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이父 "고3된 딸, 무사히 수능시험 잘 치렀다…불안감 없애주는 정부 기대"

'조두순 출소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이 24일 54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 청원은 63일이 경과한 11월7일에야 20만명을 넘겨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내놓기로 한 조건(30일내 20만명)을 충족하지는 못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여덟살 나영이(가명)를 잔혹하게 때리고 강간한 조두순(65)의 2020년 출소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4일 54만명을 넘어섰다. 나영이에 대한 신변 보호 강화 조치가 만들어질지 주목된다.

나영이 아버지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나영이의 근황을 밝힌뒤 조두순의 얼굴 등 신상 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고3으로서 하루전 2018 대입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나영이에 대해 "아이가 참 힘든 학창시절이었다"면서 "그래도 기죽지 않고 의젓하게 무사히 수능 잘 치르고 친구들하고 재미있게 놀다왔다"고 설명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아이한테는 (공부도 공부지만 생활 자체가) 전쟁이다시피 하다"면서 "아마 '설사병 걸린 사람' 이라면 이해가 되실 것"이라고 토로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생활하는 데 굉장히 힘들고 아마 어제 수능 보면서도 화장실을 가야 하는데 못가고 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면서 "아이가 그렇게 힘들면서도 학교를 어떤 때는 컨디션이 안 좋으면 쉰다고 할 법도 한데 한 번도 결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경기 안산시 단원구 한 교회 앞에서 같은 동네에 거주 중인 초등학생 나영이를 교회 안 화장실로 납치해 강간 상해 범죄를 저질렀다.

검찰은 2009년 조두순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음주 때문에 심신이 미약해졌다는 조두순의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그는 2020년 12월 만기 출소한다.

나영이 아버지는 이날 조두순의 얼굴 등 신상 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벌써 9년 아닙니까. 머리를 짧게 깎는다든가 염색을 한다든가 하면 어떻게 알겠습니까, 모르지"라고 말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저 역시도 (조두순을) 재판 때만 봤지 이 사람이 출소됐을 때는 옆에 와서 같은 자리에 앉아 있다 할지라도 몰라볼 정도로 변한 건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그러면 그런 범죄자는 공개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이 사람의 포악성이라는 것은, 정말 그 사람을 직접 들어보고 범죄사실을 보지 않으면 모른다"면서 "저희 아이를 응급실에서 봤을 때 그 얼굴은 정말…, 제 입으로 다 표현을 못할 정도로 엉망으로 만들어놨다"고 말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저도 제 딸인지를 모를 정도로 그렇게 아이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어놨었다"면서 "그렇게 잔인한 범죄자를 방치한다면 이건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현행법상 '판결이 확정된 사건에 대해 똑같은 내용의 공소 제기는 불가하다'는 일사부재리 원칙 때문에 조두순의 형량을 늘리는 건 불가능하다.

나영이 아버지는 이에대해 "들었다. 그러나 찾아보면 분명히 방법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중처벌이네 이런 얘기가 나올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 불안감을 이번 기회에는 정말 좀 내놓는, 그런 정부가 됐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조두순 출소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54만5759명이 참여했다. 9월6일 시작된 이 청원은 청와대 국민청원 가운데 최다 추천 수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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