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의 한파특보에 32년 만의 폭설

60여편 항공운항 계획 전면 취소돼

정전 단수에 교통사고 등 악재 겹쳐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제주 전역에 몰아닥친 한파와 폭설 등으로 24일 하늘과 바닷길이 모두 막혀 제주도가 이틀째 완전 고립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폭설과 강풍으로 23일 오후 5시50분부터 중단된 제주국제공항의 항공기 운항은 일단 25일 오전 9시까지 사흘간 전면 중단됐다. 이에 따라 관광객과 도민 등 6만여명의 발이 꽁꽁 묶이는 긴급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소 39시간동안 운항이 중단되는 제주공항의 경우, 상황이 나아져 25일 오전부터 운항이 재개된다 해도 항공대란이 해소되려면 26일이후가 돼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토교통부는 제주공항의 모든 항공편 운항이 중단됨에 따라 비정상상황 대책반을 운영하며 승객들에 대한 종합안내 및 통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폭설과 강풍으로 항공기 운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24일 낮 12시까지로 예정했던 활주로 운영을 25일 오전 9시까지로 잠정 중단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된 항공편 출발·도착 510여편과 25일 오전 9시까지 예정된 60여편이 모두 취소됐다.

23일부터 이어진 결항사태로 인해 체류객은 사흘간 6만명이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 체류객은 공항 대합실에 머물려 운항 재개를 기다리고 있지만 마땅히 머물 곳이 없어 바닥에 박스나 모포, 옷가지를 깔고 눕거나 의자에 앉아 쪽잠을 자는 등 졸지에 '노숙자' 신세가 됐다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특히 현재로서는 바닷길도 사실상 폐쇄된 상태다. 제주도 전 해상과 남해 서부 서쪽 먼바다에는 풍랑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여객선과 도항선 운항이 전면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눈길 접촉사고와 고립, 낙상, 정전, 동파에 따른 단수 등의 돌발사고도 잇따라 제주도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오전 6시 43분에는 서귀포시 516도로 숲터널 인근에서는 시외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져 5명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는 등 눈길 교통사고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7시 6분에는 제주시 외도, 신엄, 하귀 일대 150가구에서는 강풍에 전신주의 전선이 끊어져 정전이 발생해 주민들이 고생하기도 했다.

한편 기상청은 앞으로 25일까지 제주도 산간에 10∼30㎝, 산간 외 지역에 1∼5㎝의 눈이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