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곡, 오축, 오채의 조화로운 섭취로 건강 유지

산양삼족탕. 사진=(사)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 김연지이사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최만순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장] “음식이 곧 약이고 약이 곧 음식이어야 한다”고 히포크라테스는 일찌감치 갈파했다. 작은 일에도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이것은 몸 어딘가에 고장이 나기 시작했다는 징조다. 인체오장의 평화가 깨진 탓이다. 인체는 본래 평형을 이루고 자연과 순응한다. 알맞은 음식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기울어진 곳을 스스로 느껴서 음식으로 보충해야 한다.

급하다고 불필요한 약을 먹으면 인체의 평형이 깨지게 된다. 약은 그 역량이나 힘이 크다. 기울어진 장부의 어느 한쪽 기관의 기능을 돕는다. 약의 강한 힘은 오장의 기능이 불편해지므로 쉽게 병을 얻게 된다. 인체의 조화를 진정으로 위한다면 다소 답답하더라도 음식을 통해 이뤄내는 것이 지혜로운 삶의 방식이다. 함부로 약을 먹게 되면 장기의 조화를 깨지게 하므로 질병에 쉽게 노출되게 된다.

동한시대 의성 장중경의 말도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황제내경 소문 장기법시론(黃帝內經 素問 臟氣法時論)에는 오곡위양 오과위조, 오축위익, 오채위충(五穀爲養, 五果爲助, 五畜爲益, 五菜爲充)으로 기미(氣味)를 합해 선천기운(補精益氣)을 보양하고 노화를 예방해야 한다고 했다.

오곡(五穀)은 기장, 조, 콩, 보리, 벼 등 각종 곡물로서 사람들의 주식이다. 오곡(五穀)은 인체성장의 기본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을 함유하고 있다. 오곡(五穀)은 지금껏 인류가 살아오는데 생명활동의 가장 중요한 식품으로 이용되고 있다. 오과(五果)는 복숭아, 자두, 살구, 밤, 대추 등 각종 과일로 인체의 건강을 보조해 준다. 오과(五果)의 충분한 비타민, 섬유질, 당류, 유기산 등은 생것으로도 섭취가 가능하다. 오과(五果)는 소화를 돕고 음식의 부족한 영양소를 보조하는 식품이다.

오축(五畜)은 집에서 기르는 다섯 가지 동물로서 소, 양, 돼지, 개, 닭 등 고기로 먹을 수 있는 모든 새, 동물, 물고기 등을 말한다. 오축(五畜)은 오곡에서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 인체의 평형을 유지하게 한다. 오축(五畜)은 동물성 고단백, 고지방, 고열량 등을 함유하고 있다. 그리고 필수 아미노산으로 인체의 신진대사를 증강시켜 면역력을 높여준다.

오채(五菜)는 아욱, 미역, 염교, 파, 부추 등 모든 채소를 말한다. 오채(五菜)는 각종 무기질, 비타민, 섬유질 등 풍부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오채(五菜)는 소화를 돕고 영양을 보충하며 변비, 혈지방, 혈당, 암 등을 예방해 인체의 건강을 유지하도록 보충한다. 이러한 식재료들은 사용을 할 때 첫째 사기(四氣 차갑고, 뜨겁고, 따뜻하고, 서늘한)의 기운을 살핀다. 둘째 오미(五味 맵고, 달고, 시고, 짜고, 쓴)의 맛을 살핀다. 셋째 각자가 가지고 있는 효능을 살핀다. 이러한 것을 모두 숙지한 후에 인시(因時 계절과 날씨), 인지(因地 사는 곳의 환경과 위치), 인인(因人 사람이 각자 가지고 있는 체질)을 살펴서 식재료들을 배합을 해야 한다. 이렇게 음식을 만들어 섭취할 때 질병을 물리치고 건강하게 만들어 장수를 한다.

문소황후 견씨(文昭皇后 甄氏 183~221年)는 중국 삼국시대 위의 초대 세조 문황제(世祖 文皇帝) 조비(曹丕)의 정실(正室)이다. 조비(曹丕)는 조조의 아들이다. 원래 견씨는 원소의 둘째 아들의 아내였다. 조조가 기주를 공격했을 때 조비는 먼저 원소의 저택을 기습했다. 이때 견씨의 미모를 보고 한 눈에 반해버려 조조가 둘을 결혼시켰다.

세설신어(世說新語)에 따르면 조조는 견씨가 천하절색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즉시 그녀를 데리고 오게 했으나 조비가 먼저 데리고 갔다고 하자 ‘금년 전쟁은 다 조비 그 녀석을 위한 일이었다’고 탄식했다고 한다.

소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서도 견씨의 피부는 옥과 같고 얼굴은 꽃과 같은(玉肌花貌) 미인으로 그려진다. 이런 견씨가 어느 해 겨울에 풍한감기에 걸려서 기침과 천식이 그치지 않았다. 어의가 진단하니 폐(肺)와 신(腎)이 약해서 해수천식(咳嗽喘息)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어의가 만든 식보(食譜)로 음식을 만들어 진상하니 한 달 만에 씻은 듯이 회복됐다. 진상한 대표식보(食譜) 3개만 보면 영지오리백숙(靈芝鴨 영지, 계피, 초과 각 5g, 오리 1마리, 생강, 파, 소금)을 끓여 식사대용으로 먹으니 폐의 음기와 신장을 보양해 기침과 천식을 없앴다.

산약떡(山藥餠 생마 500g, 설탕 20g, 밀가루 100g, 연자, 해바라기씨 25g)으로 떡을 만들어서 간식으로 섭취하니 소화기관과 폐를 보양해 숨이 가쁘고 기력이 없으며 얼굴이 누렇게 뜨고 담이 많은 것을 없앴다. 호박죽(百合南瓜粥 호박 250g, 찹쌀 100g, 백합 1개 약 30g)으로 죽을 끓여서 식후에 매일 조금씩 먹으니 폐를 윤기있게 하고 비장을 건강하게 하여 담을 녹이고 기침을 멈추게 했다.

약왕 손사막(藥王 孫思邈)은 모든 질병은 음식으로 먼저 치료를 하고 그래도 안 되면 약을 사용해야 한다고 하였다. 사람은 질병이 걸리면 급속히 노화가 진행된다. 올바른 음식만이 노화를 방지하고 질병을 예방한다.

◇입동절기(立冬節氣)의 약선양생

입동(立冬)은 신장의 평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입동(立冬)은 이미 겨울의 계절에 들어왔다는 의미다. 우리가 알듯이 만물이 성장을 멈추고 휴면기에 들었다. 어떤 동물은 겨울잠을 시작한 상태다. 사람도 동물이니 겨울잠을 자야하나? 겨울잠을 자지 않으면 어떻게 양생을 해야 하나? 입동시절부턴 양생은 신장을 보양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신장(腎臟)에는 사람생명의 진정한 음기와 양기가 응축되어 있다. 일반 오장의 음양은 신장의 음양과 다르다. 신장의 음기는 사람 활동의 근본 동력이다. 그리고 신장의 음기는 신장양기의 근본 물질이다. 즉 그릇이 음이라면 양기는 담기는 물질이다. 이 그릇의 크기에 따라서 물질인 양기가 담기는 양이 다르다. 즉 신장의 그릇인 음기는 양기가 담기는 물질의 기초다. 신장 양기의 능력이 바로 이것이다.

사람은 천지지간에 음양의 교류로 태어났다. 체내의 변화는 자연계의 변화와 반드시 밀접한 관계를 띄게 된다. 겨울은 인체오장 중에 신장에 상응을 한다. 그러므로 겨울은 신장의 음양을 보호하고 조화롭게 하는 것이 양생이다. 겨울의 신장은 두려움이 많고 감추려고 하는 것이 특징이다. 겨울에 양기발산을 절제하고 정혈을 보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봄에 쉬 병을 얻게 된다고 황제내경에서 말했다. 만약 입동시절에 신장의 양기를 상하면 허리가 시리고 아픈 요통, 풍한감기, 야뇨증, 발기부전 등이 발생한다. 그리고 신장의 음양이 허약하면 목구멍이 아프고 갈라지며 어지러움, 이명 등이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들은 노화의 대표적인 증상이 된다.

신장의 음기가 허약하게 되면 허리가 시큰거리고 아프며 양 무릎에 힘이 하나도 없고 어지럽고 귀에서 이명이 들리며 불면증에 시달리고 잠시 눈을 부치면 꿈을 많이 꾸게 된다. 남자는 양기가 강한 것 같지만 금방 시들고 유정이 발생한다. 여자는 폐경기가 빨라지며 붕루, 대하가 발생하고 몸이 살이 빠지고 탄력이 없어지며 마르고 열이 나며 식은땀이 나고 구역질이 발생한다. 심하면 얼굴이 붉어지고 머리카락이 빨리 희어지며 변이 딱딱해진다. 여기에 갈증까지 느끼면 당뇨병이 된다. 입동시절 신장을 보양하자.

◇겨울 6 절기(입동, 소설, 대설, 동지, 소한, 대한)의 양생 기본요구

겨울은 어떤 음식을 어떻게 섭취해야 몸에 좋을까? 어떻게 하면 몸과 마음을 최고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을까? 예부터 사람들이 갈망하던 욕구였다. 특히 황실이나 귀족은 이러한 욕망이 더 컸다. 이것을 고대부터 당시까지 전해지는 모든 음식을 정리한 것이 있다. 중국 원나라 홀사혜(忽思慧)가 1330년에 발행한 음선정요(飮膳正要)다. 그는 궁중의 음식태의(飮食太醫)로 황제의 음식 만드는 것을 주관했다. 그가 황실에서 일할 때 각지에서 온갖 산해진미와 진귀한 진상품이 올라왔다. 어떤 것은 풍습에 맞지 않아 요리에 못쓰고 어떤 것은 말린 것, 어떤 것은 신선한 것이 있었다. 이런 것들을 재료의 성질을 모르고 요리를 하니 역효과가 났다.

홀사혜는 본초서를 참고하여 첫째 독이 없는 재료를 골랐다. 둘째 재료의 성질이 상반되는 것을 피했다. 셋째 장기식용해도 해가 없는 것을 선택했다. 넷째 오미(五味)를 조화롭게 배합을 했다. 다섯째 고대부터 전해지는 효과가 검증된 변론을 확인했다. 이렇게 음식을 만드니 황제는 고령이 될 때 까지 질병을 앓지 않았다. 그리고 새롭게 검증이 되는 것은 토를 달고 설명했다.

특히 음선정요는 계절에 따른 원칙을 중요시했다. 음식방제를 만들 때 기후의 변화에 따라서 허한 것은 버리고 실한 것을 취했다. 음선정요는 황제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책이다. 여기에 여러 인삼방제(人蔘方劑)가 있다. 홀사혜는 인삼을 신라삼(新羅蔘)이라고 표현했다. 그 당시에도 최고 귀한 인삼은 한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가 황제에게 진상한 방제를 살펴보면 인삼탕(뇌두를 제거한 신라삼(新羅蔘)200g, 진피 500g, 자소엽 100g, 설탕 1kg)을 만들어 먹으면 인체의 기를 순활하게 만들어 가슴을 편안하게 하고 좋은 진액을 만들어 갈증을 없앤다고 했다.

황제의 해수천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신라삼과 창포를 사용했다. 매일하는 목욕탕의 물은 신라삼과 생지황, 백복령, 설탕을 넣고 했다. 그리고 이것을 술로도 빚어서 탕에 들어가기 전에 한 잔씩 마시게 하였다. 이렇게 하니 황제가 일체의 허리통증이나 몸 안의 냉기가 발생하지 않고 얼굴에 화색이 돌며 골수를 튼튼하게 하여 마치 빨리 달리는 말 분마(奔馬)와 같다고 했다.

입동시절은 춥고 음산해 우울증이 잘 발생한다. 나른하고 금방 피곤해져 스트레스가 쌓이는 증상이다. 몸을 움직이는 원동력인 기가 흐트러진 것이 원인이다. 기가 소모되면 몸 안을 구성하고 있는 혈액에도 영향을 미친다. 만병의 원인이 된다. 이 때 대보원기(大補元氣)하는 인삼이 좋다.

◇노화를 예방하는 산양삼족탕(山養蔘足湯)효능 연완쇠노(延緩衰老)한다. 입동시절 약해지는 신장의 음의 정기를 보충해 스트레스, 피부트러블, 각종 염증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길러준다.

◇산양삼의 효능 혈맥을 보양해 맥을 고르게 한다. 원기를 보하여 허약한 것을 보충한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정신을 안정시킨다. 진액을 보충해 갈증을 예방한다. 위장을 튼튼하게 한다. 폐의 기능을 보양해 감기를 예방한다. 체내에 쌓인 독기를 풀어준다.

◇족발의 효능 여기에서 족발은 신장의 정기와 좋은 혈액을 생성하여 무력증을 없애고 허리통증을 예방한다.

◇회향의 효능 여기에서 회향은 인체의 한기를 몰아내고 소화기관을 조화롭게 만들어 어혈이나 각종 통증을 예방한다.

재료 말린 산양삼 1개 약 5g, 돈족 2개 1kg, 소회향 10g, 생강 10g, 대파 1개, 마늘 10g, 청주 30g, 후추, 소금

◇만드는 법 ①산양삼을 뇌두를 제거하고 깨끗이 손질한다. ②돼지족발을 하루저녁 물에 담궈 불순물을 제거한다. ③솥에 생강, 파, 청주를 넣고 (2)의 족발을 10분간 삶아 깨끗이 손질한다. ④압력솥에 약재와 족발을 넣고 30분간 삶는다. ⑤완성되면 약재를 건져내고 마늘, 파, 후추를 넣고 완성한다.

조리Tip 입동시절 인체 평형을 유지하고 산모의 수유도 돕는다.

#필자 소개: 최만순씨는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 회장으로 활동중이며, 한국전통약선연구소장, 국제고급약선사자격 평가위원, 미국 FDA 운영위원 등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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