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삼성 청탁 없었다"·최순실 "업무에 개입 안 해"

'빙상스타' 이규혁 나와 최순실 역할, 후원 경위 등 증언

이규혁씨가 지난 2월 17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씨와 장시호씨, 김 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재판에서 증언한 뒤 법원을 빠져나가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뇌물수수 통로 역할을 한 의혹을 받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전직 전무이자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규혁씨가 21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속행공판을 열고 이씨를 증인으로 소환한다.

영재센터는 표면적으로 동계스포츠 메달리스트들이 '재능 기부' 형태로 유망주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실상은 최씨가 사익을 채우기 위해 조카 장시호씨를 내세워 설립했다는 의혹을 받는 단체다.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영재센터가 삼성그룹에서 후원금 명목으로 받은 16억2천800만원이 '제3자 뇌물'이라고 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등 그룹의 현안에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기 위해 영재센터와 미르·K스포츠재단을 지원해 뇌물을 건넸다는 것이다.

검찰과 특검은 장씨를 도와 영재센터 운영에 참여했던 이씨를 상대로 최씨가 센터에서 어떤 지위였는지, 삼성이 후원금을 낸 경위가 무엇인지 확인할 방침이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고 맞서고 있고, 최씨도 센터 업무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공방이 예상된다.

이씨는 앞선 국정농단 재판에도 증인으로 나온 바 있다. 2월 최씨와 조카 장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재판에 출석했고, 5월에도 이 부회장의 재판에 출석해 증언했다.

이씨는 당시 "장씨가 '기업 후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으나 '김 전 차관이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구체적인 부분은 모른다고 답했으며 최씨에 대해서도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후 알게 됐다고 했다.

한편 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는 이날 우병우 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의 속행공판을 열고 윤모 문체부 과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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