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공모 회원 B씨 "드루킹, 대선 후 '노무현 죽음'에 문재인이 관여했다고 말해"

경공모 회원 C씨 "드루킹, 경공모를 다단계 회사처럼 운영…회원간 전화 금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및 ‘대한민국 헌정수호 한국당 투쟁본부 발대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전현정 기자] '드루킹'(48) 등 3명이 17일 구속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검·경에 '드루킹사건' 수사를 맡길 수 있겠느냐"며 "특별검사로 가야 진실을 밝힌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의원들도 이날 국회에서 '대한민국 헌정수호 한국당 투쟁본부' 발대식을 갖고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드루킹 사건'에 대한 특검을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드루킹 사건'에 대해 "정권 실세 김경수 의원의 여론조작 게이트 사건을 19대 대선 불법 여론조작 게이트로 규정한다"고 주장했다.

하루전에는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과 김경진 의원을 비롯한 당원들이 '드루킹 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를 촉구하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항의방문 했다.

드루킹의 개인 블로그.
'드루킹 사건'은 온라인에서 '드루킹'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전(前) 더불어민주당원 등 3명이 여론조작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다.

일부 언론과 보수 야당은 배후로 대표적인 '친 문재인' 인사이자 '경남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경수 민주당 의원을 지목했다.

그러나 김경수 의원은 15일과 16일 두차례의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드루킹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도 김 의원의 설명과 맥을 같이하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밝혔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올해 1월17일 밤 10시~18일 새벽 2시45분, '매크로 프로그램'(같은 작업을 단시간에 반복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해 문재인정부 비판 댓글에 집중적으로 '공감'을 클릭한 '드루킹' 등 3명을 체포해 수사하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당시 이들이 여론조작 대상으로 삼은 글은 정부가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결정을 내렸다는 기사였다.

'드루킹' 등은 기사에 달린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하는 거다. 국민들 뿔났다' '땀 흘린 선수들이 무슨 죄'라는 2개의 댓글에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 '공감'을 각각 606번과 609번이나 클릭했다.

이 조작에 '드루킹'은 자신이 개설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의 아이디(ID) 614개를 이용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당원 댓글공작'에 연루됐다는 한 매체 보도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 수사결과 '드루킹'은 김경수 의원에게 2016년 11월~2018년 3월까지 '특정 기사에 대해 무엇인가를 했다는 (자신들의 활동) 결과' 등의 텔레그램 메시지 수백통을 보냈다.

이에대해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드루킹'이 김경수 의원에게 활동사항을 보낸 문자가 있으나 꼭 '주고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찰도 같은 날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이 일방적으로 보낸 텔레그램 메신저를 대부분 확인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드루킹'은 범행 이틀 전인 1월15일 한 회원이 대화방에 올린 매크로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사용했다.

또한 '드루킹'은 자신의 카페 회원들을 일본 오사카 총영사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인사청탁했다는 내용을 스스로 대화방에 올렸고 이 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3월 김경수 의원 보좌관에게 텔레그램으로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다.

'드루킹'은 당시 김경수 의원에게도 협박 의도가 담긴 메시지를 보냈으나 김 의원이 메시지를 열어보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민주평화당 이용주(가운데) 의원과 김경진 의원을 비롯한 당원들이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관련 특별검사 수사를 촉구하며 16일 오전 서초구 대검찰청을 항의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공모에 2015년 중반 가입해 활동했던 B씨는 16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드루킹'이 평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문재인 대통령이 관여했거나 최소한 책임이 있다"고 말해왔다고 증언했다.

B씨는 이날 '지난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캠프 지지운동을 펼친 '드루킹'이 이후 '오사카 총영사' 요구 등이 김경수 의원에 의해 거절되자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 수위를 계속해서 높여갔다"고 밝혔다.

B씨는 "'드루킹'은 문재인 정권에 반기를 들(도록 회원들을 동원하)기 위한 내부논리가 필요했다"면서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 김경수 의원, 윤건영 상황실장 등이 제수이트·프리메이슨·일루미나티, 이런 가톨릭 사제 집단이고 그들이 청와대를 장악했다고 (회원들에게 반복적으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이런 연장선상에서 '드루킹'이 평소 "문재인 대통령이나 핵심 멤버들인 제수이트가 안희정 충남지사를 날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문 대통령이 관여했거나 최소한 책임이 있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B씨는 '드루킹'이 "처음에는 진보 정당 정치인 두 명(노회찬·유시민)을 접촉해서 지금은 유모 작가라고 불리는 분은 고사하고, 나머지 한 분은 우리 '경공모'가 후원 활동을 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는데 그 후 관계가 멀어졌다"고 설명했다.

이후 대통령선거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드루킹은 "민주당 쪽으로 줄을 대기 시작했고, 2~3명 정도 접촉을 했었는데 그 중 선이 닿았던 게 김경수 의원이었다"면서 "'드루킹'은 회원들에게 민주당 가입을 독려하고 가입비를 내서 진성 당원이 돼라. 그리고 주변 지인들에게 민주당 가입 운동을 독려하도록 했었다"고 B씨는 전했다.

'드루킹'은 선거가 끝난뒤 김경수 의원이 '논공행상'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오사카 총영사 등)를 들어주지 않자 안희정 지사와 접촉을 했다.

B씨는 "안희정 지사의 강연도 성사되고 회원들 호응이 굉장히 많았다"면서 그런데 "안희정 지사가 미투로 낙마하자 '드루킹'은 '청와대의 제수이트가 안희정 지사를 낙마시켰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드루킹'이 왜 '오사카 영사' 자리를 김경수 의원에게 요구했는지에 대해 B씨는 "'드루킹'은 평소 인간의 운세를 보는데 통달했다고 자부를 했었는데 어느날 '일본이 침몰할 것'이라는 예언을 했다"며 "일본이 대침몰하고 나면 거기서 발생하는 많은 이재민들이나 피난민들을 개성공단으로 이주시키고, 이주하는 일본인들의 이주비용 등 유·무형의 자산들을 우리 '경공모'의 자금으로 쓰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B씨는 이어 "좀 더 황당한 이야기는 ('드루킹'이) 일본의 해상자위대 함대를 인수해서 향후 있을 중국 내전에 우리가 투입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면서 "자기가 한다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정부를 통해서 한다는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이야기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 실세 김경수 의원의 여론조작 게이트 사건을 109대 대선 불법 여론조작 게이트로 규정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음날인 17일에는 2015년부터 경공모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활동을 했다는 또다른 회원의 증언이 나왔다.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C씨는 경공모가 "다단계 회사 같았다"고 말했다.

C씨는 "2015년에 첫 모임을 갔을 때 자신을 삼성 이건희 회장 주치의라고 소개한 한방학과 교수가 소개하는 '유산균 음료수'를 경공모가 판매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C씨는 또한 "경공모 (스탭 중)에는 무역업자 세명이 있었는데 파키스탄 원당을 들여와서 회원들한테 좀 비싼 가격으로 팔았다"고도 말했다.

C씨는 "그 외에도 경공모에는 기상청에 계신 분, 강력계 형사, 남편이 공무원이시거나 교사 분도 계셨다"면서 "특히 건강음료 같은 걸 만들어서 팔다보니까 여자 회원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C씨는 "강연비가 한 달에 9만원씩 됐는데 열성멤버들이 한 500명 이상 돼서 물건도 많이 팔고 자체에서 만드는 원당, 비누 등을 다 회원들이 샀다"고 말했다.

C씨는 "제가 등급이 낮은 편도 아닌데도 재정적인 것은 (드루킹이) 공개를 안 해서 모른다"며 이런 수입이 드루킹의 자금원이 됐을 것으로 추론했다.

한편 C씨는 "사실은 김경수 의원이 좀 운이 없게 연루되신 것 같다"면서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저도 제보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C씨는 "사이비(교주)처럼 변질된 '드루킹'이 자기 회원들한테 워낙 말로 약속한 것들이 사실 많았다"면서 "자기 활동의 정당성을 증명하고 과시하려고 정치인을 끌어들인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C씨는 그러나 "('드루킹'이) 회원들간의 접촉이나 전화통화를 금지"해서 이상한 부분을 깨닫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C씨는 "너무 이상해서 사실관계를 제가 확인 해보니까 '드루킹' 말과 좀 달랐다"면서 "('드루킹'은) 저희에게 계속 김경수 의원과 접촉을 하고있다고 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을 해 보니까 거의 일방적으로 계속 문자를 날리고 무리한 요구를 한 게 아닌가 (추정한다)"고 말했다.

C씨는 "비선실세를 지금 뒤집고 된 문재인 정권인데 '드루킹'이 너무 그런 정권의 특성을 무시하고 자신이 비선실세 행세를 하려고 한 게 아닌가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C씨는 '경공모는 김경수 의원의 댓글부대가 아니었다'면서 "대선 때는 '드루킹'이 블로그에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일주일에 거의 한 편씩 썼고 전 회원들이 거의 새벽 두세 시까지 밤을 설쳐가면서 퍼 나르는 활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C씨는 "그리고 매크로는 대선 때 사용되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면서 "저희가 다 직접 (손으로) 했다"고 말했다.

C씨는 "저희는 보수를 받은 것도 전혀 없었다"면서 '소액주주 운동을 돕고 경제적 민주화를 돕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활동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