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당선된 설정 스님이 당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에 당선된 설정 스님(75)이 숨겨둔 자녀가 있다는 의혹을 조만간 소명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설정 스님은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선증을 받은 직후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은처자 문제와 재산 문제의 사실관계를 말해달라'는 요청에 위와 같이 말했다.

설정 스님은 "제 의혹에 대해서는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지 깔끔하게 소명하겠다"며 "그것이 소명되지 않고서는 종단의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앞서 설정 스님은 자신에게 숨겨둔 딸이 있다고 보도한 교계 언론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바 있다.

설정 스님은 이어 마곡사 금권선거 논란이나 용주사 주지가 자녀를 뒀다는 의혹 등 종단을 둘러싼 추문과 관련, "종도 및 스님들과 함께 논의해 그런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가 '정화'를 한 지 70년이 다 돼간다. 스님이 스님다운 것을 의미하는 정화 정신을 되살리겠다"며 "우리 승려들이 진실하고 청정하다면 사부대중이 신뢰하고 따르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교단이 안팎으로 매우 위중한 시기"라며 "달리는 말은 발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마부정제의 뜻을 거울삼아 종단 발전에 쉼 없이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정화'는 지난 1955년 8월 대한불교조계종 출범의 계기가 된 사건을 말한다. 1954년 이승만 전 대통령이 '결혼한 승려는 중이 아니니 절에서 떠나라'는 유시를 내리면서 당초 한 뿌리였던 조계종과 태고종은 갈라졌다.

특히, 정화를 계기로 출가 후 독신으로 수행하는 삶을 강조하는 조계종이 결혼을 허가하는 태고종을 압도하며 현재까지 세력을 키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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