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사 착수 … 대학당국, "개강전 몰카우려 지역 대대적 점검으로 학생불안 해소할 것"

최근 몰카범죄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동국대에서 몰카의심 사건이 일어나 경찰이 내사에 들어갔다. 사진은 경찰이 한 여자화장실에서 ‘몰카’를 탐지하고 있는 모습..
[데일리한국 송찬영 교육전문기자] 최근 몰카범죄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동국대 서울캠퍼스에서 한 남학생이 한밤 중 여학생 화장실에서 나오다 붙잡힌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내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동국대와 관할 경찰서에 따르면, 이 남학생은 현재 한 단과대 학생회 간부로 활동하고 있는 박 모 군(26)이다. 박 군은 지난 6일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 이 대학 학림관(사범대) 건물 1층 여자화장실에서 나오다, 마침 이곳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귀가하던 체육교육과 한 남학생에게 붙잡혔다.

붙잡은 학생은 송 모군으로 현장에서 박 군의 인적사항과 여학생 화장실에서 나온 경위를 물은 뒤 ‘캠퍼스 폴리스’에 바로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사이 박 군은 그 자리를 벗어났고, 캠퍼스 폴리스는 현장에 출동해 사건현장 내부에 몰카 설치여부 등을 확인했으며, 다행히 몰카는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인 7일 동국대 캠퍼스에는 이 사건과 관련 미확인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학생들 커뮤니티인 대나무 숲에는 이 사건과 관련, 몰카를 걱정하는 여학생들이 불안을 호소하는 글들을 잇달아 올리기도 했다.

박 군은 사건 발생 이틀이 지난 8일 오전 학생지원팀과 총무 팀을 찾아가 당시 행위자가 자신임을 밝혔다. 또 이날 오후 총학생회 게시판과 자신의 페이스 북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박 군은 실명 사과문을 통해 당일 여학생 화장실 출입사실은 인정했으나 몰카 혐의는 부인했다.

그는 당시 “지인들과 충무로에서 과음을 하고 집에 귀가하는 과정에서 술을 깨기 위해 학생회실로 향했으며, 만취 상태에서 학교로 올라가던 중 구토가 나 학림관 1층 여자 화장실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박 군은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한 학우가 붙잡고 여자 화장실에서 나온 경위를 물었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소속과 이름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횡설수설하면서 자리를 나왔다”고 양해를 구했다.

박 군은 또 8일 오후 12시 인권센터에 문의해 학교차원에서도 진상조사를 요청하는 한편, 경찰서를 방문해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경찰서에서는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박 군을 불러 조사하는 한편, 박 군 휴대폰에 대한 정밀 검사 등을 통해 몰카 의혹을 말끔히 해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국대는 이 사건과 관련, 공식적으로 “여학생들이 크게 불안을 느끼는 문제라 철저히 조사 후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동국대 관계자는 “사건 발생장소에서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다른 학생회 간부 이름을 대는 등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어 전체 학생 보호차원에서 현재 경찰 수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하고, “수사결과를 토대로 그에 합당한 조치가 내려질 것이지만, 해당 학생도 아직까지 학교가 품어야할 학생인 점을 감안 가급적 실명을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또 다른 학교 관계자는 “이 사건과 별도로 학생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개강전 학교 전체 몰카 우려지역에 대한 점검을 마치는 등 몰카 근절을 위해 확실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남성혐오 인터넷 커뮤니티인 '워마드'에 서울대에서도 몰카 게시글이 올라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남녀 불문하고 대학가에 몰카 불안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서울대의 경우 대학 당국과 총학생회가 12일 학내 몰카 전수조사에 합의하고 특별조치에 들어갔다.

앞서 워마드에는 지난 5월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몰카'와 '고려대 캠퍼스 몰카' 게시물이 올라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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