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유리정원' 기자회견

강수연, "영화제 주인공은 영화, 관객이어야 할 것"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진행된 개막작 기자회견에는 강수연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신수원 감독, 배우 문근영, 김태훈, 서태화, 박지수, 임정운 등이 함께 참석했다. 사진=윤나리 기자 제공
[부산=데일리한국 윤나리 기자]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유리정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첫 선을 보였다.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진행된 개막작 기자회견에는 강수연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신수원 감독, 배우 문근영, 김태훈, 서태화, 박지수, 임정운 등이 함께 참석했다.

신수원 감독은 “식물인간이라는 단어에서 영감을 떠올렸다”며 “세상에서 상처를 입고 꿈이 짓밟힌 여성을 보면서 나무화하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영화제작 이유를 밝혔다.

신 감독은 “내면적으로 강한 의지가 있지만 겉으로는 내성적이고 연약한 여성이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고 결국 꿈을 이루는 인물로 관객들에게 보여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 불거진 문화계 블랙리스트, 정치적 외압 논란에 놓인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재작년부터 부산영화제가 어려움을 겪었다. 블랙리스트로 문화예술인들을 분류해서 표현의 자유를 막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매우 비상식적인 행위다."

그는 또한 “유리정원을 보면 4대강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과거 정권에서 이 영화를 틀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소한 문제에도 블랙리스트라는 잣대를 들이댔는데 나는 운좋게 피할 수 있었다"며 " 앞으로도 이런 일은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현재 영화감독조합에서 영화제 보이코트를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대신 조합원들에게 지침들이 있었는데 그것은 자발적인 참여는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영화제 개막작으로 작품이 이미 결정된 상태여서 고민을 했다”며 “개인의 입장으로 참석하기 보다는 스텝과 배우들의 노력을 생각하며 참석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자본이 도와주지 않는 작품을 발굴해내는 영화제라는 의미에서 잘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수연 위원장은 “영화제를 키워주신 것은 관객이며, 영화제의 주인공은 영화와 관객이 돼야 한다. 앞으로도 10년, 50년 후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나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존재하고 아름다운 영화들이 지켜져야 하고 부산국제영화제는 영원히 길이 남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개막작 유리정원은 한 과학도가 타인에 의해 자신의 꿈이 짓밟힌 무명소설가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내용으로, 여인의 사랑과 아픔을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신수원 감독 특유의 독특한 스타일로 표현한 미스테리 환타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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