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JSA 귀순병 사건의 '맥드리미'는 이국종 교수"

이국종 교수 "나는 연간 10억원의 적자를 만드는 원흉이 됐다"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가 22일 2차 브리핑을 통해 "환자는 사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진우 기자] 심각한 총상을 입은 '공동경비구역(JSA) 귀순병'의 생명을 구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와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코너에 올라온 '권역외상센터(이국종 교수님) 추가적, 제도적, 환경적, 인력 지원' 청원은 23일 오후 3시 기준으로 14만명 이상이 동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 귀순병의 회복을 위해, 한국인들이 이 의사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란 제하의 기사에서 이국종 교수를 조명했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WP는 "대담하면서도 세심한 매력남 의사 없이는 의학 드라마가 완성되지 않는다"며 "이번 사건의 '맥드리미(McDreamy·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남주인공의 애칭·완벽남)'는 이국종 교수"라고 규정했다.

WP는 'JSA 귀순병'의 탈출, 수술과정 등을 드라마 처럼 전한 뒤 드라마를 완성하는 '맥드리미' 이국종 교수의 이력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이국종 교수는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부상한 석해균 선장의 수술을 맡아 이미 주목받은 바 있으며, 한국 의학 드라마 '골든타임'과 '낭만닥터 김사부'의 실제 모델이 되기도 했다. 이 교수는 36시간씩 일하며 현재 한쪽 눈이 실명까지 된 상태다.

또한 WP는 한국 군 정보장교들이 겨우 의식이 회복된 'JSA 귀순병'을 심문하려 했지만, 이 교수가 "심문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되려면 한 달 정도 걸릴 것"이라며 이를 막았다는 에피소드도 전했다.

WP는 한국의 엄격한 총기 규제로 좀처럼 총상 환자를 치료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국종 교수의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전반적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코너에 지난 17일 '권역외상센터(이국종 교수님) 추가적, 제도적, 환경적, 인력 지원'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국종 교수가 병원 인근 구청으로부터 환자 이송용 헬기소음 민원에 대한 공문을 받는 현실이 한탄스럽다"며 "의료시스템의 문제와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권역외상센터'는 2011년 1월 석해균 선장 사건으로 외상에 대한 대국민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후 설치사업이 시작됐지만 만성 적자에 허덕이며 답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국종 교수는 지난 9월 발행된 아주대학교 교수회 소식지 '탁류청론' 50호에 "나는 연간 10억원의 적자를 만드는 원흉이 됐다"고 기고했다. 이 교수는 "나는 일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불러오는 조직원이었다"며 "무고했으나 죄인이었다"고 비참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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