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측 "폭행과 성폭행은 서로 무관하지 않다…또다른 피해자 막으려 용기내"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를 비롯한 선수들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2018년 9월1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조효민 기자] 조재범(38·구속)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의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조재범의 기존 폭행 혐의와 성폭력의 연관성에 대해 집중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곧 구치소를 방문해 조재범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은 조재범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조재범은 2011년~2018년 초 심석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앞서 지난달 17일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법률 대리인인 임상혁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는 경찰에 조재범에 대한 성폭행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 고소장에는 심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 여름부터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 두달 전까지 수차례 조재범으로부터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임상혁 변호사는 "심 선수는 정신적 충격 때문에 지금도 매일같이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며 "얘기하기 어려웠을 텐데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우려해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조 전 코치의 폭행과 성폭행은 서로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다.

임 변호사는 "그럼에도 조 전 코치는 법정에서 경기력 향상을 위해 때렸다고 주장하는 등 얼토당토않은 변명을 늘어놨다"면서 "심 선수는 그런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같은 짓을 또 저지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소 이후 심 선수는 지난달 19일과 이달 초, 두차례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나가 피해자 조사를 받았다.

반면 조재범 측은 심 선수의 성폭행 피해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심 선수에 대한 사과와 함께 "체육계 성폭력과 관련한 모든 제도와 대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빙상경기연맹는 오는 14일 관리위원회 회의를 열어 조재범의 성폭행 혐의와 관련해 재발 방지 및 대책 마련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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