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제주공항 관련 일대 땅값 들썩이자 시사

"공항예정지 주민 분노…개발이익 공유 배려"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2제주공항과 관련 근처 땅값이 들썩이자 “성산읍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할 것인지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언제든지 의사결정이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지난 23일 제주시 인근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항계획 발표이후 수혜지역의 땅이 필요이상으로 값이 뛰는 것과 관련 “재테크에 관심 없던 사람들이 요새 화제가 부동산이고 재테크일 정도로 들뜬 분위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제주도는 지난 10일 성산읍 일대가 제2공항 부지로 선정된 이후 성산읍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서귀포시는 보상금을 노린 불법 개발행위를 막고자 합동단속반을 운영하고 있다. 제2공항 예정지는 밭(임야)이 대부분이라 이주해야 하는 주민은 60여가구, 주변의 소음피해 가구는 제2공항이 풀가동 할 때 900가구로 추정된다.

원 지사는 또한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성산읍 온평리, 수산리 등 현지 주민들의 공항 건설 반대움직임에 대해서도 "제2제주공항 예정지 및 소음피해지역으로 발표된 마을 주민들은 충격·분노·불안을 느끼고 있다"며 "개발이익을 주민과 공유하도록 배려하고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해당 지역 주민들은 본인들만 피해보고 이득은 다른 사람이 보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큰 상태"라며 "과거 청계천 사례처럼 진정성을 가지고 끈질기게 주민들의 실질적 내용에 초점을 맞춰 잘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이 반대해도 토지를 수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공항을 만드는데 반대한다고 못 만드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공항용지와 도시계획 지역은 전부 수용대상이다. 민주주의 시대이고 주민입장 이해하기에 가급적이면 협의 매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제2공항 주변을 공공 주도로 '에어시티'로 조성하고 이를 통해 개발이익이 지역주민에게 돌아가도록 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원 지사는 "제2공항을 지으면 연간 2,500만명이 이용할 텐데 이를 위한 편의시설이 당연히 있어야 한다"며 "에어시티를 안 하면 공항 담벼락 밖은 유채밭을 내버려두고 민간이 와서 개발하라는 건데 공영개발을 해야 투기를 막을 수 있다. 도시계획으로 묶어버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제2공항을 금융특화 구역으로 연계 개발하는 청사진도 그렸다. 입국대를 통과하기 전에 역외금융, 관세에서 자유로운 사업구역을 조성하는 '프리포트(free port)' 개념을 염두에 두고 있다. 원 지사는 이에 대해 "서울, 부산과는 전혀 다른 금융사업을 해야 한다"며 "제주의 지리적 인접성, 중국 공권력이 미치지 않는 점, 자본주의 국가의 안전한 자산 체계, 이런 것들을 바탕에 두고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2공항의 24시간 운영에 대해서도 가능성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원 지사는 "소음피해지역 주민은 절대 반대하고 관광업계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안그래도 충격을 받은 지역 주민 입장을 생각하면 24시간 운영을 지금 논의에 부치는 건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주도 자체가 포화하는 건 아니냐는 질문에는 "100만명까지는 가능한데 현재 정주인구는 63만명"이라며 "400만명이 사는 싱가포르의 면적은 제주도의 4분의 1수준"이라고 답했다. 또한 롯데관광개발이 제주도에 드림타워 카지노리조트를 짓는 데 대해 "건축허가를 내준 것이지 카지노는 보장된 게 전혀 없다. 누구 마음대로 카지노냐"고 선을 그었다.

원 지사는 아울러 2020년부터 제주공항이 포화하기에 개항시기를 2023년으로 2년 앞당기고자 청와대와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잇달아 찾아가 협조를 요청했고 국토부도 최대한 줄여보자는 입장이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 제2공항이 개항하기 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에 있는 대한항공 정석비행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아이디어로 내놓았다. 원 지사는 "정석비행장에 대한 특별 사용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개항 시기를 2년 앞당겨도 2020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포화상태인데 여러가지 대안 가운데 하나로 일부 비행기를 정석비행장으로 빼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석비행장은 민간조종사 양성기관으로 B747 항공기도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와 관제탑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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