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정현 기자] 2000년 발생했던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당시 막내형사로 수사에 참여했던 경위가 자살하면서 향후 재심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해당 경위는 28일 0시 50분경 전북 익산시에 소재한 본인 아파트에서 아내가 잠시 집을 비운 틈을 타 목을 매 숨졌다. 현재 가족들에게 미안함을 표현한 휴대폰 메시지 외에는 별도의 유서가 발견돼지 않았지만 주변의 지인들은 그가 재심 증인을 선 후 괴로움을 많이 표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달 광주고법에서 열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재심 공판에 증인으로 채택돼 법정 출석을 했다. 특히 그는 사건 당시 수사팀 막내로, 진범으로 지목된 최모(32·사건당시 16)씨를 익산역에서 여관으로 데려간 형사들 중 한명으로 알려졌다.

재심을 청구한 최씨는 당시 경찰들이 여관에 데려간 후 구타를 당하며 자백을 요구받았다고 증언을 했으나 경찰은 이를 정확히 인정하지 않아왔다.

그러나 이번에 자살한 경위는 재심 법정에 출석해서 당시 최씨를 여관으로 데려갔다가 새벽이 돼서야 경찰서로 데려갔다며 불법행위가 이뤄졌음을 시인했다고 한다. 그가 살아있었다면 더 자세한 증언과 진실을 기대할 수 있었다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일단 광주고법은 자살한 경위가 이미 공개 재판을 통해 증언했으므로 다음 공판을 원래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다음 공판은 10월 20일로 예정됐으며 최종 선고 공판은 11월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은 2000년 8월 10일 오전 2시 전북 익산시 영등동 약촌오거리 부근에서 택시기사 유모(당시42)씨가 흉기에 찔린 사건으로 유씨는 결국 다음 날 숨졌다.

당시 수사를 맡은 익산경찰서는 인근 다방에서 배달일을 하던 최초 목격자 최모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결국 살인과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씨는 징역 10년을 꼬박 복역한 뒤 2013년 재심을 청구했다.

이 사건은 2017년 개봉예정으로 배우 정우와 강하늘이 주연한 영화 ‘재심’(가제)으로 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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