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소네 前 일본 총리 "매우 어려운 협상에서 깊은 통찰력으로 애국적 판단"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영정사진과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서 열린 영결식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창민 인턴기자] 지난 23일 향년 92세로 별세한 고(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영결식이 27일 오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영결식이 끝난 뒤 김 전 총리의 유해를 실은 운구차는 청구동 자택에 들러, 이웃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5분 가량 노제를 지냈다.

고인의 유해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됐다.

이후 고인은 모교인 공주고등학교와 부여초등학교 교정을 거쳐 부여군 회산면 가족묘원의 부인 곁에 영면한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관이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운구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영결식은 이날 오전 7시부터 1시간 가량 진행됐다.

고인의 영정 뒤에는 문재인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전현직 대통령과 전직 국무총리들이 보낸 조화가 놓였다.

영결식은 김진봉 운정재단 이사장의 약력보고, 이한동 전 국무총리 등의 조사, 박형규 전 국회의원의 만사, 소리꾼 장사익 선생의 조가 '봄날은 간다', 헌화 및 분향의 순서로 이어졌다.

고인의 약력보고에 나선 김진봉 운정재단 이사장은 "김 전 총리는 1961년 군사혁명 주도 이후 40여년간 대한민국 현대사 관통하는 정치의 중대한 지도자였다"면서 "일본 청구권 협정에서 대담한 자세로 임해 정치적 타결을 이끌어내서 물꼬를 텄다"고 말했다.

장례위원장인 이한동 전 국무총리는 조사를 통해 "총재님은 누가 뭐라 해도 배고프지 않고 자유와 민주를 만끽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정치인"이라면서 "고인은 이 나라 산업화 토대를 구축하는 데 모든 것을 바쳤고, 민주화의 싹을 틔우고 성장하게 했다"고 밝혔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노제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청구동 고인의 자택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인의 오랜 친구로 올해 100세가 된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는 아들인 나카소네 히로부미(中曾根康弘) 참의원이 대독한 조사를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선생님께서는 대한민국 정치의 중추에서 조국의 미래 생각하며 역사를 걸어오셨다"며 "매우 어려운 협상에서 깊은 통찰력으로 미래 내다보는 애국적 판단으로 합의에 이르게 했다"고 말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고인의 위대한 공적은 양국 국민의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동북아 정세는 큰 전환점에 있다. 일본과 한국은 많은 어려움 극복하며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족과 시민, 장례위원장을 맡은 강창희·이한동 전 총리와 정우택·정진석·성일종 의원, 이인제 전 의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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