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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티 특검’ 못하면 文정부 약속했던 적폐청산 어려워

부산운동본부, 엘시티 특검법 도입 촉구·엘시티 비리의혹 관련자 고발

BNK금융지주, 과거 이영복 회장과의 관련성에 ‘엘시티 특검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엘시티 특검의 칼날, 향후 롯데에도 향할 가능성은
  • 부산 해운대 엘시티 건설 현장. (사진=연합)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부산 시민단체들이 문재인 정부의 첫 부산 적폐청산 과제로 ‘엘시티(LCT) 비리’를 주장하며 나섰다. 이들 시민단체들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에 대한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아직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권력형 비리를 ‘엘시티 특검’ 등을 통해 명백히 밝혀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물론 엘시티 특검은 단순한 부산 엘시티 비리뿐만이 아닌, 이영복 회장과 관련된 전국구 사업장의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05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이하 부산운동본부)’는 지난 15일 부산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조속한 엘시티 특검 실시를 촉구했다.

해운대 엘시티 사업 비리는 지난해 말 엘시티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의 공개수배와 검찰의 대대적 수사로 세상에 드러났다. 이후 이영복 회장을 비롯해 현기환(58)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배덕광(69) 자유한국당 의원 등 엘시티 비리에 연루된 이들이 줄줄이 구속기소됐고, 이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허남식(68) 전 부산시장 등 12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 엘시티 비리에 연루된 주요 인물. 왼쪽부터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배덕광 자유한국당 의원, 허남식 전 부산시장. (사진=연합)
특히 지난 3월 20일 국회 원내교섭단체 4당(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엘시티 특검법’ 도입에 합의해 대선 이후 이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원내교섭단체 4당은 엘시티 비리에 관해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에도 아직 많은 의혹이 남아있으나 제대로 수사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에 뜻을 모아 엘시티 특검법 도입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수사당국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엘시티 비리에 큰 관심을 가지며, 특검을 통해 아직 남아있는 의혹을 전부 뿌리 뽑자는 의지였다.

그러나 엘시티 특검은 지난 대선에서 4당 후보 어느 누구의 공약에도 포함되지 못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엘시티 특검 추진은 잠잠해진 상태다.

지난 3월 엘시티 비리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드러난 엘시티 사업의 공모·인허가 과정에서 뇌물과 불법정치자금 공여 및 수수 등의 불법 행위 그리고 이 회장의 숨겨진 로비리스트 등 관련 의혹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이에 부산운동본부는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권이 약속한 엘시티 특검을 조속히 진행해 줄 것을 촉구했다. 동시에 엘시티 특혜 대출 의혹을 받고 있는 BNK금융지주의 이창호(70) 전 회장과 엘시티 투자이민제 지정 특혜 의혹의 석동현(58) 전 부산지검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부산운동본부는 “부산지역의 누적돼온 그리고 종합적인 적폐가 바로 엘시티 사업 비리”라며 “부산지역 시민사회에서는 엘시티 사업 비리에 대해 검찰 고발을 의뢰함으로써 지금까지 수사과정과 결과에 대한 즉각적이고 엄정한 재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새 정부에서는 이번 고발장 접수를 통해 엄정한 검찰 수사를 위한 엘시티 특검을 하루 속히 도입할 것”을 호소했다.

권력형 비리 척결을 향한 칼날, 엘시티 ‘투자이민제 지정’

향후 엘시티 특검이 진행된다면 해소해야 할 의혹은 산더미다. 우선 부산운동본부 측의 고발을 통해 언급된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과 이영복 회장에 얽힌 ‘권력형 비리’다.

이 권력형 비리 관련 부분은 지난 3월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그 의혹이 가장 부실하게 밝혀졌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부산운동본부는 엘시티의 투자이민제 지정에 있어 로비 명목으로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에게 3억여 원을 지급했다는 이영복 회장의 진술을 근거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엘시티의 부동산 투자이민제 지정 의혹은 지난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산시는 6만 5934㎡ 규모 부지에 들어설 엘시티를 부동산 투자이민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법무부에 건의했다. 이후 법무부는 2013년 5월부터 약 3년 동안 외국인이 엘시티 호텔에 7억원 이상을 투자하면 영주권을 주는 고시를 발표했다.
  • 해운대 해변에 공사중인 엘시티. (사진=연합)
엘시티가 투자이민제 지역으로 지정되고 난 직후 중국의 대형 건설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가 엘시티와 시공계약을 맺는 등 외국인을 상대로 150억원에 가까운 분양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은 엘시티가 부동산 투자이민제 지정을 받는 과정에서 입김을 작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해 도피 중이었던 이영복 회장을 은닉한 혐의도 받고 있는데, 부산운동본부는 “이영복을 은닉한 혐의에 대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검찰이 확보했음에도 이에 관한 구체적 수사를 하지 않고 수사를 종결했다”고 비판했다.

BNK금융지주, 과거 경남은행까지 이영복과 깊은 인연

부산운동본부는 엘시티 특검 등을 통해 고발한 BNK금융지주 이창호 전 회장 등에 대한 의혹도 재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15년 9월 엘시티가 15개 금융사와 맺은 1조 7800억원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약정 중 BNK금융지주 계열사가 총 1조 1500억원, 전체 대출 비중의 64.4%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부산은행이 85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은행이 2500억원, BNK캐피탈이 500억원에 달했다.

이영복 회장은 지난해 구속 당시 수천억원의 개인 채무가 있었고, 담보 재산도 없었기 때문에 BNK금융지주의 대출이 특혜 대출이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이장호 전 회장은 엘시티 대출 청탁 명목으로 1450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특히 지난 2월 금융감독원은 BNK금융이 엘시티 시행사 임원 등에게 유상증자 과정에서 ‘꺾기 대출’을 통해 유상증자 당시 주당 발행가격이 결정되는 기간에 시세조종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 지난달 10일 주가시세 조종 의혹 관련 부산지검에 출석한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
BNK금융이 계열사 부산은행을 통해 기업에 300억원을 대출해주고 그 중 30억원 가량으로 BNK금융 주식을 구매토록 했다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엘시티 시행사 임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BNK금융을 부산지방검찰청에 고발했고, 검찰은 지난 3월 7일 BNK금융지주와 부산은행, BNK증권, BNK캐피탈 등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을 펼쳤다. 그 결과 성세환(65) BNK금융지주 회장이 주식 시세조종 지시 혐의로 구속돼 오는 30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엘시티 특검에서는 엘시티뿐만이 아닌 과거 이영복 회장의 전국구 사업장에 주목, BNK금융지주와 이영복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보다 집중적으로 파헤쳐 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영복 회장 측은 BNK금융지주의 계열사인 경남은행과 과거 4000억원대 금융사고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인연이 있다.

이영복 회장이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 도하부대 이전 개발 사업을 한창 벌이고 있던 시기인 지난 2010년 7월, 서울중앙지검은 가짜 지급보증서 발급으로 4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경남은행의 진정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던 적이 있다.
  • 구속기소된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 (사진=연합)
당시 경남은행 서울영업부의 장 모 부장 등은 2008년 10월부터 2010년 4월까지 이영복 회장의 실소유주인 시행사 제이피홀딩스에 가짜 지급보증서를 만들어 발급해줬고, PF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4000억원대로 추정되는 피해를 발생시켰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이 사건을 통보받은 경남은행이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하며 검찰 수사가 진행됐었다.

특히 당시 경남은행으로부터 PF사업 자금을 마련하려 했던 제이피홀딩스는 이 회장의 독산동 개발을 위한 시행사이자 독산동 도하부대가 이전한 부지에 세워진 금천 롯데캐슬 골드파크의 시행사 제이피홀딩스PFV의 전신으로 알려져 있다.

엘시티에 6성급 호텔 마련하는 롯데도 엘시티 특검 대상에 들어오나

롯데그룹 역시 엘시티 특검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시각이다. 롯데호텔은 지난해 엘시티 101층 랜드마크타워에 롯데호텔의 6성급 호텔 입점 계약을 체결하며 엘시티와 롯데와의 관계를 알렸다. 그런데 이영복 회장과 롯데와의 인연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이영복 회장은 지난 2001년 합작법인 형태의 건설 시행사 ‘신부국건업’을 설립, 당시 경매에 들어간 상태였던 다대만덕지구의 부지를 2002년 초 대한주택보증의 수의계약을 통해 매입했다. 이어 2005년 롯데건설과 도급계약을 체결해 3462가구 규모의 롯데캐슬 몰운대아파트의 시행을 맡으며 롯데와의 인연을 키워나갔다.

이어 신동백 롯데캐슬에코와 금천 롯데캐슬 골드파크 역시 이영복 회장의 실소유사들이 시행을 맡아왔다.

주목해볼 점은 부산운동본부의 고발과도 연관된 BNK금융지주의 2대주주가 바로 롯데그룹이라는 사실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1980년부터 BNK금융지주의 대주주 자리를 지켜왔고, 현재 일본 롯데와 롯데장학재단, 광윤사 등 9개사를 포함해 BNK금융지주의 지분 12.01%를 차지하고 있다.
  • 지난해 5월 16일 롯데호텔과 엘시티PFV가 엘시티 101층 랜드마크타워 내 롯데호텔의 6성급 호텔 입점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연합)
부산운동본부는 “인허가 과정에서의 비리로 인해 주거시설을 불허한 공모지침을 위반하고 재공모 절차 없이 주식회사 엘시티가 초고층 아파트를 신축할 수 있는 특혜를 누리게 된 것”이라며 “엘시티 사업은 인허가 과정에서 뇌물과 정치자금 수수 등 광범위한 비리가 있었으며, 환경파괴, 환경권 침해 및 환경상·안전상 위험 초래 등 심각한 하자가 있어 마땅히 취소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만큼 엘시티의 인허가 과정에서의 특혜비리 그리고 권력 실세들 및 대기업들과 이영복 회장과의 유착 관계에 대해 특검을 통해 명백히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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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5/20 08:42:46 수정시간 : 2017/05/20 08: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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