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의 동의보감, 쑥은 독이 없고 만성병을 다스리며 부인병에 좋고 자식을 낳게 한다

이시진의 본초강목, 황달(黃疸) 치료·생리불순, 생리통, 냉증에 차로 달여 마시면 효과

쑥된장국

[전문가 칼럼=최만순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장]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양지쪽에 쑥이 손가락만큼 자랐다. 이때가 나물로 먹기에 딱 알맞다. 봄에 나물로 먹는 어린잎은 면인진(綿茵蔯)이라 부른다.

쑥은 우리 민족의 수 천 년 역사와 문화에 자주 나온다. 알다시피 쑥은 단군신화에도 등장하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르는 이가 없다. 우리나라에는 40여 종의 쑥이 있지만 모든 쑥을 약재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한약규격집에서 규정하고 있는 한국의 약용 쑥은 애엽(艾葉), 한인진(韓茵蔯), 인진호(茵蔯蒿), 청호(菁蒿) 등이며 넓게는 모호(牡蒿), 암려(菴閭)까지 포함된다. 쑥을 약재로 사용을 할 때는 인간의 질병 치료 및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쓴다. 그러므로 사용할 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쑥은 종류가 많고 형태가 다양하다. 그리고 환경에 따른 개체변이가 심하다. 약으로 사용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아야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쑥은 한문으로는 애엽(艾葉)이라고 한다. 쑥이란 말은 조선시대 구급간이방(救急簡易方 1498년)에서 한자 애엽(艾葉)을 ‘쑥잎’으로 번역하는 것에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있다.

애엽은 오래전부터 손발이 찬 증상이나 여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이용해 왔다. 쑥을 먹으면 차갑던 속이 따뜻해지고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손발의 냉기를 없애는 것으로 사용했다. 최근에는 쑥에서 추출한 물질이 위염, 위궤양을 치료하는데 약으로 이용되고 있다.

사실 쑥은 지천에 널려 있다. 흙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쑥을 볼 수 있다. 도시 한가운데 공원이나 아파트 잔디밭 사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오죽하면 '쑥쑥 큰다'는 말도 있다. 최근에는 떡을 즐기면서 젊은이들도 쑥으로 만든 절편을 좋아한다.

그리고 옷과 소품, 생활용품으로도 쓰이며 집을 만드는 재료로도 사용한다. 쑥은 또 천연염료로도 쓰인다. 그밖에 쑥은 모기를 쫓는 방향제, 여성들 목욕제, 화장품으로도 쓰인다. 옛날 시골에는 쑥을 잘 말려서 처마 밑에 대롱대롱 매달아 놓았다. 요즘에는 목욕탕이나 찜질방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음식으로 사용하는 연한 쑥은 3~4월에 채취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약으로 사용할 때는 좀 센 것으로 음력 5월 단오 무렵에 채취한 것이 좋다. 이 때 채취한 약쑥은 말려서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한다.

쑥은 지사제(止瀉劑 설사 멈춤 약), 각종 진통제, 강장제, 혈액순환제로 쓰이며 자궁출혈, 기관지, 천식, 폐결핵, 폐렴, 감기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두루 쓰인다. 손발이 저리거나 경련이 있을 때, 코피가 자주 날 때는 쑥 술이나 차를 마시면 좋다. 속이 쓰리는 만성위장병에는 쑥조청을 먹고, 생리불순, 생리통, 냉증에는 생즙을 짜서 마시거나 차로 달여 꾸준히 마시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시진(李時珍 1518~1593)이 지은 본초강목(本草綱目 1596년)에서는 풍습한열(風濕寒熱 차거나 뜨거운 습기가 바람에 의하여 인체에 쌓이는 것)을 물리치고 열(熱)이 울결(鬱結 뭉치는 것)되어 발생한 황달(黃疸)을 치료한다. 오랫동안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며 기(氣)를 북돋고 잘 늙지 않으며 얼굴이 뽀얗고 화색이 돌아 청년처럼 된다. 흰 토끼가 이것을 먹으면 신선이 된다고 했다.

유향(劉向 B.C 77년~B.C 6년)이 편집한 별록(別錄)에서는 황달(黃疸), 소변이 시원하지 않은 것, 머리에 열이 나는 것을 치료하고 징가(뱃속의 덩어리)를 없앤다고 했다.

당(唐)의 진장기(陳藏器 687~757년)가 저술한 본초습유(本草拾遺 739년)에서는 관절을 부드럽게 하고 열사(熱邪 인체에 나쁜 열의 기운)가 울체된 것을 없애며 상한(傷寒 인체가 한기에 상한 것)에 사용한다고 했다.

허준(許浚 1539~1615년)의 동의보감(東醫寶鑑 1613년)에서는 쑥은 독이 없고 모든 만성병을 다스리며 특히 부인병에 좋고 자식을 낳게 한다. 그리고 쑥은 속을 덥게 해 냉을 쫓으며 습을 덜어주는데 사용한다고 했다.

현대 영양에서는 쑥은 단백질, 비타민 A, C와 칼슘, 칼륨, 철분 등의 무기질이 많이 들어 있다. 특히 고혈압 환자에게 좋은 칼륨도 많이 들어 있고, 칼슘과 철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 그러므로 체질의 산성화를 방지해 주는 데도 매우 효과적인 식품이라고 한다. 이런 것을 보면 쑥은 어쩌면 만병통치약인지도 모른다.

최근에는 농사에도 쑥을 이용한다. 효소를 담가 놓았다가 어린잎에 영양제로 사용하며, 병아리와 어린 돼지들에게도 먹인다. 항생제 대신에 면역증강을 위해 쑥 효소를 먹인다. 쑥을 먹인 가축들은 면역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사람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식물과 동물 농사에 고루 사용된다.

▲ 경칩절기(驚蟄節氣)의 약선양생

아무리 흔들어도 깨어나지 않으면 어찌하는가? 큰소리로 고함을 질러야 일어난다. 그래서 놀랄 경(驚)자를 써서 경칩(驚蟄)이라고 했다. 경칩은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다.

중국 후한시대 반고가 저술한 한서(漢書)에는 계칩(啓蟄)이라고 불렸다. 따뜻한 봄바람에 각종 초목의 싹이 트고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나오려고 꿈틀거린다고 하여 열 계(啓)자와 벌레 칩(蟄)을 사용하여 계칩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후에 서한의 7대 황제가 경칩으로 변경했다. 경칩 무렵에 처음으로 천둥이 치기 시작한다. 그 소리를 듣고 잠자던 초목이 싹트고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인체는 어떨까. 천둥소리에 간(肝)의 양기(陽氣)가 훅 올라가게 된다. 상대적으로 인체는 음(陰)의 혈액이 부족하게 된다. 건강한 사람은 충격을 흡수하지만 노인이나 어린이, 병자는 충격을 받는다.

갑자기 화를 잘 내거나 어지러운 두통이 발생하고 심하면 중풍이 들게 된다. 인체의 간을 보호를 하고 소화기관인 비장을 튼튼하게 하는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특히 경칩의 건조하고 강한 바람이 비장을 상하게 한다.

옛말에 경칩의 바람은 한 겨울 바람보다 무섭다고 했다. 이처럼 기온의 변덕이 심하다. 이런 날씨 때문에 온몸이 무력해지고 쉬이 피곤하고 잠이 오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선 자연기후의 현상과 각자의 체질에 따라서 음식, 정신, 생활방면에 보양을 해야 한다.

▲ 봄 절기(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의 양생 기본요구

▲ 봄 절기의 올바른 양생음식의 특징

△ 음허체질(陰虛體質 음이 허약한 체질인 사람)의 양생방법

이런 체질의 사람의 특징은 마르고, 손과 발에 열기가 많아 따뜻하며, 가슴이 답답함을 자주 느끼며, 수면을 적게 취하며, 대변은 윤기가 없고 딱딱하고, 소변의 색깔은 노랗고 작은 더위도 참지 못하며 차가운 음료를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음허체질의 봄의 양생방법은 이렇게 한다. 보통 음이 허약한 체질의 사람은 성미가 급하고 짜증을 잘 내며 쉽게 화를 낸다. 이것은 음이 허약하여 인체의 화기(火氣 더운 기운)가 왕성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형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 염담허무 정신내수(恬淡虛無 精神內守)를 하는 양생방법을 쓰라고 했다. 즉 이 말은 승패를 가르는 자극적인 여가활동을 줄이며 절제성이 있는 생활을 하고, 자신의 수양을 쌓고, 차분하고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한다.

양기가 왕성한 봄에는 바닷가 주변이나 산이 많은 곳을 자주 찾는 것이 좋다. 생활환경은 북쪽에 자리하며 남쪽을 바라보는 형태의 집이 가장 좋다고 했다.

음허체질의 양생음식은 봄에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하고 되도록이면 싱겁게 먹도록 한다. 좋은 것은 맵쌀, 깨, 유제품, 꿀, 두부, 생선, 야채, 등이다. 체력이 많이 떨어지면 꽃송이버섯, 오리, 동충하초, 해삼, 자라 등을 먹는 것이 좋다. 너무 맛이 강하거나 매운 맛이 나는 것은 적게 먹는 것이 좋다.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 오미음양지용(五味陰陽之用 다섯 가지 맛의 음양의 이용 방법)에서 신감(辛甘 매운맛과 단맛)은 발산(發散)을 시키므로 양에 속하고, 산고(酸苦 신맛과 쓴맛)는 토하고 설사시키므로 음에 속하며, 함미(鹹味 짠맛)도 토하고 설사시키므로 역시 음에 속하고, 담미(淡味 담백한 맛)는 스며나가게 하므로 양에 속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필요에 따라 적절한 기운을 조화시켜 평행이 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음허체질의 봄의 차(茶)는 쌍화음이다. 재료는 인동초로 불리는 금은화30g, 산사10g, 꿀250g 으로 끓인 차이다. 이렇게 먹으면 몸의 나쁜 열기와 한기를 몰아내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음허체질의 봄의 죽(粥)은 동순죽(冬筍粥)이다. 재료는 죽순100g, 동초100g, 쌀200g, 우유50g, 생강즙, 후추를 넣어 끓인 죽이다. 이렇게 먹으면 소화기관이 허약해 습기가 많이 쌓인 사람에게 잘 발병하는 간경화를 예방하여 준다.

▷음허체질의 봄의 샐러드는 꽃송이버섯샐러드이다. 재료는 꽃송이버섯100g, 양파1개, 무순10g 을 넣어서 만드는 샐러드다. 이렇게 먹으면 봄에 인체의 간(肝)에 나쁜 기운이 뭉쳐서 발생하는 고혈압, 동맥경화, 심혈관질환 등을 예방하여 준다. 그리고 봄의 건조한 기운에 잘 발생하는 피부트러블을 예방한다.

▶ 쑥 된장국

효능-온중이기혈(溫中理氣血)한다. 봄철에 인체의 소화기관을 따뜻하게 만들어 나쁜 습기가 쌓이지 않게 하고 기혈순환을 활발하게 만들어 면역력을 길러준다.

▷ 쑥의 효능

1.고혈압과 동맥경화 예방 : 쑥은 혈액을 맑고 깨끗하게 만들어 콜레스테롤을 없애고 체내의 노폐물을 제거하여 혈압을 낮추어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2.춘곤증 예방 : 쑥은 단백질 함량이 뛰어나 칼슘과 철분, 비타민A 성분이 풍부하여 춘곤증 예방에 효능이 있다.

3.각종 부인병 예방 : 쑥은 몸 안의 냉기와 습기를 몰아내 여성의 만성적인 허리, 어깨 통증 및 출혈을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어 코피나 산후출혈, 생리과다, 토혈 등에도 효과가 있으며 특히 여성들의 생리통 완화에 효능이 있다.

4.면역기능 향상 : 쑥은 혈액속의 백혈구의 수를 늘려 면역기능을 높이고 살균효과가 있다. 쑥의 독특한 향기인 치네올 이라는 성분은 대장균, 디프테리아균을 죽이고 발육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고 강력한 해독 작용이 있어 몸속의 독소를 해독하므로 면역기능을 향상시킨다.

5.간 기능 향상 : 쑥은 비타민, 미네랄 등이 풍부해 간의 해독기능과 지방 대사를 원활하게 해 피로회복 및 체력개선 기능에 도움이 된다. 또 쑥의 탄닌성분은 과산화지질의 생성을 억제해 세포의 노화를 방지한다.

6.위장기능 향상 : 쑥은 위 점막의 혈액이 개선되도록 하며 양질의 섬유질은 장의 연동운동과 점액분비를 원활하게 하여 변비를 예방하고 대장의 수분 대사를 조절해 위장기능을 향상시켜 준다.

▷ 약선된장의 효능

약선된장은 풍사(風邪 나쁜 바람의 기운)를 제거하고 해독해 중풍을 예방하고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해 소변이 잘 나오고 급성, 만성 피부병과 아토피를 예방한다.

▷ 새우의 효능

새우는 허약한 심장과 신장의 양기를 북돋워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봄철 각종 피부트러블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한다.

▷ 생강의 효능

생강은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해 면역력을 길러 인체 내외부에 발생하는 각종 염증을 예방한다.

▷ 파의 효능

파는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해 풍사(風邪 나쁜 바람의 기운)가 심장의 기운을 막는 것을 예방한다.

▷ 마늘의 효능

마늘은 풍사(風邪 나쁜 바람의 기운)가 인체의 표면에 머무르는 것을 예방해 차가운 바람으로 인한 감기를 예방한다.

재료 : 쑥200g, 건새우30g, 약선된장30g, 대파30g, 생강10g, 다진마늘10g, 표고버섯1개, 쌀뜨물 적당량, 홍초1개

▷ 만드는 법 1. 쑥을 다듬어서 손질한다. 2. 쌀뜨물에 건새우와 마늘, 생강, 표고버섯을 넣고 끓인다. 3. 표고버섯이 향이 나고 익으면 된장을 푼다. 4. 3에 쑥을 넣고 살짝 끓으면 고추와 파를 넣어 완성한다.

조리Tip 쑥은 너무 뭉개지지 않도록 살짝 끓여야 향기와 맛이 살아난다.

#필자 소개 : 최만순씨는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 회장으로 활동중이며, 한국전통약선연구소장, 국제고급약선사자격 평가위원, 미국 FDA 운영위원 등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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