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녹취록엔 "일부만 따서 얘기하는 것"

고영태 청문회 증언에 대해선 "신빙성 없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는 최순실 씨.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데일리한국 온라인뉴스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물 최순실씨가 16일 오전 헌법재판소에 증인으로 출석해 각종 이권개입을 묻는 국회 소추위원단의 물음에 "증거 있느냐"며 발뺌을 하거나 "기억 안난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최씨는 16일 오전 10시 헌재청사 1층 대심판정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문화체육 관련 사업이나 딸 정유라의 승마 지원 의혹을 묻는 질문에 "저는 어떤 이득이나 이권을 취한 적도 없다. 논리의 비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박근혜정부의 '창조문화융성' 기조를 기획하고 실행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박 대통령 취임 후 문화체육 사업을 47건 맡았느냐는 물음에도 "증거 있느냐. 저는 어떤 일에도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항변했다.

또 대통령 취임사 등 청와대 문건작성을 도운 이유에 대해서는 "제 이권을 생각해서 한 적 없다"고 했으며, 딸 정유라씨의 승마지원을 계획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너무 논리의 비약이라고 생각한다"고 강변했다.

이 과정에서 소추위원측이 이권 개입여부를 끈질기게 캐묻자 최씨는 "어떤 이권에 (개입)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보라. 그런 적 없고 대통령도 그런 분 아니다. 저는 미르재단, 더블루K 어디를 통해서도 돈을 한 푼도 받은 적 없다. 제 통장(을 통해) 이익을 받은 적 한 번도 없다"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소추위원측이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과의 통화내용 녹취록을 들며 문화체육 관련 사업 개입 의혹을 따지자 "(통화내용을) 일정 부분만 따서 전후 사정이 어떻게 나왔는지 이해 안간다. (일정) 부분만 따서 얘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녹취록의 증거력을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최씨는 또 "대통령 의상비는 받았다"고 증언하면서도 "대통령 의상비 문제는 사생활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씨는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의 증언에 대해서는 "고영태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고 전 이사는 지난해 12월 7일 열린 제2차 청문회에서 '박 대통령에게 가방과 옷 100여벌을 줬다고 했는데, 그 구입 비용을 모두 최씨에게 받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이 이른바 '나쁜 사람'으로 지목한 뒤 좌천된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에 관해서도 "모른다"고 답변한 최씨는 "문고리 3인방과 대통령 관저 회동은 한 적이 없으며, 정부 관료 인사 추천를 한 적도 없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재판부는 오후 2시부터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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