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밀렵 희생된 국내 최후 번식 황새 표본 공개, 황새 야생복귀 프로젝트 등 다양한 내용도 함께 다뤄

[데일리한국 송찬영 환경전문기자] 1971년 충북 음성군에 둥지를 짓고 번식 중, 밀렵에 의해 희생된 ‘우리나라 최후의 번식 황새’ 한 쌍의 표본이 최초로 한 자리에서 공개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황새는 동아시아지역에만 분포하는 대형 조류로 원래 우리나라에서 사계절을 보내는 텃새였다. 그러나 1971년 이후 자연상태에서 국내에서 번식하는 황새는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 등에서 매년 10여 마리가 월동을 위해 새만금 지역 등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경희대 자연사박물관과 함께 24일 인천 서구 국립생물자원관 기획전시실에서 ‘황새, 다시 둥지로’ 특별전을 열고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47년 전 황새 부부에게 벌어진 안타까운 사연을 통해 생물다양성 보전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기획됐다.

황새 부부는 1971년부터 1994년까지 23년간 50여 차례 언론에 소개될 만큼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1971년 4월, 신문 머리기사로 충북 음성 생극리에서 황새가 번식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불과 3일 만에 수컷 황새가 밀렵꾼이 쏜 총에 맞아 죽고 알을 도둑맞아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홀로 남겨진 암컷 황새는 한동안 무정란만 낳다가 농약중독으로 1983년 창경원 동물원으로 옮겨졌으나, 다른 수컷과의 번식에 실패하고 1994년에 숨졌다.

먼저 죽은 수컷은 경희대학교 자연사박물관에, 암컷은 서울대공원을 거쳐 국립생물자원관에 표본으로 각각 보관돼 왔다.

이번 전시는 황새의 생태, 문화적 의미부터 현재 활발히 진행 중인 ‘황새 야생복귀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내용을 다룬다. 전시회는 오는 9월 30일까지 계속된다.

김진한 국립생물자원관 전시교육과장은 “마지막 번식 황새 이야기는 우리에게 사라지면 되돌리기 어려운 멸종위기종의 심각성을 알려준다”며 “멸종위기종 황새가 다시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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