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온열 환자 21명 발생…닭·돼지 1만6천959마리 폐사

30도를 훌쩍 넘는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온열 환자가 늘고 가축 폐사도 속출하고 있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청주·보은·옥천·영동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이후 엿새째 충북 전역에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낮 최고기온이 연일 치솟고 있다.

지난 15일 영동 35.1도, 괴산 34.3도, 청주·보은 34.2도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수은주가 가장 높게 올랐다.

16일에도 충북 전역의 낮 최고 기온이 33∼35도를 유지하고 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 환자가 급증했다.

5월 말부터 발생한 충북 온열 환자는 지난 13일까지 14명에 그쳤으나 주말과 휴일 7명이 증가하면서 21명으로 급속히 늘었다.

열사병 12명, 열 탈진 5명, 열 경련 3명, 열 실신 1명이다.

지난 14일에는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의 한 축사 증축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용접 A(63)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원인이 정확하게 나오지 않아 온열 환자 통계에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무더위 속에서 일하다가 열사병으로 숨졌을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충북도는 온열 질환자 치료가 가능한 병원 현황을 공유하면서 응급 구급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재난 도우미 1만287명을 운용, 홀로 살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 무더위 취약계층의 건강을 관리하고 있고 건강관리에 유의해 달라는 문자서비스 발송도 강화했다.

폭염 속에 가축 피해도 커지고 있다.

16일 현재까지 충북에서는 13개 농가 가축 1만6천959마리가 폐사했다. 폭염에 취약한 닭 폐사가 10개 농가 1만6천934마리에 이르고 3개 농가 25마리 돼지도 폐사했다.

시·군 별로 보면 음성 지역 폭염 피해가 가장 크고 진천, 괴산, 충주, 청주 순이다.

폭염에 따른 축산 분야 피해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 5만4천584마리에 달했던 가축 폐사는 2017년 21만1천978마리로 4배 규모로 늘었다.

충북도는 축사 지붕에 물을 끼얹거나 선풍기를 가동해 축사 내부 온도를 낮출 것을 당부하고 있다.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당분간 비 소식이 없는 데다가 다음 달까지는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