 많이 오더라도 한강교빗물펌프장 8500톤과 한남빗물펌프장 2560톤. 분당 총 1만1060톤을 처리해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강교빗물펌프장은 장마철이나 강수량이 많을 때 하천 또는 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자연 배수처리가 어려운 저지대의 물을 하천으로 퍼내는 시설로 풍수해 예방에 중요한 시설이라할 수 있다.

증설 공사 전 한남빗물펌프장. 사진=용산구 제공
펌프장은 8500톤 용량 저류조와 수중펌프(5개), 이중수문, 제진기(쓰레기 등 이물질 제거 장치)를 갖췄다. 모든 상황은 펌프장 내 상황실에서 원격 통제된다.

한강교빗물펌프장 건설을 포함한 한강로 일대 방재시설 확충사업에는 국·시비 507억원(국비 240억원, 시비 267억원)이 투입됐다.

용산구청 치수과 천범석 주무관은 “한강교빗물펌프장은 지하 공간을 활용한 ‘친환경’ 시설"이라며 "용산구는 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해 설비 일체를 한강제방 지하에 넣고 지상 돌출 부위는 공원으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펌프장 전체가 지하로 들어간 것은 ‘국내 최초’라고 천 주무관은 강조했다.

천 주무관은 “빗물이 하수관로를 따라 펌프장에 들어가는데 평상시에는 한강변으로 배출된다"면서 "하지만 폭우로 한강의 수위가 올라가게 되면, 펌프장의 수문을 닫고 상부를 통해 한강쪽으로 퍼내는 식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시는 용산구에 물난리가 없게, 주민들이 안심하고 우기를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용산구는 서울시 예산 101억원을 투입, 한남빗물펌프장(독서당로 6길 18) 증설공사도 진행 중이다.

기존 시설에 530㎡ 규모 펌프장을 더하는 것으로 공사가 끝나면 분당 처리용량이 1200톤에서 2560톤으로 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는 얘기다. 그는 “사실상 한남빗물펌프장도 이미 공사를 끝낸 상태”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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