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이어 태국인도 2명 감염…미국서는 성관계 전염 보고도 나와

[데일리한국 황혜진 기자]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Zika) 바이러스 감염자가 중남미에 이어 아시아 국가에서도 발생하면서 설 연휴 해외관광을 계획한 여행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중남미에 이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에도 지카 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된다며 글로벌 대응팀 편성에 나섰다. 이 때문에 모처럼 설 연휴에 해외여행을 생각했던 이들이 과연 안심하고 다른 국가로 갈 수 있는 건지, 어떤 국가들이 위험한지 관계당국으로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

먼저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는 아프리카 대부분과 남유럽, 아시아 국가 등에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2개월 이내에 지카 바이러스가 발생한 국가는 브라질, 볼리비아, 콜롬비아, 파나마 등 중남미 26개국과 태국 등 총 28개국이다.

아시아에서는 태국이 2012년부터 꾸준히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다만 중남미나 카리브해 연안지역처럼 유행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모기에 물릴 경우 감염 우려가 있는 만큼 임신부 등 감염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는 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태국에서는 올 들어 1명의 감염자가 확인됐고, 해외로 출국한 태국인 1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두 명의 확진자는 감염 확인 이전에 지카 바이러스 유행지역을 여행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에 현지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남미 등의 지카 바이러스 유행상황이 동남아로 전파되지 않더라도, 태국 내에서 언제든 추가로 감염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동남아에서 확인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들은 대부분 발열과 발진, 안구 충혈이나 근육통 등의 증세를 보이지만, 대부분 병원 치료를 받은 뒤 완쾌된다.

그러나 임신부가 감염될 경우 태아에게 영향를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보건당국의 권고대로 가능하면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와 같은 지카 바이러스 '토착화' 가능성이 있는 지역 여행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이날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임신부 등 여성에 대한 감염 진료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가이드라인에 다르면 브라질, 콜롬비아 등 지카 바이러스 유행 지역을 여행한 여성은 주의가 필요하며 가임기 여성의 경우 한 달 정도 임신 유예 기간을 두는 것이 안전하다.

이런 가운데 지카 바이러스가 성관계를 통해 전파된 사례가 미국에서 보고돼 주목된다.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카운티 보건국은 지카 바이러스 확산 국가인 베네수엘라를 다녀온 방문객과 성관계를 가진 한 환자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CNN은 지카 바이러스의 성적 전파는 이번이 세 번째 보고된 사례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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