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기후변화대응연구사업단 발족 1주년 국제 심포지엄 …무경운 농법 등 다양한 온실가스 저감 기술 등소개도

기후변화에 대응해 농업부문 대응전략을 논의하는 국제 학술심포지엄이 18일 오후 농업진흥청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심포지엄 시작에 앞서 국립농업과학원 이용범 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한국 송찬영 환경전문기자]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농업부문 대응전략을 논의하는 국제 학술심포지엄이 18일 오후 농업진흥청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농진청 기후변화대응연구사업단 발족 1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대학과 지자체, 관련기업 등 기후변화와 농업관련 전문가 150여 명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최근의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 기상은 세계적으로 일시적 현상이 아니며, 이와관련 고온 냉해 폭설 가뭄 집중호우 등으로 농업재해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농업, 기후변화는 위기이자 기회”

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이른바 4차산업혁명의 총아라 할수 있는 스마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데 동의하고, 농업이 식량자원의 근거지 뿐만아니라 환경적인면에서도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인식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날 ‘기후변화에 따른 미래농업 적응 방향'을 주제로 첫 번째 발제에 나선 남재철 전 기상청장은 기후변화가 세계적으로 상시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이에대한 완화노력 못지않게 ’기회‘로 만드는 대응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남 전 청장은 특히 기후변화에 의해 작물의 재배 적지가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작물재배 기회증가 요인이 되고 있다고 조언했다. 아열대 과일 등 새로운 소득작물 재배 환경도 됐다는 것이다.

그는 기후변화에 잘 견디는 종자를 개발해 수출하거나, 식물공장 등 기후변화에 대응한 지능적이고 정밀한 농업체계를 도입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기후변화 대응 작물재배와 온실가스 감축기술‘을 주제로 발표한 박광호 한국농수산대 교수는 최근 우리 농업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 기술들을 소개하는 한편, 기후변화 시대에 대비한 정책중 하나로 ’기후변화 직불제‘를 제안해 주목받았다.

박 교수가 이날 설명한 관련된 기술은 로봇과 레이저 메카트로닉스 신소재를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

가령, 벼 재배를 ’건답직파‘하는 기술이 그것이다. 신소재 생분해필름을 이용해 멀칭을 하고, 콩 등 타 작물처럼 그 위에 직파하는 방식이다. 모내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물과 종자가 절약된다. 그 과정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절약됨으로 온실가스 저감이 이뤄진다.

생분해 필름은 썩기 때문에 걷어내지않고 그냥 논을 갈아엎어도 된다. 역시 이 과정에 생성되는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다.

그는 이외에 현재 농진청에서 연구하고 있는 무경운 농법, 논에 벼가 아닌 콩 등 타작물을 심는 방법, 한계농지에 나무를 재배하는 기술, 녹비작물 재배를 통해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방법 들을 소개했다.

농업의 다원적 가치 고려해 ’기후변화 직불제‘ 도입 제안

박광호 교수는 “농업은 식량생산뿐만아니라 물 공기 등 다원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직불제 개선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후변화와 환경을 고려한 기후변화 직불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부탄, 미국, 네덜란드 등 해외의 기후변화와 농업전문가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부탄 평가협회 왕 박사(Dr. Wang)는 ’남아시아 지역의 기후변화와 대응‘을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왕 박사는 “남아시아 지역은 농업이 일자리의 60%를 창출하고, GDP의 약 22%를 차지하고 있는 농업 중심 지역”이라며,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과 가뭄, 홍수, 해수면 상승 및 염분 침입, 폭풍의 빈도와 강도 증가, 물 부족 등은 농민의 식량 안보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남아시아 기후 변화 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제도적, 전문적 역량 및 기술적 지식 구축이 절실하며, 이를 위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바이엘 크롭 사이언스 싱가폴 지사의 하베이 박사(Dr. Harvey L. Glick)의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미국의 지속가능한 농업’ 주제 발표가 현지를 화상으로 연결해 이뤄졌다.

하베이 박사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미국 농무부 주도로 이뤄진 유전자 개량을 통한 육종사업과 미국 농업 R&D 플랫폼에 대해 설명했다.

하베이 박사는 특히 “미국 R&D의 경우 개별 작물이나 부문별 연구 단위가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비해 여러 연구 영역이 협업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효율을 극대화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업행위에서 일반적으로 거치게 돼 있는 경운과정 작업의 생략이나 겸감 등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네덜란드 농업의 기후변화 영향 및 대응 전략’을 주제로 네덜란드 와게닝겐대학교 잔 베르하겐 교수(JanVerhagen)가 나섰다.

베르하겐 교수는 “기후변화가 농업에 있어 부정적인 측면뿐만아니라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불확실성과 위험, 단기와 장기적 관점을 포괄하는 국가 기후변화적응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홍수와 극심한 강수량, 가뭄과 열파의 원인이 무엇이며, 농촌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기후변화에 취약한지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불확실성과 위험, 장단기 관점 포괄, 국가기후변화적응전략 필요

그는 또 네덜란드 농업 사례를 들어 현장에 적용하는 기후변화 농업기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베르하겐 교수에 따르면, 그늘 그물이나 창문 재개발을 통한 작물 열 스트레스 예방, 살수와 멀칭을 통한 작물의 냉각, 육종개발을 통한 작물의 열 민감성 감소 등 국내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다양한 농작물 재배방법이 활용되고 있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을 총괄한 농진청 기후변화생태과 장은숙 과장은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에 농업이 어떻게 적응과 대응을 할지 세계 각국 기후변화 농업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지금까지 꾸준히 해온것처럼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상 기상재해에 대한 예방과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첨단 R&D 개발에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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