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집계 '사실상 실업자' 453만8000명 공식실업자의 4.5배

학원 다니지 않는 자력 취업준비생 40만 1000명, 8년만에 최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국내에 ‘사실상 실업자’ 신세인 인구가 지난해 처음으로 450만명을 돌파했다.

사실상 실업자는 정부 집계 공식 실업자와 함께 취업준비생, 고시학원·직업훈련기관 등 수강생,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 특별한 이유 없이 쉬는 사람 등을 합친 개념이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사실상 실업자 규모가 453만 8000명에 이르렀다.

이같은 수치는 정부가 지난해 공식 실업자로 집계한 101만 2000명보다 약 4.5배 많은 수준이다.

반면에 전년대비 증가는 14만 1000명으로, 2015년 증가 27만 5000명(전년대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그럼에도 2013~2014년 증가 폭이 10만명 이내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큰 증가세라는 점에서 실업 문제의 질이 악화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사실상 실업자의 유형에서 가장 큰 집단은 ‘특별한 이유 없이 쉬는’ 인구로 지난해 162만 5000명을 기록, 160만명을 넘기면서 전년에 이어 2년연속 늘어났다.

하루에 반나절 정도 일하면서 재취업 준비를 하는 사람이나 막연히 쉬고 싶어 일하지 않는 인구 등이 ‘특별한 이유 없이 쉬는 인구’에 포함되고 실업자로도 분류되지 않는다.

지난해 주당 취업시간 18시간 미만 취업자가 이어서 127만 3000명으로 많았다. 전년보다 5만 1000명 늘어난 규모이다.

특히 전체 취업자의 4.9%를 차지해 사상최고를 기록, 정규직의 주 40시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노동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인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음을 뜻한다.

취업준비학원에 다니지 않고 자력으로 입사를 준비하는 인구는 40만 1000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37만 4000명보다 7.2% 늘어난 수치로 증가율이 지난 2008년(11.6%) 이후 최대다.

반면에 고시학원이나 직업훈련기관 등에 다니는 취업준비생 수는 22만 7000명이었다. 취업준비생 역시 통계청 분류에서 비경제활동인구로 집계돼 실업자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이같은 ‘사실상 실업자’의 존재는 실업률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고용률 증감에는 영향을 미친다.

즉, 공식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실업자의 증가가 곧바로 실업률 증가로 반영되지 않는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실업자의 증가는 그만큼 고용률 상승의 폭을 둔화시키는 작용을 하고 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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