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혼 증가 따른 노후소득 확보 현상…여성 수급자 88% 압도적

이혼 후에 배우자의 국민연금을 나눠 갖자며 '분할연금'을 신청해서 받는 수급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30년 이상 같이 살다가 헤어지는 황혼이혼이 증가하면서 노후소득을 확보하려다 보니 빚어지는 현상으로 보인다.

14일 국민연금공단과 통계청에 따르면 분할연금 수급자는 2010년 4천632명에 불과했던 분할연금 수급자는 올해 1월 2만100명으로 2만명선을 넘어선 데 이어 5월말 현재 숫자가 2만1천901명까지 올라갔다.

연도별로 보면 2011년 6천106명, 2012년 8천280명, 2013년 9천835명, 2014년 1만1천900명, 2015년 1만4천829명, 지난해 1만9천830명으으로 꾸준한 증가세다.

5월 기준 분할연금 수급자를 성별로 보면, 여자 1만9천409명(88.6%), 남자 2천492명(11.4%)으로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렇게 분할연금 수급자가 느는 것은 한 공간에서 수십 년을 함께 생활하다가 갈라서는 노부부가 느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통계청의 '2016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혼인지속 기간 20년 이상의 이혼이 전체(10만7천300건)의 30.4%로 가장 많았다. 이를 세분화하면 혼인지속 기간 20∼24년이 12%였고, 25∼29년 8.3%, 30년 이상 10.1% 등이었다.

특히 30년 이상의 황혼이혼 건수는 10년 전보다 2.1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분할연금은 다른 선진국의 사례에 따라 가사와 육아로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이혼 배우자의 노후소득을 보장하려는 취지로 1999년 도입됐다.

다만 분할연금을 청구해서 받으려면 몇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법적으로 이혼하고, 혼인 기간 5년 이상을 유지하며 이혼한 전 배우자가 노령연금을 탈 수 있는 수급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연금 분할비율은 당사자 간 협의나 재판을 통해 정할 수 있다.

분할연금 선(先)청구 제도가 올해 처음 시행되면서 혼인 기간을 5년 이상 유지하고 이혼했다면 이혼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전 배우자의 노령연금을 나눠 갖겠다고 미리 청구할 수 있다.

분할연금 수급권을 취득하면 재혼하거나 이혼한 배우자가 숨져 노령연금 수급권이 소멸 또는 정지되더라도 이에 상관없이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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