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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곽다혜 인턴기자] 내년부터 서울시 지하철 역 이름을 구매할 수 있다. 서울시는 15일 기존 지하철 역명에 병기하는 이름을 유상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에 1∼4호선과 5∼8호선에서 각각 5개씩 10개역을 선정해 시범적으로 운영한다. 현재 서울시 307개 역 가운데 61개역(19.9%)에 대학과 구청 이름 등이 병기돼 있는 상황이다.

지하철 역 명은 역에서 500m 이내에 있는 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만약 마땅한 곳이 없으면 1㎞ 이내로 확대할 수 있지만 공공성 이미지를 훼손하거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기업·기관은 배제된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에 자체 역명심의위원회를 두고 기준에 맞는 기관 중 최고가를 입찰하는 곳이 선정되는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진행된다. 지하철 역 명은 1개역 1개 병기, 1회 3년 계약이 원칙이며 출입구역 명판과 승강장역 명판, 노선도, 안내방송 등에 반영한다. 다만 기존에 병기명이 있는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서울시는 역명 병기를 요구하는 경우 대부분 기관과 단체 홍보 목적이기 때문에 국가나 시 정책 추진에 필요한 경우가 아닌 한 유상 판매로 돌릴 방침이다. 지하철 운영 기관의 수익을 올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위한 것이다. 이밖에 공공성 판단이나 사용료 기준 등 세부운영 지침은 서울시와 운영기관이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서울시는 또 기관과 단체 등 동일한 역명 개정 민원을 두 차례까지만 지명위원회에 상정할 수 있도록 역명 재·개정 절차를 개정하며 투명하게 처리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범 운영한 뒤 공공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실익이 있는지 따져서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공공성이 훼손되는 것을 감수하고 계속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코레일과 부산교통공사, 인천교통공사, 대구지하철공사 등 다른 지하철이 운영되는 지역에서는 모두 병기 역명을 유상 판매하고 있다. 부산은 1개역에 2개 명칭을 병기하며 1개역 당 연 평균 5천209만원을 받고 있다. 코레일은 58개 역에 1개역 당 연 평균 2천100만원에 판매하며 인천과 대구는 각각 18개역과 10개역에서 1천594만원, 2천173만원의 수입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도 2019년 2호선 개통 시 병기 역명을 유상 판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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