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 백신에서 4가 백신으로 변화 추세

동아에스티·사노피파스퇴르 경쟁 가세

사진=고대구로병원 제공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시즌이 돌아온 가운데, 국내외 제약사들의 4가 독감 백신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4가 독감백신은 한 번의 접종으로 네 종류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차세대 백신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과 B형 2종을 모두 포함한다.

기존의 3가 백신을 맞고도 B형 독감에 걸리는 사례가 늘면서 2012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 등 의료계는 4가 백신 접종을 권하고 있다. 이처럼 4가 백신 선호 경향이 짙어지면서, 올해 독감 백신 경쟁은 '4가백신 대전(大戰)'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독감백신 시장은 3가와 4가를 합산해 연간 6000억원 규모로, 올해는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4가 독감백신을 허가 받아서 시장에 내놓는 제약 기업은 한국GSK, SK케미칼, 녹십자, 일양약품, 한국백신, 보령바이오파마, 동아에스티, 사노피 파스퇴르 등 총 8개 기업, 9개 품목이다.

이 중 GSK는 2015년 국내 최초로 4가 백신 '플루아릭스테트라'를 출시하고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여기에 국내 기업인 녹십자와 SK케미칼이 각각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스카이셀플루를 내놓고 바짝 추격하며 국내 백신 시장에서 3강을 형성했다.

올해는 사노피 파스퇴르와 동아에스티, 보령바이오파마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음에 따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지난해 녹십자의 원료를 사용한 '보령플루V테트라'를 비롯해 또 다른 모델인 '보령플루Ⅷ테트라'를 출시하며, 동아에스티의 '백시플루', 사노피 파스퇴르의 '박씨그리프테트라'도 시장에 합류한다.

독감 백신 업체와 품목이 대폭 늘어남에 따라 매년 독감 유행 시기에 빚어졌던 백신 부족 현상이 해소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에 공급된 4가 백신물량은 약 800만명이며, 올해는 1200만명분이 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국내에서는 보통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독감이 유행하며, 독감백신 접종은 독감 유행 시기와 면역 효과 지속 기간을 고려하는 게 권장된다.

독감백신을 접종한 뒤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생성되는 데는 약 2주 간 소요되며, 항체는 약 6개월 간 몸 안에 유지돼 면역 효과를 지속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달부터 만 65세 이상, 생후 6~59개월 대상으로 독감 백신을 무료접종하고 있다. 무료 예방접종은 3가 백신으로 이뤄지며, 4가 독감백신의 경우 비용이 발생한다.

한편, 백신 접종 외에도 독감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에 개인 위생에 철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독감 환자의 분비물에 오염된 물건을 만지기만 해도 전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외출 후에는 반드시 2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손을 세척하고 양치해야 한다. 실내에서는 규칙적으로 환기하고 적절한 실내 온도·습도를 유지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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