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법무장관 "총장에게 엄정 처리 강조"…문무일 검찰총장 "검찰권 바른 행사 관리"

수사단 "문 총장, 공언과 달리 수사 관여"…안미현 검사 "문 총장도 강원랜드 수사 외압"

강원랜드 채용 비리 및 수사 외압 의록을 받고 있는 강원도 강릉 지역구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 사진=연합뉴스TV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16일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국민의 의혹이 없도록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를 정상절차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히 처리해줄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사 인사제도 개선 방안'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국민들이 우려하고 계시는데 이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하루전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문무일 현 검찰총장 역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무일 현 검찰총장 역시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2월4일 안 검사는 '2017년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당시 안 검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같은 당 염동열 의원, 모 고검장, 검찰 수뇌부 등을 지목하며 외압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의원은 강원 강릉이 지역구다.

권 의원은 '2013년 11월, 자신의 비서관이었던 김모씨를 채용하도록 강원랜드에 청탁한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당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를 지휘하던 이영주 춘천지검장은 권성동 의원을 소환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검사는 15일 기자회견에서 "문무일 총장이 지난해 12월 이영주 지검장을 심하게 질책한 것은 당시 춘천지검에 근무한 직원들 대부분이 아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 단장인 양부남 광주지검장. 사진=연합뉴스 자료
안 검사의 기자회견 몇시간 뒤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도 3쪽짜리 보도자료를 내 문무일 총장에게서 구속영장 청구 보류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보도자료에 따르면 수사단은 지난 1일 문 총장에게 '한국당 권성동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계획을 보고했다.

그러나 문 총장은 '전문자문단'을 대검찰청에 구성해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라고 지시했다.

수사단은 또 "수사외압에 연루된 고위 검사들을 기소하기로 결정하고 객관적 검증을 받기 위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해달라고 문 총장에게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수사단은 보도자료에 "총장이 수사단 출범 당시의 공언과 달리"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고 이례적으로 명기해 직속상관인 문 총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문무일 총장은 안미현 검사의 폭로 이틀만인 2월7일, 별도의 독립적 수사단을 출범시켰다.

당시 문 총장은 '수사 기한을 두지도 않고, 수사 도중 보고도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문 총장은 수사팀 구성에도 관여하지 않았다.

이후 수사단은 권성동·염동열 의원의 사무실, 대검찰청 반부패부, 법무부 검찰국까지 압수수색하는 등 실체 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결국 권성동 의원의 신병 처리 등을 놓고 문 총장과 수사단 사이에 갈등이 발생했고 15일에는 급기야 수사단이 사실상 문무일 총장을 비판하는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출근길에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루뒤 문무일 총장은 일체의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문 총장은 16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수사단에 전문자문단 구성을 지시한 것은 총장의 적법한 직무 행위'였다고 강조했다.

문 총장은 "검찰권이 바르게 행사되도록, 공정하게 행사되도록 관리·감독하는 것이 총장의 직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법률가로서 (강원랜드 인사청탁 및 수사외압 의혹 수사가) 올바른 결론이 나도록 그 과정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검사 인사제도 개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몇시간 뒤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인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직접 나섰다.

박상기 장관은 "사건 수사 과정에서 수사 관계자의 의견이나 주장이 언론을 통해 표출되고 그로 인해 검찰 조직이 흔들리는 것처럼 비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장관은 "강원랜드 의혹 사건도 정상절차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처리돼 불필요한 논쟁이 정리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조만간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에서 강원랜드 사건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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