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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7월부터 시행예정인 개정 근로기준법에 대한 보육현장의 비판적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도입 취지는 환영하나, 현실에서는 실현불가능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다. 특히 어린이집 운영자들은 현재 상태로 시행될 경우 범법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어린이집을 방문해 어린이들과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는 모습.
[데일리한국 송찬영 교육전문기자] 오는 7월부터 적용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을 둘러싸고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 등 보육현장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개정 근로기준법이 보육업을 특례업종에서 제외하면서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 30분, 8시간인 경우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보장하고 있지만, 보육현실에서 시행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8일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와 일선 보육교사들에 따르면, 개정 근로기준법은 보육현장을 도외시한 탁상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근로기준법 개정 자체는 “보육교직원이 일과 여가의 조화로운 균형을 통해 삶의 질을 높여주기에 환영”하지만, “현재의 부족한 인력과 보육업무 과중 현실을 그대로 두고 시간만 강제적으로 보장하라는 것은 현실과 동떨진 정책”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연합회)는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을 위해 시범으로 “대체인력 투입, 특별활동시간 활용, 통합반 운영 등을 시도했지만, 돌봄의 사각지대가 발생해 아이들 안전과 이에 대한 책임 문제가 생겼으며, 오히려 교사들에게 휴게시간 뒤 업무 가중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강원도 지역 한 공립어린이집 원장은 “어린이집 원아들의 보육의 질은 결국 선생님의 질에 의해 좌우된다"면서 "선생님들이 각종 잡무와 과로에 시달리면, 그 영향이 원아들에게 갈 수밖에 없으므로 그런 면에서 근로기준법 개정과 보육정책 철학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하지만, 인력 예산 업무들을 그대로 놔두고 어린이집 운영자에게 강제로 하라고만 하는 것은 사실상 범법자가 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일단 의무 시행 유예를 하던지, 적용을 하려면 1시간 조기퇴근이나 비용 지불로 대체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당수 교사들도 시행유예를 제외하고, 대체로 이러한 생각에 동감하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반인들이 휴게시간으로 이해하는 점심시간이 교사들에게는 오히려 다른 시간보다 업무가 많은 시간이라며, 정책 당국이 점심시간 등을 휴게시간으로 하는 방향에 대해 비판적이다.

서울시 사립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김 모 교사(45)는 “점심시간은 어린이집 아이들과 함께 식사하면서도 배식하고 식습관을 지도하는 시간이다. 영아반 아이의 경우 아이 입에 한 숟갈 떠넣어주고, 교사도 한 숟갈 먹는 시간”이라며 “점심시간은 양치, 배변, 낮잠준비 등 기본생활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휴게시간으로는 불가능하다. 학부모들도 다 아는 현실인데, 복지부에서 정책을 만드는 공무원들은 모두 미혼자들인가”라고 성토했다.

경기도 안산에서 직장어린이집에 종사하는 신 모 교사(30)도 “정책당국자들은 업무를 경감시킨다면서도 어린이집 평가인증에 문서 관리와 기록업무를 강화하는 이율배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어린이집 교사들은 8시간 근무가 아니라 매일 최소 10시간 이상 근무를 하고 있다. 근로 기준법이 제시한 법적 수당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월차나 생리휴가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그동안 참아왔다”고 울분을 토해내기도 했다.

한편, 이러한 상황에서 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보육종사자의 집단행동도 가시화하고 있다. 연합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전국의 모든 어린이집에 최소 1인 이상의 보조교사 의무 배치 및 예산 편성 집행 ▲ 보육교직원 8시간 근무제와 표준 보육시간 제도화 및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보육료 현실화 ▲ 보육교사 휴게 시간을 기본 보육시간 이후 통합반운영(15시)에 적용 ▲ 근로 기준법 제시 법적수당 보육료 반영 ▲ 문서관리 및 기록 업무 줄이는 방향의 평가인증지표 개선 등을 주장했다.

연합회는 오는 23일에는 이 같은 내용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회 산하 각 어린이집은 이와는 별도로 어린이집 원장과 전체 교사 명의로 이 날 학부모들에게 안내문 보내, 학부모들의 동참을 호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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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5/18 16:27:25 수정시간 : 2018/05/18 19: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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