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주년 공식 기념식'은 10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다목적홀서 시민들과 함께

1987년 1월20일 오후 1시40분경, 서울대생들은 교내 학생회관 2층 라운지에서 '고 박종철 학형 추모제'를 거행한 뒤 아크로폴리스광장에서 교문앞까지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날 추모제에 이어 열린 궐기대회에서 학생들은 고문사건 경위보고와 총학생회 실천방향 등을 토론하고 성명서를 낭독한뒤 박군의 영정을 앞세우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사진=경향신문/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데일리한국 전현정 기자] 6·10항쟁 31주년 공식 기념식이 일요일인 10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시민들과 함께 치러진다.

6·10항쟁은 전두환의 1987년 '4·13호헌조치' 발표 후, 그해 6월10일을 정점으로 20여일간 전국적으로 확산된 민주화운동이다.

도화선은 서울대학교 학생이었던 박종철과 연세대학교 학생이었던 이한열의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고(故) 박종철 열사는 1987년 1월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다가 사망했다. 이한열 열사는 6·10항쟁 하루전인 6월9일 연세대 앞 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두 학생의 죽음은 전두환 독재를 무너뜨리고 대통령 직접선거라는 개헌과 노동운동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전두환과 공동을 군사 쿠데타를 벌였던 노태우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6·10항쟁은 미완의 혁명으로 남았다.

6·10항쟁 31주년 하루전인 9일에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세대·이한열기념사업회, 시민사회단체들이 각각 주관하는 행사가 곳곳에서 진행됐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이날 오전 남산과 용산구 남영동 일대에서 '민주, 인권, 평화와 만나는 1987 남산-남영동 길을 걷다'라는 제목의 행사를 펼쳤다.

행사에 참석한 시민 100여명은 군사정권 시절 인권탄압의 상징이었던 옛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청사, 박종철 열사 등 다수의 시민들이 고문을 당한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을 방문해 민주열사들을 기리고 민주주의 정신을 기념했다.

이한열 열사가 1987년 6월9일 학교 앞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을 머리에 맞은 직후 모습. 이 사진은 당시 로이터통신 소속의 정태원 기자가 촬영했다. 사진=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세대와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이날 오후 서울 신촌 이한열기념관을 출발해 연세대 교정으로 이어지는 '이한열 민주화의 길 걷기' 행사를 개최했다.

이후 시민들은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이한열문화제-1987, 세상을 바꾸다'라는 제목으로 열린 추모제가 참석했다.

이날 무대에는 연세대 1980년대 학번들의 동문 합창단, 고려대 합창단, 재학생 동아리 등이 올라 노래와 춤 등으로 이한열 열사를 추모했다.

이어 오후 6시부터는 연세대 이한열동산에서 '추모의 밤' 행사가 이어졌다.

이날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시민사회단체들이 '27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를 개최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영령들이 꿈꾼 자주·민주·민생·평화가 숨 쉬는 통일 조국을 건설하자"고 다짐했다.

이들은 "얼마 전 개최된 남북정상회담과 분단 70년 만에 마침내 이뤄지는 역사적 북미정상회담, 항구적 평화와 통일로 힘차게 나아가는 이 땅의 현실을 영령들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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