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의 한 원룸에서 인터넷 수리 기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를 받는 고객 A(55)씨가 18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온라인뉴스팀] 한국 사회가 분노조절장애로 큰 몸살을 앓고 있다.

분노조절장애란 정신적 고통이나 충격 이후에 부당함, 모멸감, 좌절감, 무력감 등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부적응 반응의 한 형태로 결국 '묻지마 살인'을 불러오기도 한다.

최근 경남 양산의 아파트 밧줄 절단 추락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충북 충주에서 인터넷 수리기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18일 충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피의자 A(55)씨는 사건 당일인 지난 16일 오전 인터넷 수리 요청을 받고 자신의 원룸을 찾아온 B씨를 보자마자 "당신도 갑질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며 집에 있던 흉기를 들어 B씨를 향해 사정없이 휘둘렀다.

B씨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 헬기로 인근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찔린 상처가 심해 결국 숨졌다.

경찰은 평소 인터넷 속도가 느린 것에 불만을 품고 있던 A씨가 수리를 위해 찾아온 B씨에게 화풀이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보고,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일정한 직업 없이 이곳저곳을 떠돌며 홀로 원룸에서 생활해온 A씨는 평소 속도 등 인터넷 서비스에 불만을 품어 왔으며, 어느 순간부터 해당 업체가 자신에게 일부러 인터넷 속도를 느리게 제공한다고 생각해오다 수리기사 B씨를 보자 분노가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8일 오전 경남 양산시의 한 15층 아파트 외벽에서 작업하던 김모(46)씨는 휴대전화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며 주민 서모(41)씨가 홧김에 밧줄을 잘라버리는 바람에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지난 13일에는 연세대의 대학원생 김모(25)씨가 지도교수와 의견 충돌을 빚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질책을 받자 ‘텀블러 폭탄’을 제조한 뒤 배달해 지도교수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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