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성추행' 사건겪은 부산문화재단, 젠더감수성 갖춘 대표이사 필요해

문화예술인 의견 무시한 재단, "내부적 반성과 성찰 태도 찾아 볼 수 없어"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소설에서 사망한 여고생을 성적 대상화 해 논란을 빚은 강동수 씨가 16일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사진=부산문화재단 제공
[부산=데일리한국 윤나리 기자]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소설에서 사망한 여고생을 성적 대상화 해 논란을 빚은 강동수 씨가 16일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강동수 씨는 지난 6일 최초 입장문에서 “극렬 페미니즘 카페 회원들의 편향성과 무지”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틀만에 이를 철회하며 “젠더 감수성 부족의 소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향후 젠더 감수성과 평등의식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겠다”며 공개사과한 바 있다.

그의 여성 성적대상화 논란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부산문화재단 이사장 선임 소식에 부산지역 일부 여성·예술단체 등 시민예술문화계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문화예술분야 관계자는 “공모 전부터 공공연히 강동수 씨가 부산문화재단의 대표이사로 낙점돼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며 “여성의 성적대상화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지 얼마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를 재단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은 재단이 이같은 사안에 대해 대수롭지 않는 문제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앞서 지난 2014년 부산문화재단에서 발생한 ‘인턴 성추행’ 사건 발생 당시에도 성평등 인식을 갖춘 대표 이사 선임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만큼 젠더감수성에 대한 요구가 계속되고 있었다”라며 “여성에 대한 기만적인 표현으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이번 문제에 대해서도 재단은 문화예술인들의 바람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재단 내부의 반성과 성찰의 태도를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앞서 강동수 씨는 소설 ‘언더 더 씨’에서 ‘내 젖가슴처럼 단단하고 탱탱한 과육에 앞니를 박아 넣으면 입속으로 흘러들던 새큼하고 달콤한 즙액’이라고 표현해 미성년자를 성적 대상화했다는 비판 여론에 시달린바 있다.

한편 부산문화재단 제 6대 대표이사로 선임된 강동수(58) 씨는 현재 경성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 독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국제신문 논설실장, 부산작가회의 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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