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습자 9명 가족 태운 배도 귀환, 서로 얼싸안고 회한의 눈물

인양 후 첫 주말 맞아 추모객 붐벼 "3년 기다렸다 진실 밝혀지길"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25일 오후 사고해역에서 인양과정을 지켜보고 전남 진도군 팽목항으로 돌아온 뒤 무사 인양을 기원해 준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온라인뉴스팀] 25일 낮 12시30분 전남 진도 팽목항 선착항에 배 한 대가 정박하더니 일군의 승객들이 내렸다.

이들은 다름아닌 침몰 1072일 만에 인양작업이 시작된 지난 22일 선체 인양과 반잠수선 선적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애타는 마음에서 작업을 지켜보기 위해 ‘무궁화2호’ 배에 올라탔던 미수습자 9명의 가족들이다.

마침내 세월호 선체 인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고, 반잠수선 선적까지 무사히 진행되자 승선 사흘만에 미수습자 가족들은 무궁화2호의 뱃머리를 돌려 팽목항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이들은 배에서 내리자마자 누구라 할 것 없이 마중을 나온 세월호 수습 자원봉사자들과 부둥켜 안고 회한과 기쁨이 교차하는 뜨거운 눈물을 주고받았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제 희망은 미수습된 핏붙이들의 유해를 수습하는 것이고, 그럼으로써 미수습자 가족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이 되는 것이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25일 오후 사고해역에서 인양과정을 지켜보고 전남 진도군 팽목항으로 돌아온 뒤 자원봉사자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앞서 세월호 희생자 수색 작업에 참여했다가 희생된 잠수사·소방관과 유가족들을 찾아 감사와 애도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실종자인 단원고 조은화 학생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을 모두 부를 수 있게 마지막 한 명까지 최선을 다해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겠다는 약속을 정부가 지켜주길 바란다”고 바람을 밝혔다.

한편, 세월호 인양 소식을 들은 추모객들이 휴일인 주말을 맞아 팽목항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추모객들은 팽목항 붉은 등대 주변을 노랗게 물들인 희생자 추모 깃발을 안타까운 눈길을 바라보며 눈물을 훔치거나, 깃발이나 리본을 소중하게 어루만지면 잠시 추모의 묵념을 올리기도 했다.

한 추모객은 “미수습자 전원의 유골이나 유품이라도 빨리 찾아서 3년 가까이 애타게 기다렸던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팽목항을 찾은 추모객들은 한결같이 세월호 인양까지 3년이란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제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팽목항에 설치된 세월호 희생자 및 미수습자를 위한 분향소는 이날 낮 한때 추모객들로 붐볐고, 이어 오후 3시 전남지역 예술인들이 펼치는 추모 공연을 지켜보며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동시에 진실 규명의 염원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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