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촌보, 세종보 상류에서는 멸종 위기종 관찰 되기도 … 정부, "하반기 보 개방 확대 방침"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4대강 보 개방 1년 중간결과 및 향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한국 송찬영 환경전문기자] 정부가 지난 1년간 4대강 보를 개방한 뒤 수질·수생태계 등 11개 분야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물 흐름이 회복돼 조류 농도가 감소하고 모래톱이 회복되는 등 자연성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29일(금)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통합물관리상황반 회의를 열고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금강 세종보·공주보, 영산강 승촌보·죽산보 등 4개 보는 유의미한 모니터링이 가능한 수준으로 3개월 이상 최대 개방을 지속 중이다.

낙동강 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 등 4개 보는 양수장 운영이 가능하도록 소폭 부분개방 중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수질의 경우 보 개방 이후 개방 폭이 큰 보를 중심으로 조류 농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보 수문을 완전히 개방한 세종보, 공주보에서는 조류농도(클로로필 a)가 개방 전에 비해 약 40% 감소했다. 영산강 승촌보도 지난 4월 완전개방 이후 조류농도가 37% 감소했다.

생태계의 경우, 보 수위를 완전개방한 세종보, 승촌보 구간에서 여울과 하중도가 생성되고, 수변생태공간이 넓어지는 등 동식물의 서식환경도 개선됐다.

승촌보에서는 보 개방 후 노랑부리저어새(멸종위기 Ⅱ급) 개체수가 증가했고 세종보 상류에서는 독수리(멸종위기 Ⅱ급)가 처음 관찰되기도 했다.

생물 서식처로 기능하는 모래톱은 증가한 반면, 악취 및 경관훼손 우려가 컸던 노출 퇴적물은 식생이 자라나면서 빠른 속도로 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한적으로 보를 개방한 곳에서도 물 체류시간은 29~77%가 감소하고, 유속은 27%~431%까지 증가하는 등 물 흐름이 개선됐다. 이는 보를 적정 수준까지 개방할 경우 물 흐름이 개선돼 수질오염사고에 대한 대응 능력이 강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낙동강의 경우 보를 최대한 개방한다면, 수질오염물질이 강에 머무는 시간을 약 65일(90%) 줄여 수질오염사고로부터 취수원 안전을 지키는 데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세종보 등 최대 개방 보를 중심으로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총인(T-P) 등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예년대비 많은 강우량으로 인한 유입지천의 비점오염원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승촌보와 공주보의 경우는 보 개방에 따른 유속 증가로 하천 바닥에 쌓여 있던 퇴적물이 재부유하면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향후 장마철을 포함, 개방기간과 개방 폭을 확대해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보 개방은 지하수위, 어업·친수시설 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하수위 수위는 보 개방 폭과 비슷한 수준에서 저하되었으나, 수막재배 등 지하수 다량 이용지역은 저하폭이 컸다.

정부는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용수공급대책을 보강해 하반기부터 보 개방 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우선, 대규모 취수장이 없는 낙동강 낙단보·구미보는 최대개방을, 대규모 취수장이 위치한 한강 이포보, 낙동강 상주보·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합안보는 취수장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수위까지 개방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할 방침이다.

한강 강천보·여주보, 낙동강 칠곡보는 대규모 취수장이 현재 수위에 근접해 있어 여타 보 모니터링 결과를 감안하여 추후 개방을 검토할 예정이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과 국가 물관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국가 물관리위원회 중심으로 재4대강 보 처리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며 “세부적인 개방수위와 일정 등 개방계획은 관련 지자체와 지역주민과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쳐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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