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워싱턴D.C. 한국전참전기념공원에 설립…연말까지 모금해 기념재단에 전달

한국전참전기념공원에 설치돼 있는 유리벽. 한국전 참전비에는 베트남전 참전비와 달리 전사자 명단이 없다. 사진=향군 제공
[데일리한국 조효민 기자] 대한민국재향군인회(회장 김진호 예비역 육군대장, 이하 향군)가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의 벽' 건립 모금운동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향군은 16일 "보다 많은 인원이 '추모의 벽' 건립에 참여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보고 우선 150만 향군 정회원 1인당 1달러 이상 모으기를 올해 연말까지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물론 뜻이 있는 기업이나 국민들의 참여도 모금 전용계좌(우리은행 1006-701-488707, 재향군인회)를 이용하면 가능하다.

'추모의 벽'은 한국전참전기념공원재단(KWVMF)의 주도로 미국 워싱턴D.C. 한국전참전기념공원에 세워진다.

향군은 연말까지 모금된 금액을 이 기념재단에 전달할 계획이다.

현재 워싱턴 한국전참전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전 참전비에는 베트남전 참전비와 달리 전사자 명단이 없다.

이에 기념재단은 공원 내 추모의 못 주변에 둘레 50m, 높이 2.2m의 원형유리벽으로 된 '추모의 벽'을 세워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 3만6000여명과 카투사 전사자 8000여명의 이름을 새겨 넣기로 했다.

이 계획은 기념재단이 한국교민들과 공동 발의해 2016년도에 의회를 통과했다.

'추모의 벽' 건립 예산은 약 280억원이며 현재까지의 모금액은 약 5억원 정도다.

미 연방 기념사업법에 의하면 건립에 소요되는 총사업비 중 85%를 사전 모금해야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다.

한국전참전기념공원 옆에 있는 베트남전참전기념공원 '추모의 벽'에는 참전용사의 이름이 또렷이 새겨져 있다. 사진=향군 제공
김진호 향군회장은 지난 8월, 미국재향군인회 100차 총회 축하 연설을 계기로 이뤄진 방미 활동 기간에 한국전참전기념공원을 들렀다가 한국전 참전비에 전사자 명단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공원 묘비에는 "이름도 모르는 나라에 국가의 부름을 받고 주저 없이 전쟁터로 달려 나와 평화와 정의를 위해 싸우다 희생된 자랑스러운 젊은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김 회장은 "이 글을 보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며 "이분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안타까워하던 차에 기념재단이 '추모의 벽'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향군 차원에서 모금 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6일 향군 미 서부지회 간담회에서 이를 제안하며 1000만원을 기탁했다.

당시 그 자리에 참석했던 서부지회 임원 및 회원들도 즉석에서 자발적으로 5000달러(한화 약 560만원)를 모금했다.

김 회장은 "대한민국 최고·최대의 안보 단체인 향군은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추모의 벽' 건립 모금운동을 적극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 우리나라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회에서 "지난 70여년간 한국군과 미국군은 함께 싸우고, 함께 희생하고, 함께 승리한 세계 어느 동맹보다 굳건한 혈맹이었다"고 천명했던 연설을 환기했다.

현재 추진 중인 한국전참전기념공원 내 추모의 못 주변에 둘레 50m, 높이 2.2m의 원형유리벽으로 된 '추모의 벽' 건립 현장. 사진=향군 제공
앞서 6월 문재인 대통령도 '6·25기념식'에서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다"라면서 "워싱턴 D.C. 한국전참전기념공원 안에 '추모의 벽' 건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임종석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난 5일 향군에 금일봉을 보내왔다.

임 실장은 향후 이 사업의 성공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김진호 회장은 "추모의 벽 건립에 향군이 앞장섬으로써 우리의 고마워하는 마음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170만 참전용사와 그 가족, 후손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더불어 1953년 휴전 이후 한국 근무를 통해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 온 350만 주한미군전우회(KDVA) 회원들에게도 자긍심을 갖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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