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안팎 높은 무임승차률도 '과제'…나란히 달리는 4호선 혼잡 감소

서울 시내 최초의 경전철로 관심을 모은 우이신설선이 이달 10일로 개통 100일을 맞은 가운데, 이용객이 여전히 예상치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으로 드러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우이신설선 개통에 따라 기존 4호선 성북·강북구 인근 구간 이용객은 수요 분산으로 다소 감소해 혼잡도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9월 2일 개통한 우이신설선의 일평균 승차 인원은 9월 6만6천790명, 10월 6만4천123명, 지난달 7만2천115명으로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서울시가 당초 예상한 하루 이용객 수가 13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달에야 처음으로 예상치의 절반을 넘겼다는 뜻이다.

지난달을 기준으로 역별 일평균 승차 인원을 살펴보면 4호선과의 환승역인 성신여대입구역이 1만8천3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2호선과의 환승역인 신설동역 1만3천897명, 6호선과의 환승역인 보문역이 7천563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일반역 가운데에서는 북한산보국문역이 5천49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평균 승차 인원이 가장 적은 곳은 삼양역으로 1천859명에 그쳤다.

개통 당시부터 우려가 제기된 높은 무임승차 비율은 개통 3개월이 지났어도 소폭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이신설선의 월별 무임승차 비율은 9월 32.3%, 10월 31.5%, 11월 29.7%로 각각 집계됐다.

현재 서울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65세 이상 노인,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이다. 그러나 무임승차객 가운데 실제로는 노인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우이신설선을 타는 이들 가운데 꽤 많은 수가 노인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특히 지난해 서울 지하철 전체 승객 가운데 무임승차 노인 비율이 11.4%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이신설선의 무임승차 비율이 유독 높아 운영사와 시 교통 당국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이신설선은 강북구 북한산우이역을 출발해 1·2호선 환승역인 동대문구 신설동역까지 11.4㎞를 약 23분에 주파하는 노선이다. 지하철이라고는 버스를 한 번 갈아타야 접할 수 있는 4호선밖에 없던 인근 지역 주민에게는 '단비'와 같은 도시철도다.

실제로 서울교통공사가 집계한 '4호선 창동∼동대문 구간 일평균 승·하차 인원'을 보면 우이신설선 개통 이후 이 지역 4호선 이용객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늘 혼잡했던 이 구간의 수요를 어느 정도 분산하는 데는 성공했다는 분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우이신설선과의 환승역인 4호선 성신역대입구역 평일 일평균 승차 인원은 올해 9월 2만9천417명이었지만, 10월에는 2만8천183명으로 일평균 1천명 이상 줄었다. 이는 지난해 9월(3만1천828명), 같은 해 10월(3만1천97명)의 승차 인원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4호선 미아사거리 역시 지난해 9월 평일 일평균 3만7천182명, 10월 3만6천882명이 승차했지만, 우이신설선 개통 이후인 올해 9월 3만4천491명, 10월 3만4천210명으로 일평균 3천명 가량 줄었다.

이 같은 추세는 쌍문·미아·길음역 등 이 지역을 지나는 4호선 역들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4호선 강북구 구간은 출·퇴근 시간이면 2호선 못지않게 매우 북적이는 구간"이라며 "우이신설선 개통으로 혼잡이 다소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 것 같다"고 짚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지역이 도심보다는 노인 인구가 높은 편이고, 북한산을 찾는 이들과 어우러져 무임 비율이 높은 것 같다"며 "아직 개통 3개월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이신설선 이용 수요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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