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죽순은 소갈을 멎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기를 보한다

죽순의 풍부한 섬유질, 원활한 장운동을 도와 변비·치질·대장암 예방효과

죽순의 풍부한 칼륨, 체내의 염분량을 조절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에 도움

죽순
[전문가 칼럼=최만순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장]현대인의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도움을 주어 마음을 안정시키는 평범한 먹거리인 죽순에 대해 알아보자. 각종 음식에 대해 정확한 맛을 음미한 것은 멋진 삶과 직결되는 것이기도 하다.

죽순은 땅속에서 올라오는 새싹을 말하며 나물, 각종 요리로 만들어 먹고, 다 자란 대나무는 잘라서 그 속에 밥, 고기, 술 등을 넣어 요리해 대나무가 가진 효능을 섭취한다.

대나무(竹)는 한마디로 비초비목(非草非木 나무도 풀도 아닌 것)이라고 부르며 고대부터 우리들의 일상에서 의식주 모든 것에 사용됐다. 의복, 집, 종이대용(竹簡), 악기, 가구, 음식 등 거의 모든 생활에서 함께해 왔다.

정신문화에서는 사군자(四君子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말하며 군자의 덕과 학식을 갖춘 사람의 인품에 비유하며 문인묵화(文人墨畵), 시문(詩文)의 소재와 세한삼우(歲寒三友 추운 겨울에도 제 모습을 간직하는 소나무, 매화나무와 함께 선비의 지조와 절개를 나타냄)로 함께해 왔다.

우리는 소만(小滿)시절을 전후해 죽순을 채취해 나물로 많이 사용했다. 죽순은 순, 죽태(竹胎), 죽자(竹子), 탁룡, 죽아(竹芽), 죽손(竹孫), 용손(龍孫), 초황(初篁)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중국 송나라 찬영(贊寧:930∼1001)의 죽보(竹譜 죽순요리)에는 죽순 요리는 잘 하면 사람에 이로우나 잘못하면 오히려 해를 끼치는 일이 있다. 죽순을 캘 때에는 바람이 없는 날을 택하고 캐낸 죽순은 햇볕을 못 보게 하는 것이 좋으며 죽피(竹皮)를 붙인 그대로 물에 넣어 오래오래 삶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리고 죽순은 소갈(당뇨병)에 좋고 눈을 맑게 하고 열기를 없애며 각기병(脚氣病- 다리가 뻣뻣해 지는 병증)에도 효험이 있다고 했다.

백과사전에서 대나무는 원래 중국 하남지방이 원산지다. 아열대성 식물이며 벼(米)과에 속하고 전 세계에 500여 종이 분포돼 있다.

우리나라는 서해안으로는 충청남도 태안반도까지, 동해안으로는 강원도 고성까지를 잇는 선을 죽림분포 한계선으로 보고 있다. 주로 호남, 영남지방이 주산지이며 대나무의 종류는 왕대, 솜대, 죽순대, 포대죽, 구갑죽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죽순의 고사성어 중에 우후죽순(雨後竹筍 한때 어떤 일이 많이 생겨남을 비유한 말)이 있듯이 비온 뒤 여기저기 돋아난다. 이런 대나무도 꽃이 피면 말라서 죽는다. 보통 그 주기는 60년 정도다. 이유는 꽃이 영양분을 다 흡수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나무의 꽃은 봉황이 먹는다는 전설이 있다. 허준(1546년 추정~1615년)의 동의보감(1613)에는 죽순은 소갈을 멎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번열을 없애고 기를 보한다고 했다.

현대 영양에서 죽순은 수분이 90% 이상이지만 단백질과 섬유질의 함량이 곡류와 육류에 비해 높다. 죽순에 들어있는 풍부한 섬유질은 원활한 장운동을 도와 변비 예방과 치질 및 대장암 등의 예방 효과가 있다. 그리고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저하시켜 고혈압과 당뇨, 심장질환 등의 성인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얼마 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팀은 지금까지 나온 식품에서 항염증 반응에 대한 총 1943개의 식품의 연구를 분석했다. 그 중 식이섬유가 장(腸)내 세균 유익균으로 전환하고 콜레스테롤의 침착을 막아줘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국영양학회지에 따르면 죽순은 수분이 주성분이고 단백질, 당질, 섬유질이 많으며 칼슘, 인, 칼륨이 함유되어 있다. 죽순 고유의 맛은 글루탐산(glutamic acid) 등의 아미노산과 당류, 유기산, 아테닐산 등이 어울려 생긴 것이다.

죽순의 씹히는 맛을 내는 섬유질은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주며 죽순의 풍부한 칼륨은 체내의 염분량을 조절해 주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작용을 해 고혈압과 동맥경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그러나 양생음식에서 죽순의 성질은 차갑다. 그러므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가래와 어지럼증이 심할 때 먹으면 증상이 완화된다. 또 죽순에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성분이 있어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이들에게 좋다.

그러나 설사를 자주하거나 몸이 찬 사람은 적게 먹는 것이 좋다. 죽순은 대나무의 땅속줄기에서 돋아나는 어리고 연한 싹이다. 예로부터 그 맛이 부드럽고 순해 선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조선시대 죽순 맛을 못 잊은 평양감사가 한겨울에 죽순을 구해오라고 하자 하인들이 대바구니를 삶아 올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죽순은 하루에 120㎝씩 자라는 놀라운 성장 속도를 지녔다.

◆소만절기(小滿節氣)의 약선양생

소만절기는 5월 하순 때다. 기온이 뚜렷이 높아져서 여름이 온 것 같다. 그렇다고 잠잘 때 너무 춥게 하고 자면 쉽게 풍습병(風濕病 바람과 한기, 습기 등이 몸에 들어옴으로서 인체가 무겁다고 느껴지거나 관절통, 허리를 사용하여 몸을 일으키는데 불편한 증상)과 담습성 피부병(濕疹性 皮膚病 진액이 나오는 피부트러블)에 걸리기 쉽다.

소만시절의 양생으로는 특히 미병선방(未病先防 병이 걸리기 전에 먼저 예방한다)의 양생관념에 따라야 한다. 질병이 생기지 않은 상태에서 각종 질병을 예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체는 일종의 유기체로 이루어진 통일체다. 그러므로 인간과 바깥세계의 환경요소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사람들은 자연계의 법칙을 습득해야 하며 자연계의 변화에 순응해야 한다. 그래야 신체 내부와 신체 밖의 환경의 조화를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 하므로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신체의 목적에 도달할 수 있다.

양생약선의 개념에서 보면 병이 생기는 원인은 정기(正氣 좋은 기운)와 사기(邪氣 나쁜 기운) 이 두 가지가 관계가 있다. 사기(邪氣 나쁜 기운)는 병이 발병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몸의 정기가 모자라면 그것이야 말로 병이 생기게 되는 내재적인 원인과 근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신체의 정기를 강화시키고 사기의 침입을 막는 것 두 가지를 함께 시작해야만 양생의 목적에 도달할 수 있다.

소만절기 때는 피부병 발병률이 높아지는 때다. 기존 피부병이 있는 환자는 특히 음식방면에 신경을 써야한다. 담백하고 상큼한 야채음식을 위주로 먹어야 한다. 또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인체 수액의 소통을 원활이 해주고 열을 식혀주는 이습청열(利濕淸熱)작용이 있는 음식들을 많이 먹어야한다.

소만시절 때는 만물이 번성하고 생장이 제일 왕성할 때다. 인체의 생리활동 역시 제일 왕성한 시기에 놓이게 된다. 그래서 인체의 영양물질이 사계절 중 소모가 제일 많다. 그러므로 제때에 영양분을 보충해주어야 신체에 손상이 가지 않게 된다.

소만시절에 병을 치료할 때는 약을 비교적 청량(淸凉 맑고 시원한 것)한 것을 쓴다. 국화, 갈대뿌리, 사삼, 원삼, 백합, 녹두, 편두, 산약, 동과(菊花, 芦根, 沙蔘, 元蔘, 百合, 綠豆, 扁豆, 山藥, 冬瓜) 등이 좋다.

보통 이것들을 서로 조합해서 차로 끊여 마시거나 죽으로 끊여 먹는다. 그렇다고 너무 뜨거울 때 먹으면 음진(陰津 음의 진액)을 상하게 하므로 주의한다. 반대로 너무 차갑거나 촉촉하고 끈기가 있으며 기름진 것을 많이 먹으면 여름의 화기가 안에 잠복해 밖으로 못나가므로 주의한다.

양생에서 소만을 춘곤하핍(春困夏乏 봄에는 잠오고 여름에는 무기력하다)이라 한다. 갑자기 찾아온 더위에 사람들이 정신을 집중 못하게 한다는 말이다. 그럴수록 자주 야외활동을 해서 자연의 청양의 기운을 받아야 한다. 이것이 소만시절 인체가 각종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 방법이다.

◆여름 절기(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의 양생 기본요구

더울 서(暑)는 여름의 주기를 말한다. 황제내경 소문 음양응상대론에서도 계절성을 강조 했다. 그리고 여름을 크게 초하(初夏), 성하(盛夏), 계하(季夏)로 나눌 수 있다.

초하(初夏)는 밖이 점점 더워지고 안은 서늘해서 주하병이 발생한다. 주하병(注夏病)은 늦봄과 초여름 무렵에 머리가 아프고 다리에 힘이 없으며 열이 나는 병증이다. 이것은 비위(脾胃 소화기관)가 허약한 사람이 여름철의 축축한 기후 때문에 습열(濕熱 습기와 열기)을 받아서 발생한다.

성하(盛夏)에는 안팎이 모두 더워서 서병이 발생한다. 서병(暑病)은 여름철에 더위를 받아서 생긴 병증이다. 이것은 지난봄의 나쁜 기운이 인체 내부에 잠복했다가 여름이 되어 발병하는 각종 열성병이다. 계하(季夏)에는 밖은 점점 서늘해지고 안은 더워서 복서병이 발생한다.

복서병(伏暑病)은 여름철에 받은 서습사(暑濕邪 더위와 습기의 나쁜 기운)가 몸 안의 일정한 부위에 잠복해 있다가 가을이나 겨울에 가서 생기는 열병을 말한다.

여름철의 질병은 여름의 열기가 변화한 것으로 양사(陽邪 양의 나쁜 기운)에 속한다. 그리고 이것은 직접 인체의 기분(氣分 기가 다니는 부분)에 침입해 땀구멍을 열어 땀이 많이 나게 하므로 2차적인 증상을 유발케 한다. 또한 여름은 기후가 뜨거울 뿐만 아니라 항상 비가 많이 내려 습하므로 서사(暑邪)는 대부분 습기와 합해서 인체에 침입하게 된다.

서병(暑病 여름철에 발생한 병)의 주요증상은 두통, 발열, 갈증, 심번(心煩 가슴이 답답함) 등이다. 다만 서병에는 양서(陽暑)와 음서(陰暑)가 있다. 비록 같은 병이지만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한여름의 끓는 더위에서 일하거나 여행을 하다 갑자기 졸도해서 인사불성이 되는 증상은 양서에 속한다. 그러므로 양서는 움직여서 생긴 것을 말한다.

음서란 더운 날씨에 서늘한 바람을 너무 쏘이거나 차가운 음료를 많이 마시면 양기가 고갈되어 나타나는 질병이다. 피부열증, 오한, 두통, 두중(頭重 머리가 천근처럼 무거운 것) 혹은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말한다. 이것은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생긴 것을 말한다.

이러한 질병을 미연에 예방하기 위해서 초하(初夏)에 예부터 먹는 소만양생탕이 있다. 수탉 1마리, 서양삼3g, 맥문동2g, 운복령6g, 산약6g, 당귀3g, 대추2개, 백합3g을 넣고 압력솥에서 1시간 끓여서 섭취하면 된다. 여자는 오골계가 더 좋다.

◇죽순찜 효능-익기화위(益氣和胃)한다. 소만시절에 소화기관을 조화롭게 만들어 갑자기 온 더위를 극복하고 인체 내부를 시원하게 만들며 담을 없애고 갈증과 붓기 등을 치료해 각종 성인병을 예방한다.

◇죽순의 효능 1.죽순은 개위건비(開胃健脾)한다. 죽순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향기는 소화를 촉진시키고 식욕을 증진하며 소화불량을 예방한다.

2.죽순은 기체면역력(機體免疫力)을 증강한다. 죽순이 가지고 있는 높은 식물성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은 인체의 면역력을 증강시켜 각종 성인병을 예방한다.

3.죽순은 청독소담(淸毒消痰)한다. 죽순이 가지고 있는 지방과 적은 당분은 부인과 어린이의 담을 녹여서 해독해 기침 천식 등을 예방한다.

4.죽순은 정심산열(靜心散熱)한다. 죽순은 예부터 인체의 청소부라고 했다. 여름철 산모와 애기들의 발과 심장의 열을 식혀 가슴 답답한 것과 우울증을 예방한다.

5.죽순은 통장배변(通腸排便)한다. 죽순이 가지고 있는 식물성 섬유소는 인체내부의 수분을 저축해 배변을 촉진시키고 숙변을 없애 변비를 치료하고 대장암을 예방한다.

6.죽순은 강삼고(降三高)한다. 죽순이 가지고 있는 저지방, 저당, 풍부한 섬유소는 체내의 지방을 낮추고 담과 여혈을 없애 고혈압, 고지혈, 고혈당을 예방한다.

7.죽순은 격발뇌잠능(激發腦潛能)한다. 죽순이 가지고 있는 백색분상 물질인 티로신(tyrosine)은 단백질의 결정체로서 뇌의 활성을 촉진해 뇌가 의욕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한다.

◇생강의 효능 여기에서 생강은 인체의 기운을 아래로 원활하게 내려 습기와 담을 없애고 한기를 몰아내 위를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다시마의 효능 여기에서 다시마는 인체에 뭉쳐 있는 담을 녹여서 제거하며 몸 안의 적체되어 쌓인 나쁜 노폐물을 배출을 한다.

◇새우의 효능 여기에서 새우는 인체를 따뜻하게 보양해 허약한 심장과 신장을 강건하게 만들어 준다.

◇고추의 효능 여기에서 마른 고추는 인체의 중초인 소화기관을 따뜻하게 해 한기를 몰아내는 작용을 하여 풍습통을 예방한다.

◇약선간장의 효능 약선간장은 인체의 나쁜 바람을 해독해 중풍을 예방하고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하며 소변이 잘 나오고 급성, 만성 피부병과 아토피를 예방한다.

◇재료: 죽순1kg, 약선간장40g, 생강20g, 마른홍초5개, 다시마50g, 마른새우10g, 청주, 후추

◆만드는 법 1.채취한 죽순을 껍질째 쌀뜨물에 2시간 정도 삶아서 껍질을 벗겨 준비 한다. 2.삶은 죽순에 칼집을 넣는다. 3.솥에 물을 죽순이 잠기도록 붓고 간장, 생강, 홍초, 다시마, 새우, 청주를 넣고 끓인다. 4.3이 10분간 큰불에 끓으면 불을 다시마를 건져내고 작은 불로 50분 정도 끓인다. 5.죽순을 건져 칼로 잘라 접시에 담고 남은 소스를 뿌려 완성한다.

◆조리Tip 죽순은 시아노겐이라는 독성을 품고 있다. 그러므로 물에 삶아 익히거나 우려내서 독성을 제거한 후 먹어야 한다.

#필자 소개:최만순씨는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 회장으로 활동중이며, 한국전통약선연구소장, 국제고급약선사자격 평가위원, 미국 FDA 운영위원 등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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