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기억: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 2월25일~3월20일 전시
[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서울시는 한국인 '일본군 성노예(위안부)'의 모습을 담은 3장의 사진 실물이 국내 전시회에서 최초로 공개된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했던 고(故) 박영심 할머니가 포로로 잡혀있을 당시 만삭이었던 모습이 담긴 사진 1점과 버마 미치나의 한국인 위안부 여러 명이 모여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 2점이다.
이 사진은 국민에게는 한국인 위안부가 찍힌 대표적인 사진들로 잘 알려져 있다. 그동안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이 소장하고 있던 사진을 스캔한 것으로만 공개됐다.
사진들은 서울시와 서울대학교 정진성 연구팀(이하 연구팀)이 지난 3년간 추진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관리사업'을 통해 확보했다.
실물 사진 3점은 아시아·태평양 전쟁 중 미군이 만든 사진앨범 일부다. 미군이 1944~1945년경 앨범으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앨범 없이 낱장으로 흩어져 있던 사진을 1918년 9월경 연구팀이 개인 소장자를 통해 확보했다.
서울시와 서울대 연구팀은 이 3장의 사진 실물을 비롯해 그동안 발굴한 사료, 사진, 영상 등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이야기로 엮어 '기록 기억: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개최한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전시는 서울도시건축센터(종로구 신문로 2가 6)에서 오는 25일부터 3월20일까지 진행된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의 주제인 '기록 기억'은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보여준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을 기록해 계속해서 기억해 나가기 위한 의지가 담겨있다.
그동안 조각조각 흩어져있었던 기록들을 모아 사진과 자료, 위안부를 주제로 제작한 작가들의 예술작품 등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구성했다.
특히 위안부들의 피해 사실을 담은 본인들의 증언뿐 아니라, 주변인들의 증언과 역사 자료를 교차해 위안부들의 삶을 종합적으로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다.
주요 전시물은 사진 실물 3장을 포함해, 일본인과 조선인들의 귀환에 대해 다룬 뉴욕타임스 신문 실물(1946년 3월2일자), 쿤밍보고서 및 축섬승선자 명부(복제본), 일본군 ‘위안부’ 최초 증언자 배봉기의 사진 등 이다.
전시는 '일본군 성노예'의 역사를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4개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이야기는 △버마 미치나의 조선인 위안부 이야기 △중국 송산과 텅충의 위안부와 박영심의 이야기 △중부태평양 축섬의 위안부와 이복순의 이야기 △오키나와의 위안부 배봉기의 삶과 그녀를 기억하는 제2의 증언자 오키나와 주민들 등이다.
특히 3월3일에 개최되는 박원순-정진성에게 듣는 2000년 여성법정 이야기'는 2000년 성노예전범 여성국제법정에 직접 참여했던 박원순 서울시장(당시 남측 대표검사), 정진성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당시 한국위원회 부대표)가 직접 만나 대담을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박원순 시장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독립운동가가 많이 조명되고 있지만, 자신의 피해 사실을 통해 일제의 만행을 세상에 알린 위안부 피해자 역시 공로를 인정받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특히 이번 전시는 지난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연구 지원을 중단했을 당시 서울시와 서울대학교 정진성 연구팀이 함께 진행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발굴 사업의 결과물"이라며 "서울시는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