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유 건학이념 학술대회’서 4차 산업혁명시대 창의력 중요성 강조

와이즈유가 23일 이어령 교수 등을 초청해 춘계학술대회를 진행했다. 사진=와이즈유 제공
[부산=데일리한국 윤나리 기자]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18년 평창올림픽, 30년 간격의 두 올림픽을 보면 시대를 관통하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석학’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지난 23일 와이즈유 해운대캠퍼스 대강당에서 열린 ‘건학이념 춘계학술대회’에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88서울올림픽 개·폐회식 기획자였던 이 전 장관은 “당시 올림픽 슬로건 ‘벽을 넘어서’가 나오기까지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더 힘들었다”면서 “새로움은 기존의 타성에서 변하지 않으려는 인간의 속성 때문에 거부감을 주기 마련인데, 창조는 그 타성을 깰 때 비로소 탄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988년 이전까지 변변한 국제행사 경험이 없었던 대한민국에 올림픽이 성공적인 행사로 기억되는 것은 창의력과 상상력의 힘으로 세계 어디에도 없는 우리만의 독창성을 자랑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전 장관은 그 예로 서울올림픽 개회식 때 △중국을 상징하는 용(dragon)과 일본이 원조격인 부채춤 공연을 하지 않은 것 △‘손에 손잡고’ 주제가를 탄생시킨 것 △전쟁 고아·해외 입양아 이미지를 벗고 한국의 발전상을 보여줬던 굴렁쇠 소년 등의 비화를 소개하며 “전쟁으로 황폐화된 아시아의 작은 나라, 문화적 속국에서 벗어나 발전된 대한민국의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려는 의도가 잘 스며든 우리만의 독창적인 퍼포먼스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벽을 넘어서’의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이 실제로 서울올림픽은 동서간의 이념의 장벽을 무너뜨린 원년이 되었다”면서 “이제는 중국이라는 대륙세력과 미국이라는 해양세력이 충돌하는 지정학적 위치에 놓인 한반도에서 미래의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강연을 마치면서 “앞으로 인공지능(AI)이 못하는 ‘감성’의 측면을 터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벽을 넘고, 시대를 넘어서’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자”고 강조했다.

‘원융무애(圓融無碍) : 사고의 벽을 넘어서’라는 대주제로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에는 이어령 전 장관 외에도 강우현 관장(제주노자예술관)의 ‘노자랑 놀다’, 정재서 교수(이화여대 명예교수)의 ‘4차 산업혁명시대의 상상력 : 동양신화’, 박문호 대표(박문호자연과학세상)의 ‘과학에서의 통합적 사고’라는 주제로 발표가 이어졌다.

‘남이섬’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고 현재 제주도 ‘탐나라 공화국’ 대표를 맡고 있는 강 관장은 즐거운 상상력으로 남이섬을 만들어갔던 일화를 예로 들면서 “노자와 장자처럼 생각하고 노자와 장자처럼 살면 원융무애가 일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학자인 정 교수는 “신화는 우리 생각의 원형이자 상상력의 보물창고”라면서 “인간과 사물·기계와의 교감이 중요한 시대, 인간과 자연의 합일·융복합을 추구하는 시대, 인간과 타자의 공존이 요청되는 시대가 됐다”고 동양신화의 매력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했다.

천문학, 물리학, 뇌과학 전문가인 박 대표는 ‘우주와 자연, 뇌’ 등 숫자로 계산 가능한 세계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인간은 경험을 통해 기억하고, 기억에서 감정이 나온다”면서 “요즘 학생들은 미래에 되고 싶은 게 없다고 하는데 이것이 다 기억하기 싫어하고 감정이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일갈했다.

부구욱 총장은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사고의 벽을 넘는 경험을 했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와이즈유는 건학이념(원융무애·홍익인간)을 성실하게 탐구하는 대학의 기본 사명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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