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린 나물의 식이섬유, 비만·변비·각종 성인병 예방
검은색의 음식, 나쁜 기운 부드럽게 조절하는 효능
묵나물, 움직임 원활히 하는 비타민이 풍부한 식품
입춘절기의 양생, 질병 예방과 면역력 증강하기 등

묵나물

 

[전문가 칼럼=최만순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장]지금은 언제나 신선한 채소를 접할 수 있다. 그러나 햇살과 바람이 만들어낸 말린 나물의 맛은 잊을 수 없다. 그리고 볕에 말리는 나물은 그 성질이 따뜻하게 변한다.

제철에 수확하여 말린 나물은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의 보고다. 특히 말린 나물의 식이섬유는 비만과 변비 각종 성인병을 예방한다.

그중 ‘묵나물’이란 작년 제철에 채취하여 말려 놓은 나물이다. 우리는 보통 묵혀 두었다가 먹는 나물이라 하여 묵은나물 또는 묵나물이라고 한다. 한자로는 진채(陣菜) 또는 진채식(陣菜食)이라고 한다.

묵나물의 유래는 우리가 채소를 먹기 시작할 때부터 그 기원을 본다. 뿌리채소를 비롯한 근채류 잎을 채취하여 먹는 산채류는 선사시대부터라고 추측한다.

정월 대보름은 정월에 맞이하는 보름날이다. 음력 1월 15일이며 예부터 1년 중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 보름날이다. 정월 대보름은 새로운 해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보름날이어서 특별하게 여겼다.

지금도 전국 곳곳에는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며 갖가지 민속놀이와 풍속을 즐긴다. 대표적인 풍속은 마을 제사, 달맞이 소원 빌기, 다리 밟기, 액막이 연 날리기,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줄다리기 등이다.

둥글게 가득 찬 보름달은 풍요와 다산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이런 풍속 날 음식인 묵나물 역시 그와 맥을 함께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묵나물은 지역마다 약간 다르다. 일반적으로 박, 오이, 버섯, 호박, 무, 무시래기, 고사리, 취나물, 가지 등을 말려두었다가 나물로 먹는다.

예부터 정월대보름의 음식은 다섯 가지 곡식을 넣은 오곡밥을 하고, 열 가지 나물로 반찬을 만든다. 부식은 단단한 견과류를 입에 넣고 부럼 깨물기를 한다. 술은 차가운 술을 남녀노소가 함께 마시는 귀밝이술, 솔잎을 깔고 떡을 쪄먹는 솔떡 등이 있다. 그리고 대보름날의 주식인 밥이나 묵나물은 그 색깔이 어둡다.

대보름날 어두운 색의 밥을 먹는 까마귀의 전설도 있다. 고려시대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1281년)의 기록이다. 소지왕이라 불린 신라 21대 왕이 까마귀를 따라갔다가 연못 속에서 나타난 신령을 만났다. 신령이 전해주는 편지를 열어보니 “가야금을 담아두는 상자를 활로 쏘라”고 돼 있었다.

궁궐로 돌아온 왕은 가야금 상자에 화살을 쏘았다. 그러자 그 안에서 몰래 바람을 피우던 왕비와 중이 놀라 소리를 질렀다. 결국 두 사람은 사형에 처해졌고 왕은 까마귀를 만난 음력 1월 15일이 되면 거뭇거뭇한 찰밥을 지어 제사를 지냈다. 그리고 백성들에게 이날 행동을 조심히 하라고 명했다.

보통 나물은 삶아 햇빛에 천천히 말리면 어두운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러면 검은색에 풍부한 색소인 안토시아닌이 생성된다. 안토시아닌은 동맥에 침전물이 생기는 것을 막아 피를 맑게 하고 심장 질환과 뇌졸중 위험을 줄여준다.

안토시아닌은 바이러스와 세균을 죽이는 산화방지제가 함유돼 있으며 소염, 살균 효과가 뛰어나다. 또 망막에서 빛을 감지해 뇌로 전달해주는 로돕신 색소의 생성을 도와 눈의 피로를 줄여주고 눈을 건강하게 만든다.

특히 봄이 시작되는 입춘시절에 검은색의 음식은 조습연견(燥濕軟堅-겨우내 인체 내부에 쌓여있던 습하고 건조한 것을 부드럽게 하고 화기를 조절하는 효능)한다.

그리고 검은색은 인간의 지혜를 관장하는 색으로 겨울을 의미한다. 오는 봄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소생을 상징함과 동시에 만물의 흐름과 변화를 내포하고 있다.

경도잡지(京都雜誌 1700년대 말)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1849)의 ‘정월편’ 에 정월 대보름날 오곡밥과 묵나물을 먹으면 다가올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했다.

정월대보름은 입춘 이후에 온다. 새로운 봄의 기운이 서서히 밀려들기 시작하면 동면상태에 있던 사람의 몸은 활동기에 들어가게 된다. 몸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비타민이 필요하다.

그러나 예전에는 겨울 동안 신선한 채소를 섭취할 기회가 적었다. 그러다 갑자기 몸의 활동기인 봄이 되면 비타민 부족에서 오는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난다. 몸이 나른해지고 졸음이 오고 식욕과 면역력이 떨어진다.

묵나물은 몸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하는 비타민이 풍부한 식품이다. 오직했으면 보름날 하루에 백 개의 이웃집 음식(百家飯)을 서로 나누어 먹고 보름날 하루 아홉 번 밥을 먹으라고 강조 했던 조상들의 지혜를 생각해 본다.

▲입춘절기(立春節氣)의 약선양생

입춘은 일 년 중의 첫 번째 절기로서 자는 설 립(立)을 써서 시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입춘은 봄의 서막을 열게 하며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시작을 알린다. 입춘절기 때의 특징은 낮이 점점 길어지며, 햇살이 따뜻하여 기온이 점차적으로 상승하고 일조나 강수량 또한 점점 증가한다.

옛날 사람들에게서 내려오는 속담에 의하면 ‘입춘우수도 조기만수각(立春雨水到 早起晩睡覺)’ 즉 입춘부터 비가 내리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야한다는 말이다.

입춘부터 기후변화가 비교적 심하다. 날씨가 어떤 날은 매우 춥고 어떤 날은 매우 따뜻하다. 그리고 이때는 인체의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고 저항력이 떨어진다. 그러므로 입춘절기 때는 특히 사람들은 겨울옷을 바로 벗어버리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나이가 많거나 신체가 허약한 사람들은 의복 등을 주의해야 한다.

당나라 명의 손사막의 천금요방(千金要方)에서 이렇게 말했다. ‘봄철의 의복은 하후상박(下厚上薄)의 원리를 따라야 한다’고 했다. 말하자면 하복은 두껍게 입고 상의는 얇게 입는 것이 적당하다는 것이다.

중국 청나라 조정동(1699~1785)이 지은 노인양생의 의학서적인 노노항언(老老恒言)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춘동반양(春凍半洋), 하체녕과우난(下體寧過于暖), 상체무방략감(上體無妨略減), 소이양양지생기(所以養陽之生氣)" 봄철의 옷차림은 이렇게 해야 한다.

날씨가 따뜻해졌다 하여도 하체와 발에 옷을 많이 입어서 따뜻하게 보호해 주어야 한다. 반면에 상의는 가볍게 입어도 무방하다. 즉 이 말은 모든 봄철의 옷차림은 봄철의 기후에 순응하여 입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입춘절기 때의 약선양생 방면에서 첫째 고려해야 할 것은 맛의 성질이다. 입춘은 봄철의 양기가 처음 생기는 절기이기 때문에 맵고 단 성질이 있다. 그러므로 열을 발산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신맛은 몸을 수렴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신맛의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은 옳지 않다.

황제내경 소문장기법시론(黃帝內經 素問 臟氣法時論)에서는 오장(五臟)과 오미(五味-짠맛, 단맛, 신맛, 매운맛, 쓴맛의 다섯 가지 맛)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밀접한 관계 중에 신맛이 간으로 들어가면 수렴하는 성질이 있어 양기를 생성하고 간의 기를 소통시키는 것을 방해해 적당하지 못하다.

음식양생에 있어서 오장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옛말에 이런 말도 있다. 만약 오장과 맛 성질의 관계를 따르지 않으면 병이 생기고 오장과 맛 성질의 관계를 따르면 몸이 편안하다. 그래서 봄날에는 우리는 의식적으로 인체의 간(肝)을 보양하고, 간을 소통시켜 주며, 기(氣)를 통하게 하여주는 음식과 약재를 먹어야 한다.

대표적인 약재는 구기자(枸杞子), 단삼(丹蔘), 울금(鬱金), 원호(元胡) 등이다. 식품 재료는 맵고 따뜻하며 발산하는 성질이 있는 대추, 파, 땅콩, 고수, 콩을 발효시켜 만들어 말린 식품(豆?) 등이 좋다. 이것들을 음식을 만들 때 적당하게 넣으면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입춘절기 양생의 또 다른 방면은 질병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증강해야 한다. 특히 입춘 때는 추운 날씨에서 따뜻한 날씨로 전환하기 시작하는 과도기다. 그러므로 여러 질병을 유발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번식하기 쉽다. 이런 것을 옛말에 온열독사(溫熱毒邪)라고 했다.

현대에 말하는 감기, 홍역, 유행성 뇌척수막염, 폐렴 등이 이 시기 때 쉽게 발병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봄철에 병에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 방법은 이렇다.

첫째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전염되지 않게 항상 청결을 유지한다. 둘째 창문을 열어서 환기를 자주 시켜서 신선한 공기를 유지한다. 셋째 운동을 하여 체력을 강화하고 저항력을 높여준다.

입춘절기 때 음식양생은 생보(生補) 원리를 위주로 해야 한다. 좋은 음식은 하수오20g과 돼지간250g을 넣어 끓인 하수오간탕, 새우살30과 부추250g을 넣어 볶은 새우살부추볶음 등이 좋다.

이 요리들은 인체의 간과 신장을 보양을 하는 보간신(補肝腎), 부족한 정혈을 채워주는 익정혈(益精血), 모발과 시력을 건강하게 하는 오발명목(烏髮明目), 인체에 따뜻한 기운이 돌아 만병을 예방하는 온중익기(溫中益氣)의 효능이 있다.

봄절기(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의 양생 기본요구

▲봄 절기의 음식양생법

봄의 기후는 점차 따뜻해지지만 바람이 많이 불고 건조하기 때문에 피부가 거칠어진다. 갈증도 쉽게 나고 입이 마르며 입술이 갈라지는 현상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신선한 야채를 많이 먹고 즙이 많은 과일을 많이 식용하여 인체의 부족한 수분을 공급해야 한다.

특히 봄은 만물이 소생하기 시작하므로 양기가 점차적으로 많아진다. 그래서 기름기가 많고 느끼한 음식을 적게 섭취하여 양기가 몸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막아야한다. 그러지 않으면 인체의 간(肝)에 무리를 주어서 소화기관인 비장(脾臟)을 오히려 상하게 할 수 있다.

중국 당나라 명의 손사막의 천금요방(千金要方)에서 ‘춘칠십이일 생산증감 이양비기(春七十二日省酸增甘以養脾氣)’ 즉 봄의 72일은 신 맛을 줄이는 대신 단맛을 증가하여 소화기관인 비장의 기운을 보호해야한다고 하였다.

음양오행 중에 간(肝)의 성질은 ‘木(나무 목)’ 에 속하며 맛은 신맛에 속한다. 비장은 ‘土 (흙 토 )’에 속하며 맛은 단맛에 속한다. 그리고 ‘목’의 성질은 ‘토’의 성질보다 강하다. 그러므로 봄 절기 때는 음식에 신맛을 적게 넣고 단맛을 더 넣어주어야 비장의 기운을 보호할 수 있다. 적합한 식재료는 부추, 백합, 콩나물, 쑥, 죽순, 산약, 연근, 토란, 무, 가죽나물인 향춘(香椿)등이 있다.

▲봄 절기의 양생약선요리 개념

봄에는 겨울철의 묵은 것을 밀어내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만물이 생기를 다시 찾게 되는 절기이다. 또한 자연계의 양기는 점점 상승하기 시작하여 자연계의 모든 사물과 호응을 한다.

양생약선 식단을 준비할 때에는 꼭 봄의 만물이 왕성하게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과 그 기운을 주의해야한다. 만약 그렇지 않고 봄의 왕성한 생성기운을 반대로 이용한다면 봄철을 지내는 동안 건강에 해로울 뿐만 아니라 병을 얻게 되는 경우도 있다.

봄철의 차가운 바람은 몸 안의 간에 적응하고 추운 겨울에서 더운 여름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이기 때문에 음기가 쇠퇴하고 양기가 상승하며 추위가 가시고 더위가 오는 시기이다. 그래서 이때는 특히 기후변화는 심하며 온도 차이도 커서 갑자기 춥다가 갑자기 더워지거나 갑자기 따뜻하거나 갑자기 싸늘해지는 날이 많다.

봄철 때 간의질환, 관상동맥경화증, 고혈압을 앓고 있는 환자는 나쁜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 그 외에 겨울에서 봄으로 전환하는 시기에 사람들의 면역력이 많이 떨어지며 기후적응 능력도 약하기 때문에 유행성 전염병에 걸리기가 쉽다. 예를 들어 유행성감기, 홍역, 유행성뇌척수막염 등이 있다.

그러므로 특히 중년기 노년기 사람들과 어린아이들은 더욱더 주의를 해야 한다. 삶의 목표란 항상 건강과 함께 동행해야 한다. 건강이란 스스로 믿고 나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부족한 것이 보인다. 부족한 것이 보이면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보인다. 이런 고민과 자기 성찰에서 목표에 대한 모든 힘이 나온다.

묵나물 효능

消風, 淸熱解毒(소풍, 청열해독)한다. 봄철의 건조한 바람을 인체에서 머물지 않게 소멸을 시켜주어 감기에 걸리지 않고 몸 안에 들어온 뜨거운 열기를 해독하여 면역력을 길러 준다.

호박나물 효능

호박나물은 탄수화물과 비타민A, C가 풍부해 자주 섭취하면 야맹증과 당뇨병 완화에 도움이 된다. 특히 잘 말린 호박나물은 비타민D가 풍부해 칼슘흡수를 도와 골 다공증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다.

고구마줄기 나물의 효능

고구마줄기는 변비, 비만, 지방간,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좋고 비타민 성분이 많아 노화방지에도 효과가 있다. 특히 칼슘과 칼륨성분이 풍부하여 골다공증, 고혈압 예방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가지나물의 효능

가지나물은 열을 내리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며, 통증을 멈추게 하고 부기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이뇨작용을 돕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청의 효능

무잎을 건조한 무청에 많이 들어 있는 식이섬유소는 위와 장에 머물며 포만감을 주어 비만을 예방하고 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당뇨병을 예방하며 동맥경화증을 예방한다. 특히 무청에는 철분이 많아 빈혈에 좋고, 칼슘 및 식이섬유소가 함유돼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려 동맥경화 억제효과가 있다.

취나물의 효능

취나물은 진통, 해독의 효능을 가지고 있으며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적용질환은 근골통증, 요통, 두통, 장염으로 인한 복통, 인후염 등이다. 타박상이나 뱀에 물렸을 때에도 치료약으로 쓴다.

주재료

호박나물50g, 취나물50g, 가지나물50g, 무청나물50g, 고구마줄기나물50g, 들기름, 약선간장, 간마늘

만드는 법

1.무청을 찬물에 넣고 불린 후 냄비에 푹 무르도록 삶아서 물기를 빼고 꼭 짠다.

2.취나물을 찬물에 넣고 불린 후 냄비에 푹 무르도록 삶아서 물기를 빼고 꼭 짠다.

3.고구마줄기나물을 찬물에 넣고 불린 후 냄비에 푹 무르도록 삶아서 물기를 빼고 꼭 짠다.

4.호박나물은 찬물에 불려 살짝 삶은 후 물기를 꼭 짠다.

5.가지나물은 찬물에 불려 살짝 삶은 후 물기를 꼭 짠다.

6.1~5의 나물을 각각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마늘, 간장을 넣어서 살짝 볶아 완성한다.

7.완성된 나물을 접시에 보기 좋게 담는다.

조리Tip 식성에 따라서 고소한 맛을 원하면 들기름대신 참기름을 넣어도 된다.

 

#필자 소개 : 최만순씨는 세계한식문화관광협회 회장으로 활동중이며, 한국전통약선연구소장, 국제고급약선사자격 평가위원, 미국 FDA 운영위원 등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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