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조선일보에 보낸 옥중편지서 '검찰이 수사축소' 주장

윤대진 차장검사 "드루킹, '수사축소' 요구 거부하자 허위주장"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 씨가 1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검찰은 18일 조선일보가 게재한 '드루킹 옥중편지' 중 "검찰 관련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드루킹 김모씨는 이날 공개된 옥중편지에서 "최근 며칠 사이 검찰의 태도 변화는 사건을 축소하고 모든 죄를 저와 경공모에 뒤집어 씌워 종결하려 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했다"고 주장했다.

드루킹은 "경찰은 비교적 열심히 수사했으나 검찰에 왔을 때는 사건이 매우 '축소되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검찰은 4월30 일경에는 기조가 바뀌었다면서 당장이라도 김경수 의원을 수사하고 잡아들일 것처럼 하다가 5월14일에는 '그럴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드루킹은 "저는 그나마 사건 수사의 의지가 있는 경찰에 모든 사실을 진술하고 김경수 의원이 기소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썼다.

윤대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13층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윤 차장검사는 "드루킹의 요청으로 지난 14일 수사와 공판을 담당하는 임모 부부장검사가 드루킹을 면담했다"고 밝혔다.

윤 차장검사는 "드루킹은 당시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인 댓글조작 사건에 대해 검사님께 '폭탄 선물'을 드릴테니 자신의 요구 조건을 들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드루킹은 "매크로 등 이용사실을 사전에 김경수 의원에게 이야기해줬다"면서 "김경수 의원의 범행가담 사실을 검찰 조사로 증언해 검찰이 수사 실적을 올리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드루킹은 그 댓가로 "현재 경찰에서 진행 중인 자신과 경공모 회원들에 대한 댓글조작 범행에 대해 수사확대와 추가기소를 하지 말고, 현 상태에서 재판을 빨리 종결시켜 바로 석방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윤 검사는 "면담 검사는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에 대해 수사를 축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경찰에 그런 지시를 하는 등의 요구를 들어 줄 수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면담의 전 과정을 영상녹화했으며 필요시 녹화 내용을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드루킹 변호를 담당하는 오모 변호사는 지난 11일 '드루킹 김모씨가 검사를 면담하고 싶다고 하니 검찰에서 드루킹을 불러서 면담해줬으면 한다"고 검찰에 요청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 14일 오후 드루킹을 검찰로 소환해 오후 2시30분부터 오후 3시20분까지 약 50분간 임모 부부장검사가 면담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날 드루킹은 "현재 경찰에서 수사중인 댓글조작사건에 대해 검사님께 폭탄 선물을 드릴테니 자신의 요구조건을 들어달라"고 제안했다.

드루킹은 "매크로 등 이용사실을 사전에 김경수 의원에게 이야기해줬다"면서 "김경수 의원의 범행가담 사실을 검찰 조사로 증언해 검찰이 수사 실적을 올리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드루킹은 그 댓가로 "현재 경찰에서 진행 중인 자신과 경공모 회원들에 대한 댓글조작 범행에 대해 수사확대와 추가기소를 하지 말고, 현 상태에서 재판을 빨리 종결시켜 바로 석방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임 검사는 바로 거절했다.

임 검사는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에 대해 수사를 축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경찰에 그런 지시를 하는 등의 요구를 들어 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드루킹은 "검찰이 자신의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17일로 예정된 경찰 조사에서 폭탄 진술을 다 하겠으며 변호인을 통해 언론에 다 밝히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임 검사는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 "댓글수사 축소 요구를 들어줄 수 없으니 경찰에 가서 사실대로 진술을 하고, 알아서 하라"고 말한뒤 면담을 종료했다.

임 검사는 이 내용을 상부에 보고했다.

검찰은 당일 오후 3시40분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에게 드루킹과의 면담 내용을 통보했다.

이때 검찰은 '드루킹이 17일로 예정된 경찰 조사에서 김경수 의원에 대해 진술하겠다고 했으니 잘 조사하라'고 전했다. 실제로 경찰 수사팀은 17일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드루킹을 조사했다.

한편 드루킹은 조선일보에 보낸 옥중편지에서 "다른 피고인의 조사시 모르는 검사가 들어와 '김경수와 관련된 진술은 빼라'고 지시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검찰은 "전혀 사실 무근"이며 누구든 그런 말을 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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