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기압계 변화로 '북한 통과'서 '중국 상륙'으로 변경" 예상

태풍' 야기' 북상 소식에 11일 전남 완도군 신지면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창민 기자] 제14호 태풍 '야기'가 중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켜지면서 우리나라가 태풍의 영향권에서 멀어져 폭염이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사흘 전 발생한 '야기'는 이날 오전 9시경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230㎞ 부근 해상까지 북상했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94h㎩(헥토파스칼)로 강도는 '약'에 크기는 소형인 '야기'는 현재 시속 29㎞로 서북서 방향으로 올라오고 있다.

기상청은 10일 오후 이 태풍의 진로를 놓고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기상청은 태풍이 북한-중국 국경을 지나는 1번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보면서도 서쪽으로 방향을 버꿔 중국 내륙에 상륙하는 2번 시나리오의 가능성도 커졌다고 밝혔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밤사이 나온 자료들을 종합하면 시나리오가 1번에서 2번에 가깝게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며 "일단은 1번 기조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자료를 더 분석해보겠다"고 전했다.

1번 시나리오대로라면 '야기'는 중국 연안을 따라 올라온 후 산둥반도를 거쳐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북한-중국 국경 부근을 지나가게 된다.

이 경우 일요일인 12일부터 화요일인 오는 14일까지 태풍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 제주도, 중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과 함께 전국에 국지성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비로 인해 폭염이 누그러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밤사이 한반도를 둘러싼 기압계의 배치가 변함에 따라 '야기'가 아예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우리나라는 당분간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비가 내릴 가능성은 떨어지고, 폭염과 열대야가 더 계속된다.

기상청이 내놓은 3번째 시나리오는 태풍이 북한-중국 국경 부근이 아닌 우리나라와 가까운 북한 황해도 쪽에 상륙하는 것이다.

이 경우 폭염 약화를 넘어서 태풍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다만, 기상청은 이 시나리오가 1번이나 2번보다는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기상청은 '야기'의 예상 진로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을 더 분석한 다음 이날 오후 더욱 구체적인 예보를 내놓을 계획이다. '야기'는 일본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염소자리(별자리)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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