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의 증언 "박 전 대통령이 당시 안종범 경제수석에게 SK의 미르재단 출연금 액수 물어봐"
최태원 회장, 워커힐 호텔의 면세점 사업권, CJ 헬로비전 인수·합병 문제 등도 건의했음을 인정하기도
최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
최회장의 증언과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날 면담 자리에는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도 배석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최회장과 박 전 대통령 등 두 사람만 대화를 나누다가 최 회장이 '규제 프리존' 등 경제 관련 이야기를 꺼내자 박 전 대통령이 "이런 전문적인 이야기는 안 수석이 함께 들어야 한다"며 안가 내 대기실에 있던 안 전 수석을 데리고 들어왔다는 전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SK는 미르·K재단에 얼마를 출연했지요?"라고 물었고, 이에 안 전 수석이 "111억원을 출연했다"고 답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최 회장에게 "SK그룹이 미르·K재단에 출연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가이드러너' 사업에 대한 도움도 요청했다고 증언했다.
최 회장은 검찰측이 "대통령 면담 이후 이형희 당시 SK텔레콤 부사장과 통화하면서 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본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또 당시 독대에서 워커힐 호텔의 면세점 사업권, CJ 헬로비전 인수·합병 문제 등도 건의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 역시 박 전 대통령은 "알았다"고만 말했다고 최 회장은 전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동생 최재원 부회장의 가석방을 완곡히 부탁했으나, 박 전 대통령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추가 언급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