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으로 인한 고혈압 등 성인병을 예방에 도움

구취를 없애며 치아를 희게 하고 주독을 풀어줌

단맛과 쓴맛은 식욕을 잃기 쉬운 여름철에 최상

상추겉절이
[전문가 칼럼=최만순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장]상추처럼 전 세계에서 날것으로 식용하는 것이 또 있을까? 상추는 식욕을 잃기 쉬운 여름철에 좋은 야채다. 상추 재배 역사는 오래됐다. 기원전 4500년경의 이집트 벽화에도 기록돼있다. 그리고 기원전 550년 페르시아 왕의 식탁에도 올랐다고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리스 로마시대에도 중요한 채소로 재배를 했다. 한국에는 중국을 통해 전래됐다고 한다. 현재는 한국과 아시아, 유럽, 구미 등 많은 지역에서 재배한다. 재배되는 상추는 결구상추, 잎상추, 배추상추, 줄기상추 등 4가지 종으로 크게 나뉜다. 우리나라는 주로 잎상추를 재배하며 최근에는 결구상추도 많이 재배한다. 상추는 '와거'라고도 한다.

중국 송대(宋代)의 한림승지를 했던 도곡(陶谷 903-970)은 당시대의 모든 생활사를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한 소설 청이록(淸異錄 964)을 썼다. 여기서 상추를 와국에서 건너온 풀이라 하여 '와'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한치윤(韓致奫 1765~1814)이 저술한 해동역사(海東繹史 우리나라 단군이래 고려시대까지 사적을 뽑아 기록한 역사서)에서 중국 청대(淸代)의 고사기(高士奇 1645-1740)가 지은 천록지여(天祿識餘 춘추시대부터 청대까지 전해지는 각종 지리, 지명의 근원 및 생활잡사를 기록)를 인용해 기록했다.

여기서 고구려에서 사신이 가지고 온 상추 씨앗을 비싼 값을 치르고 구입했다고 해서 천금채(千金菜 ·천금만큼 귀한채소)라고 기록되어 있다. 중국을 거쳐 들여온 상추 씨앗이 고구려에서 우량품종으로 육성돼 역수출도 되었다.

상추를 이시진(李時珍 1518∼1593)의 본초강목(本草綱目 1596)에서는 상추는 오장을 이롭게 하고, 가슴을 시원하게 하며 원기를 돕고 근육이나 뼈를 튼튼하게 하고, 구취를 없애며 치아를 희게 하고, 혈맥이 잘 통하게 하며 산후에 젖이 잘 나오게 하고, 이뇨작용을 하며 창자를 이롭게 해 열독(熱毒)이나 주독(酒毒)을 풀어 준다고 했다.

상추는 서양에서는 주로 샐러드로 만들어 먹지만 우리는 쌈을 싸 먹는데 많이 이용된다. 쌈이란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방식이다. 채소 가운데 잎이 큰 것은 주로 쌈을 싸서 먹는데 그 중 상추쌈을 최고로 쳤다.

시의전서(是議全書 작가미상 조선시대말기 요리책)에 기록된 상추쌈 먹는 법이 있다. 상추를 정갈하게 씻어 다른 물에 담고 기름을 쳐서 저으면 기름이 상추에 다 배니 잎을 펴서 개어 담고 고추장에 황육을 다져넣고 웅어나 다른 생선을 넣어 파를 갸름하게 썰고 기름쳐서 쪄내어 불에 끓여 쌈에 싸서 먹는다.

쌈에는 세파와 쑥갓을 항상 곁들여 담으라고 기록했다. 그 외에도 상추를 겉절이, 동나물, 물김치, 장아찌. 떡 등 다양한 음식으로 이용된다고 했다. 필자가 어릴 때만 해도 상추는 늦봄에서 여름까지 주로 점심때 즐겨 먹던 음식이었다. 상추에 밥을 올리고 된장을 찍은 풋고추를 넣어 싸 먹었다. 거기에다 간혹 고등어나 꽁치를 구워 같이 싸먹으면 꿀맛이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육식을 즐기면서 상추는 고기를 먹는 데 필수적으로 곁들이는 반찬이 되었다. 상추로 고기를 싸먹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이것은 육식으로 인한 고혈압 등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상추에는 고기에는 없는 식물성 섬유소나 비타민, 무기질을 듬뿍 있어 상추와 고기는 궁합이 잘 맞는다.

상추 잎에는 수분 94%, 단백질 1.8%, 무기염류 0.7%가 함유되어 있으며 100g당 비타민C12㎎, 비타민A 650 IU가 함유되어 있다. 그리고 상추 줄기나 잎을 자르면 나오는 하얀 진액은 락투세린(Lactucerin)과 락투신(Lactucin) 등이 들어 있어 진통 또는 최면효과가 있다.

그래서 상추를 많이 먹으면 잠이 온다고 한다. 그러나 민간에서는 상추 줄기와 잎에서 나오는 하얀 우유빛 진액을 정력을 강화시킨다고 생각한다. 특히 고추밭의 이랑 사이에 심은 상추는 그 효과가 현저하다고 믿고 있다. 또 숙취에는 상추 생즙이 좋다. 불면증, 신경과민도 예방 한다고 한다.

본초에서는 상추는 맛이 쓰고 달며 성질이 냉하다. 이 맛이 시원한 맛을 주며 상추 특유의 단맛과 쓴맛은 식욕을 잃기 쉬운 여름철에 먹으면 특히 좋다.

◇망종절기(芒種節氣)의 약선양생

5일이 망종인데 금년은 비가 오지 않아 걱정이다. 고대 삼국시대에는 망종이 가까이 오면 임금은 직접 농토에 나가 살펴보는 관가(觀稼 ·백성이 농사짓는 것을 임금이 관람하는 일)를 했다. 망종 전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들 조짐이라고 기뻐하였다. 그리고 망종 때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기우제를 올렸다.

이때의 기우제를 석척기우제(도마뱀을 이용하는 기우제. 비를 관장하는 용으로 간주된 도마뱀 10마리를 독 안에 넣고 나뭇잎으로 덮은 뒤 푸른 옷을 입고, 손발을 푸르게 염색한 동자 수십 명이 버들가지를 물에 적셔 독을 두드리면서 ‘비가 오게 하면 놓아주겠다’고 외치며 독을 돌며 기우제를 지냄)라고 한다.

식량도 석유처럼 무기가 되어가는 시점이다. 비록 현재는 먹거리가 풍족해도 농사문제의 중요성을 되짚어볼 때다. 24절기 가운데 9번째인 망종(芒種)은 태양 황경(黃經)이 75도에 이르는 때로서 음력으로는 대개 5월 초다.

망(芒)은 보리처럼 까끄라기가 있는 작물이 수확할 만큼 성숙했다는 뜻이며, 종(種)은 벼나 기장(黍) 같은 곡물을 심을 때라는 뜻이다. 보리를 베고 볏모를 심는 때가 겹쳤으니 농가에서는 연중 가장 바쁜 때이다.

중국에선 망종망종 목양목양도망(芒種芒種 木羊木羊都忙 모두가 바쁘다)라는 말도 있다. 세종은 재위 29년(1447) 4월 15일 경기 감사 김세민(金世敏)에게 식위민천(食爲民天 밥은 백성의 하늘이니 농사는 늦출 수 없다.)이라고 했다.

망종 때는 강수량이 증가하고 기온이 높아지고 공기가 매우 습하다. 날씨가 비정상적으로 습하고 더워진다. 망종 때 사람들이 쉽게 피로를 느껴서 일 할 때 힘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게으름이 발생한다. 이 게으름의 발생 원인은 온도가 상승하고 습도가 올라가서 체내의 땀이 원활이 발산할 수 없어서 나타난다.

날씨의 습열한 기운이 인체에 영향을 미치어 호흡할 때도 답답함을 느낀다. 대지의 더위가 습기를 더욱 높여서 더위와 습기를 같이 느낀다. 그래서 온 몸에 힘이 없고 기운이 없게 된다. 그러므로 망종시절은 햇빛차단과 습기차단을 주의해야 할 뿐만 아니라 비만, 계절성지병과 전염병의 발생을 막아야 한다. 예를 들어 더위를 먹거나, 이하선염, 수두를 조심해야한다.

망종시절은 원래 비가 자주 오는 때다. 양생을 할 때는 첫째 정신방면에는 편하고 경쾌한 마음을 유지해야하고 화를 내거나 우울해지면 안 된다. 이렇게 해야 인체의 순환이 잘된다.

둘째 주거방면에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야한다. 그리고 태양빛을 적당히 쐬어주어야 한다. 이것이 양기가 충만한 날씨에 순응하는 것이다. 그러면 기혈의 순환에 도움이 되고 기운이 난다. 예부터 망종시절에 잘 걸리는 질병을 예방하는 음식이 있다.

망종시절에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들은 은행오리백숙이 좋다. 은행오리백숙은 폐와 신장을 보양을 하고 기침을 멎게 해주며 더위로 끈끈해진 어혈을 풀어준다. 재료는 오리 한 마리, 은행100g, 산초30g, 후추, 생강, 파, 청주를 넣고 삶아서 국물과 함께 먹으면 된다.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고 갈증이 나며 고열이 나는 사람은 해서이기탕이 좋다. 재료는 박하잎10g, 금은화6g, 당삼10g을 자루에 담고 끓는 물에 재빨리 초벌을 하여 주전자에 20분 정도 끓이면 된다. 먹을 때 꿀을 첨부하면 더 좋다. 이렇게 해 하루 3~4번 마시면 인체의 열을 내려주고 진액을 만들어 더위를 극복하게 한다.

망종시절은 후덥지근해서 인체의 소화기관인 비장과 위장을 약하게 하여 소화기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맑고 담백하며 비위를 보양하는 음식을 자주 섭취해야 건강하게 보낼 수 있다.

◇여름 절기(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의 양생 기본요구

여름철은 양기가 충만한 날씨에 순응해야한다. 그러면 기혈의 순환에 도움이 되고 기운이 난다. 여름에는 낮이 길고 밤이 짧다. 고대부터 오후에 잠깐 쉬어주는 것이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망종이 지난 후부터는 오후 시간은 덥기 때문에 쉽게 땀이 나므로 옷을 깨끗이 씻고 자주 갈아입어야 한다. 더위 먹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자주 씻어주어서 피부를 풀어서 부드럽게 해주고 더위를 풀어준다. 그러나 주의할 것은 땀이 났을 때 바로 씻어주면 안 된다.

양생약선에 이런 말이 전해져 내려온다. 한출불견습 한출견습 내생좌창(땀이 났을 때 찬물을 접하면 안 된다. 만약 찬물로 씻으면 쉽게 여드름이 생긴다)고 했다.

땀이란 체내의 양기가 기화해서 체액이 증발해 나오는 현상이다. 그래서 땀은 양기의 발산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이때 차가운 물로 씻어내면 열기가 피부에 머무르게 되어 발산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쉽게 피부트러블이 생기게 되고, 간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금방 땀이 났을 때는 바로 씻으면 안 되고 땀이 잘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음식에서는 고대의 양생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진나라의 정치가 여불위가 3000명의 식객을 모아 편찬한 백과사전인 여씨춘추 진수편에 이런 말이 나온다. 여름철은 범식무강후미 무이열미중주(凡食無强厚味 無以烈味重酒 여름은 되도록이면 강한 맛이 나지 않는 음식을 먹고, 강열한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 당나라의 양생가 손사막(孫思邈 541~682)은 천금요방(千金要方;652)에서 여름양생을 이렇게 말했다. 상의경청감담지물 대소맥곡 갱미위가(常宜輕淸甛淡之物 大小麥曲 粳米爲佳 여름은 음식을 그 성질이 가볍고 담백하고 단것을 자주 먹어야한다.

보리 또는 소맥으로 만든 누룩, 멥쌀 등이 좋다)고 하였다. 또 이런 말을 했다. 여름양생은 선양생자상수 소식육 다식반(善養生者常修 小食肉 多食飯 양생을 하는 자는 고기를 적게 먹고 밥을 자주 먹는다)고 했다.

◇상추 겉절이

효능-청열제신(淸熱提神)한다. 망종시절의 인체에 쌓이는 열기를 식혀서 마음을 안정시켜 두통, 신경쇠약 등을 방지하며 이뇨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인체의 간과 담, 위를 건강하게 한다.

◇상추의 효능

1.상추는 청열제신(淸熱提神)한다. 상추의 시원하고 쓰고 단맛은 열기를 식혀 정신을 안정시킨다.

2.상추는 진통최면(鎭痛催眠)한다. 상추의 줄기와 잎에 나오는 우유빛 진액에 들어있는 락투세린과 락투신은 진통과 최면 효과가 있어 상추를 많이 먹으면 잠이 온다.

3.상추는 강저담고순(降低膽固醇)한다. 상추에 많이 함유된 식물성 섬유소는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준다.

4.상추는 이뇨,혈액순환촉진(利尿,血液循環促進)한다. 상추에 많이 함유된 마니톨(Mannitol)은 인체의 소변과 혈액의 흐름을 좋아지게 한다.

5.상추는 저항병독(抵抗病毒)한다. 상추에 함유된 인터페론(interferon)은 인체에 좋은 세포를 생성하여 면역력을 높여 각종 질병을 예방한다.

6.상추는 암세포억제작용(癌細胞抑制作用)한다. 상추가 가지고 있는 프로토카테킨산(proto Catechin)은 위암, 간암, 대장암 등 소화기계통의 암세포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7.상추는 보호안청(保護眼睛)한다. 상추에 있는 비타민E와 카로틴(carotin) 등은 정상시력 유지를 도와주어 눈물이 마르거나 눈의 피로를 예방한다.

◇부추의 효능 여기에서 부추는 상추의 차가운 성질을 보완하고 신장의 양기를 보양하여 허리를 튼튼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양파의 효능:여기에서 양파는 상추의 찬 성질을 보완하고 기생충을 해독을 하고 부스럼을 예방한다.

◇쑥갓의 효능:여기에서 쑥갓은 인체의 소화기관인 비위를 조화롭게 만들어 담음을 없애는 작용을 한다.

◇고추가루의 효능:여기에서 마른 고추는 인체의 중초인 소화기관을 따뜻하게 하여 한기를 몰아내는 작용을 하여 풍습통을 예방한다.

◇약선간장의 효능:약선간장은 인체의 나쁜 바람을 해독하여 중풍을 예방하고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하며 소변이 잘 나오고 급성, 만성 피부병과 아토피를 예방한다.

◇생강의 효능:여기에서 생강은 인체의 기운을 아래로 원활하게 내려 습기와 담을 없애고 한기를 몰아내 위를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재료:상추300g, 부추50g, 앙파50g, 쑥갓50g, 약선간장20g, 생강10g, 고춧가루30g, 참기름, 청주, 후추

◇만드는 법:1.채취한 상추를 깨끗이 손질하여 손으로 적당히 자른다. 2.부추, 양파, 쑥갓을 손질하여 알맞은 크기로 자른다. 3.간장에 생강을 갈아서 즙을 넣고 고춧가루, 참기름, 청주, 후추를 넣어 10분 재운다. 4.볼에 재료를 넣고 겉절이로 버무려 완성한다.

◇조리Tip. 상추는 성질이 냉하므로 속이 차가운 사람이나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은 적게 먹는 것이 좋다.

#필자 소개:최만순씨는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 회장으로 활동중이며, 한국전통약선연구소장, 국제고급약선사자격 평가위원, 미국 FDA 운영위원 등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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